비즈니스

민소매? 슬리퍼? 출근룩 "Yes⭕ Or No❌"

당신이 생각하는 출근룩 스탠다드...어디까지 괜찮을까?

2023. 05. 18 (목) 12:16 | 최종 업데이트 2023. 05. 19 (금) 10:26
‘성공’ 키워드로 쉽게 떠올리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기업가의 출근룩, 기억하나요? 청바지와 후드티, 검은색 터틀넥 차림이죠. 성공을 위한 옷차림이 꼭 ‘정장’이어야 한다는 공식도 깨진 셈인데요. 뿌리 깊은 직장 내 ‘정장주의’를 외치던 일본도 보수적인 문화를 개선하자는 바람이 일며 자율 복장을 선언하고 나선지 수년이 지났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어요. ‘자아실현’을 모토로 삼는 MZ세대의 가치관과 같이 ‘의상’도 회사 안이든, 밖이든 자신의 개성을 단번에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잖아요. 이 때문에 우리도 출근길에 반바지, 민소매, 모자, 샌들까지 각양각색 다양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고요.

그렇지만 무엇이든 ‘정도를 걷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또렷한 정답이 주어지지 않은 개인의 옷차림에 있어서는 더더욱 말이죠. 그래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자율복장…이지만! 튀는건 눈치 보인다”며 저마다의 ‘출근룩 스탠다드’를 만들고 있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2023년을 사는 우리의 ‘출근룩’은 어디까지 자유로워졌고, 어디까지 보편적으로 허용되고 있을까요?
◇ 반바지냐, 플리플랍(쪼리)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반바지는 스물스물 더워지는 날이면 옷장에서 꺼내 입기 쉬운 아이템 중 하나죠. 그런데 반바지가 갖은 장점에 비해 회사에서는 꽤나 제한적으로 통용돼 왔습니다. 20세기까지만해도 한국 성인 남성의 경우 운동이나 동네 마실용 정도 외엔 입을 기회도 없었으니까요.

이후 2000년대 들어 사회 변화와 남녀 패션의 다양화로 반바지 패션의 영역은 넓어졌습니다. 출근할 때에도 서슴지 않고 골라 입을 수 있게 됐죠. 그래서일까요? 덥고, 비 오고 꿉꿉한 여름날 ‘반바지 완전 가능’이라고 외치는 직장인들은 60%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란 개인이 홀로 깨기 힘든 통념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죠. ‘비즈니스 캐주얼’이 보편화된지도 오래지만 회사에서 무릎 훤히 보이는 바지를 입기란 보는 사람도, 입는 사람도 어려운 분위기는 여전히 존재하나 봅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긴바지를 고수하거나(27.9%) 길이가 문제가 아닌 선택지 자체가 없다(13.1%)는 답이 이 같은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스타킹에 구두, 양말에 운동화까지 챙겨 신기에는 정수리에 떨어지는 햇볕이 벌써 뜨거운 요즘. 지구가 ‘아프다, 아파’ 통증을 호소하듯 올 여름은 유독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이 때 우리는 통풍에 제격인 슬리퍼, 꼭 한 번 신고 싶은 유혹에 흔들리기 마련인데요.

신발은 시선이 자주 머무르지 않는 영역이라 눈치도 덜 보이고, 신경이 덜 쓰여서 일까요? 많은 직장인들이 ‘호(好)’를 택했어요. ‘발가락 해방’ 맛 보여줄 플립플랍(쪼리)이나 샌들을 택하는 것에 응답자 절반 이상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나름의 자유를 선포했습니다. 반면 36.06%의 응답자는 여전히 출근할 때 발을 다 덮는 운동화나 구두가 아니면 안된다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 패션아이템인건 인정…그렇지만 갈팡질팡 갈 곳 잃은 내 눈?
반바지를 입거나, 플립플랍을 신는 선택지에서 꽤 선진화된 경향을 보여주던 직장인들도 고민하는 바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민소매 착장입니다!

반바지, 반팔과 같은 맥락으로 민소매 또한 기능적인 이유로 소매만 짧아진 의상이죠. 그런데 더위를 피하는 기능적인 요소보다도 주로 착장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입니다. 남녀불문하고 민소매 의상은 입기에도, 보기에도 자고로 ‘패완몸(패션의 완성은 몸)’ 공식이 적중하는 편이니까요.

이런 개인적인 사정(?)도 반영됐기 때문일까요? 출근할 때 민소매 착장은 다소 의견이 갈리는 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체 부위가 많이 드러나는 옷이기 때문인지 선뜻 입기에도 어렵지만 보는 이도 눈 둘 곳이 없다는 이유(55.74%)로 말이죠. 또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출근룩” 2위(29.51%)로도 꼽혀 호불호가 극명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와 결을 같이하는 아이템으로 최근 1~2년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크롭티 (Crop top)도 있는데요. 크롭티는 복부를 노출시키는 짧은 기장의 상의에요. ‘배꼽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민소매와 비슷하게 출근룩 착장으로 찬반이 갈리곤 한답니다. 

그렇다면 머리 색은 어떨까요? 우리가 ‘두발자유’를 외친 역사는 꽤 오랜데요. 단순히 길이의 자유부터 시작해서 염색이나 파마까지 두발 자유의 정의는 여전히 다양합니다. 그럼 ‘탈색’과 같이 시각적 차이가 확연한 것에 주변의 인식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그래도 회산데 탈색은 너무 튄다”(44.26%)는 답변과 “개인의 취향, 색깔 구분 무의미하다”(55.74%)”는 답변으로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었어요. 학교를 졸업해도 ‘회사’라는 조직생활을 다시 시작한 우리로서는 탈색은 ‘개인의 취향 존중’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분명 다른 시각도 존재하나 봅니다.
◇ 늦잠 잤다…! 지각하느니, 모자 쓰고 가면 안될까?
전제가 잘못됐나요? 압니다. 애초에 일찍 일어났으면 될 것을… 그렇지만 매사 사람이 계획적으로만 살 순 없는 법. 이미 훌쩍 지나버린 예상 출근 시간, 끝끝내 우리는 머리를 감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0.98%) 어떻게든 시간을 마련해 프레시한 머리결을 지키기로 했거든요. 오며가며 지나는 동료들과 하루종일 말 한마디 않고 지낼 수 있는 것 아니라면, 쿰쿰한 냄새만 맡아도 괜시리 ‘내적 죄책감’이 들 수 있으니까요.

대체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는 모자를 쓰는 경우도 있겠죠. ‘어디 놀러가? 웬 모자?’ 하고 놀라지 말아요. 응답자 중 22.9%는 모자를 쓰는 데에 지장 없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를 허용하는 회사의 분위기도 한 몫하겠지만요. 그렇지만 모자를 쓰는 것 자체로도 이미 ‘나 머리 안 감음’이라고 티내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어 “그냥 오늘 하루, 조용히 있자”라고 응답한 이(36.07%)도 많았습니다.

이렇듯 각기 허용하는 옷차림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눈살을 찌푸리는 출근룩’에 대한 응답도 다양하게 나뉘는 양상입니다. 그 중에서도 “앞, 뒤가 너무 훤한 상의(31.15%)”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는데요. 여러 명이 한 데 모여 하루 반나절 이상 일하며 보내는 자리기 때문에 과도한 노출을 삼가는 것은 서로를 위한 예의로 지켜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번외로 ‘퇴근하자마자 공항행, 회사에 캐리어 가져가도 되나?’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캐리어도 엄연히 가방, 가져가자!(70.49%)”라고 호기롭게 응답해줬습니다. 여행에는 누구보다 진심인 우리가 캐리어는 회사에 가져오는 ‘큰 가방’의 일환으로써 충분히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재미로 들여다본 ‘출근룩 재조명’ 현장, 내 옷장 사정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나요? 복장규정이 마냥 자유로운 기업이라고 해서 마냥 사무실을 런웨이로 만들 순 없는 법입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편안한 복장을 추구하는 회사 분위기 안에서 과한 복장으로 균형을 깨트리는 것 또한 기업의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요. 이에 챗GPT도 동일한 의견을 전했습니다.
 
챗GPT : 회사에서 반바지나 민소매를 입거나 슬리퍼(쪼리)를 신는 것은 허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캐주얼한 복장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회사의 옷차림 규정에 따라 다르게 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복장 규정을 확인하고, 회사의 문화와 상황에 맞게 적절한 착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회사에서 적절하지 않은 복장이나 신발 착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라면 그에 따라 준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모든 것은 결국 여러분의 ‘자유의지’에 달렸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달력이 6월로 채 넘어가지 않은 5월 중순, 갑자기 찾아온 더위에 옷차림 고민이 짙었을텐데요. 오늘 아침 여러분이 행한 옷장 앞에서 선택, <컴퍼니 타임스>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