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일 더 하고 돈 더 받기? 10명 중 6명은 'NO'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시 보상, 건강권 확보가 중요

2023. 11. 15 (수)
지난 3월,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69시간제로 근로시간을 개편하겠다고 나서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었다. ("주 69시간 근무 가능?"…'주 52시간제'는 공사중) 이에 당시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물러섰고, 지난 11월 13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설문결과에 대한 앞으로 정부 계획은?

설문조사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6030명을 대상으로 했다. 근로자(3839명)는 경영·사무·금융·보험직 1,873명(48.8%), 설치·정비·생산직 543명(14.1%), 교육·법률·사회복지·경찰·소방직 및 군인 364명 (9.5%),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267명(7.0%) 등의 순으로 참여했다.

사업주(976명)는 상시근로자 수 30인 미만 사업체 538명(55.1%), 30-99인 192명(19.7%), 100-299인 115명(11.8%), 131명(13.4%) 순이었다. 국민(1215명)은 만 19~29세 177명(14.6%), 만 30~39세 177명(14.6%), 만 40~49세 225명(18.5%), 만 50~59세 240명(19.8%), 만 60세 이상 396명(32.6%) 순으로 참여했다. 
◇ 주 52시간제, 충분히 자리잡았나?…건강권 확보, 일한 만큼 임금 보장 필요
주당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까지 허용하는 주52시간제는 2018년 처음 시행됐고, 2021년에는 5인 이상 회사까지 확대 적용됐다. 생각보다 오래된 제도는 아니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5년 동안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살펴본 결과, 사업주 중 85.5%가 현 근로시간제로 어려움을 겪은 일이 없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업무시간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국민(48.5%), 근로자(45.9%), 사업주(45.1%) 모두 동의 의견을 표했다. 그렇지 않다는 부정 의견은 10%대(근로자 14.4%, 사업주 14.8%, 국민 19.2%)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장시간 근로를 하게 되는 상황들이 생긴다. 근로자(50.9%)와 사업주(54.5%) 모두 그 이유로 '고질적인 인력난 및 추가 인력 채용 부담'을 꼽았다. 필요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고, 추가 채용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에서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주, 납품 등에 따른 경영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근로자 43.5%, 사업주 51.2%) 장시간 근로가 발생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 항목에 많은 답변을 한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현행 주 52시간제 덕분에 장시간 근로도 줄었다는 답변이 근로자(48.6%), 사업주(44.8%), 국민(48.2%) 모두 가장 많았다. 근로자 중에선 금융보험(59.7%)업과 설비·정비·생산직(52.4%), 경영·사무직(51.7%) 순으로 "장시간 근로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사업주의 경우 보건사회복지(64.7%), 교육(60.4%)에서 동의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비동의, 즉 장시간 근로가 줄지 않았다고 답한 근로자는 예술스포츠(35.7%) 업종과 예술·방송·스포츠(39.9%) 직무에서 많았고, 사업주의 경우 제조업(19.8%), 전문과학(19.7%) 업종에서 해당 응답 비율이 높았다. 
◇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과연 필요할까?…업·직종따라 의견 갈리지만, '동의'가 더 많아
논란의 핵심이었던 '연장근로' 관리 기준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살펴볼 차례다. 정부안은 기존 주단위(연장근로 주 12시간)로만 추가로 일하는 시간을 관리하던 것에서, 월 단위, 분기 단위, 연 단위까지 넓혀서 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현재 근로시간 관리제도인 주52시간제에 대해 업종(제조업·비제조업) 및 직종별(생산직·사무직) 다양한 수요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에 '공감'(매우 동의+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근로자와 사업주를 제외한 국민 설문은 과반(54.9%)를 넘겼다. 쉽게 말해, 산업이나 직무 특성상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큰 틀에서 동의를 얻은 셈이다.

근로자가 택한 '다양한 수요가 반영되기 어려운 업·직종'은 예술·방송·스포츠직(61.6%), 수도(53.4%), 제조업(49.3%), 영업·판매·운송직(49.2%) 순이었고, 사업주는 전문과학(58.4%), 제조업(55.2%)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다양한 수요 반응이 어렵다는 응답이 나왔다. 
그렇다면 주당 연장근로 12시간까지 가능한 '현 근로시간제'에선 갑작스럽게 업무량이 증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들까?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근로자는 '보통'(33.9%)에 가장 많은 손을 들었고, 사업주와 국민은 '공감' 쪽에 더 동의했다. 하지만 국민 의견에서 '비공감' 의견과 10%p이상 차이가 벌어졌을뿐,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공감과 비공감 사이 의견 차가 2%p 이내에 불과해 의견 대립이 팽팽했다. 

업·직종별에 따라 답변이 갈린 게 이유였다. 근로자는 수도(39.6%), 예술·방송·스포츠직(36.9%), 설치·정비·생산직(37.6%), 제조업(35.9%)에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고 했고, 예술·스포츠(48.7%) 업종과 교육·법률·사회복지(38.0%) 직종은 '갑작스러운 업무량 증가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지 않다'고 했다. 

반면, 사업주는 제조업(48.7%), 전문과학(34.9%)에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고 했고, 도소매(47.6%), 교육업(46.2%)에선 지금도 괜찮다는 의견이었다.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공통으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고 답한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업·직종별 다양한 수요 반영이 안 된다는 응답처럼, 대체로 공감 의견이 높았다. 국민(46.5%)>근로자(41.4%)>사업주(38.2%)순으로 동의했다. 

직종별로 보면, 근로자는 보건·의료직(59.7%), 교육·법률·사회복지(51.9%)에서 동의 비율이 높았다. 업종별로 사업주의 의견을 살펴보면, 보건사회복지(55.9%), 사업시설(53.5%)에서 "연장근로 단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근로자와 사업주 공통으로 동의 의견이 높았던 분야는 보건 관련 이었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수요가 높은 일부 업·직종별에만 반영하자는 것에 대한 생각들은 어떨까. 단순히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 물었을 때보다 '동의한다'는 응답이 근로자, 사업주, 국민 모두 늘었다. 근로자 기준, 상시 근로자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일부 업·직종'에 한정한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에 긍정 응답을 했다. 
그 가운데 업종으로는 제조업, 건설업, 운수 및 창고업에서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를 원하는 의견이 많았고, 직종별로는 설치·정비·생산직. 보건설치·의료직, 연구직 및 공학기술직, 영업·판매·운전·운송직, 건설·채굴직 순으로 수요가 높았다. 

사업주의 경우 제조업(63.6%), 건설업(55.5%), 숙박 및 음식점업(35.5%), 수도, 하수 및 폐기물처리, 원료 재생업(31.2%), 정보통신업(30.4%) 순으로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를 원했다. 
 
◇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한다면 어떻게?…건강권 확보, 일한 만큼 임금 보장 필요
그렇다면, 현재 '주'단위로 연장근로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 확대하는 게 좋을까? 이번엔 의견이 과반 이상 쏠린 답변이 나왔다. 근로자(62.5%)와 사업주(59.3%) 모두 '월 단위'를 꼽았다. 다음으로 많았던 의견은 '분기 단위'였으나, 10%대(근로자 14.5%, 사업주 15%)에 불과했다.  
설문 결과처럼 '월 단위' '분기 단위'로 총 근로시간을 관리하게 되면 일을 몰아서 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충분한 휴식 보장'이 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로자(55.5%)와 사업주(56.7%) 모두 이런 문제를 예상한 듯 '1주 최대 근로시간 한도 설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과반 이상 표했다. 전체 관리단위를 확장하더라도, 주당 최대 근로시간 한도도 설정해야 한다는 거다. 

근로자는 교육(62.9%), 금융보험(62.8%) 업종과 연구·공학기술직(61.7%), 교육·법률·사회복지(61.6%) 직종에서 '주당 최대 근로시간 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업주는 사업시설(68.7%) 업종에서 이 항목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그 다음으로는 퇴근 후 다음 날 출근시까지 최소 11시간 이상은 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의견에 대한 공감도 근로자 42.2%, 사업주 33.6%로 높게 나왔다. 만약 자정에 퇴근을 했다면, 최소한 오전 11시까지는 휴식이 보장돼야 한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자는 정보통신(53.5%) 업종과 예술·방송·스포츠직(51.5%), 사업주는 정보통신(53.8%) 업종에서 택한 비율이 높았다. 
'건강권 보장'을 위해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할 경우 주당 상한 근로시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1위였는데, 해당 내용만을 따로 물었을 때 답변은 어떨까. 근로자(48.6%)와 사업주(38.7%) 모두 동의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업종별로는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정보통신업'에서 동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직종별로는 교육·법률·사회복지에서 '특정주 최대 근로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시, 1주당 최대 근로시간 제한을 한다면, 몇 시간으로 해야할까? 노사 모두 1주 60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20시간 이내)의 손(근로자 75.3%, 사업주 74.7%)을 들었다. 주 5일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4시간씩 초과 근무하는 셈이다. '1주 69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29시간 이내)'은 설문 보기에 없었다.
연장근무 관리단위를 늘릴 때 어떤 점이 우선돼야 할까. 1, 2위 응답은 근로자, 사업주, 국민 모두 의견이 일치했다. 참고로 사업주에겐 제도를 개편할 때 근로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

그 결과 '실제 일한 만큼 확실하게 임금 보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1위, '평소보다 더 일했을 경우 확실하게 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2위였다. 더 일한 만큼 더 벌고(주고), 휴식도 보장하자는 거다. 

그럼 3위 의견은 어떻게 엇갈렸을까. 근로자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임금 감소 방지'(31.8%)'를 꼽았다. 반면 사업주(28%)와 국민(29.2%)은 '기업이 근로자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근로시간 제도를 개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3번째로 택했다. 근로자는 26%로 네 번째로 많이 택한 답변이었다. 
연장근로로 더 일하게 된다면, 임금은 어떤 방식으로 산정하는 게 좋을까? 여기에 대해선 근로자(52.5%)와 사업주(62.1%) 모두 이견이 없었다. '일한 시간만큼 초과 근로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답변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근로자 응답 기준, 업종별 숙박음식(71.7%), 제조업(61.9%), 직종별 보건·의료직(75.4%), 설치·정비·생산직(73.1%)에서 많이 나온 답변이었다. 

포괄임금·고정OT 임금 제도를 활용해 산정(근로자 29.4%, 사업주는 19.8%)이 2위 의견이었다. 이 답변을 택한 근로자는 업종별 건설(57%), 정보통신(41.6%), 직종별 건설·채굴직(64%)에서 많은 응답이 나왔다. 전체 1위 의견이었던 '일한 만큼 초과 근로수당으로 지급'을 택한 건설(31.1%), 정보통신(32.8%)업종 근로자보다 두 업종 근로자는 포괄임금제를 더 많이 택한 특징을 보였다. 
 
'근로제도'를 개편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일한 만큼 임금 보장'이 꼽혔다. 그렇다면 만약 더 일한 만큼 추가 소득이 발생하면 근로자는 얼마나 연장근로할 의향이 있을까? 과반이 넘는 58.3%가 '추가 소득'이 발생해도 더 일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추가 소득을 위해 연장근로를 하겠다고 밝힌 근로자 41.7% 중, 얼마나 더 일하겠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1주 52시간(법정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55.7%)이었다. 더 일할 뜻은 있지만, 현행 제도를 넘어서는 범위를 초과해서는 더 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정당한 보상 시 추가 소득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힌 응답이 많았던 업종은 제조업(51.2%), 직종은 설치·정비·생산직(61.2%), 연구·공학·기술직(50.4%)이었고, 본인 소득이 해당 가구의 주된 수입원인 경우 연장근로 의향이 45%로 높았다. 그렇지 않은 경우 부수입원일 때는 33.1%만이 연장근로 의향을 표했다. 



 
◇ 포괄임금제, 해야한다면 "근로시간 기반 임금 산정 원칙 확립해야"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늘릴 때, 다시 만나게 되는 임금 제도가 '포괄임금제'다. '임금+시간 외 근로수당(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합쳐서 근로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고정OT(Over Time)'는 몇 시간을 일했든, 기본임금과 각종 수당을 정액으로 정해놓고 지급하는 방식이다.

두 제도 모두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게 아니라, 판례에 의해 생겨난 방식이다. 이것이 인정된 배경은 '근로시간 산정'을 명확하게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택하는 경우, 당사자 간 합의가 있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돼선 안 되며, 근로시간 규제도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 포괄임금제는 더 일해도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고정 OT는 약정 연장근로시간을 넘기면 초과한 것에 대한 추가 수당을 지급한다. 
포괄임금제 혹은 고정OT 제도를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사업주들은 '근로시간 산정의 어려움'(55.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상시 예정돼있는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33.5%), '인건비 예측 가능성 높이기 위해'(24.5%)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포괄임금제를 활용한 회사 근로자들은 약정 근로시간보다 실제 일을 더 할까? 아니면 덜 할까? 그것도 아니면 같을까? 절반 가량(근로자 48.3%, 사업주 58.8%)은 약정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이 동일하다고 답했다. 일하기로 한 시간 만큼 일한다는 뜻이다. 

근로자가 약정된 시간보다 일을 더 해서, 실질적으로는 덜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답변은 19%대(근로자 19.7%, 사업주 19.1%)였다. 반면 약정된 근로시간보다 실제 근로시간이 더 많은, 오히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더 받는다는 답변은 근로자 14.5%, 사업주 9.1%였다. 
일정 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는 그 이상을 일했을 때 '공짜 야근'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폐지론이 계속 대두돼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근로자(44.7%)는 기록·관리한 '근로시간'에 기반한 임금 산정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사업주(41%)는 '현행 유지' 의견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근로자가 "기록·관리한 근로시간에 기반해 임금 산정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가장 많이 답한 업종은 예술스포츠(65.2%), 예술·방송·스포츠직(58.2%) 순이었다. 현행 주 52시간제에서 '장시간 근로가 줄지 않았다'고 가장 많이 답했던 업종과 직무다. '현행 유지'를 응답한 사업주는 제조업(54.2%), 전문과학(45.9%) 업종이 많았다. 

반면 '현실적으로 포괄임금제를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행 유지'를 택한 근로자(26.7%)는 건설업(40.1%), 건설·채굴직(40.6%)에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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