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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x13개월=연봉’? 이건 아닙니다”

[데이터J] ⑥ “연봉에 퇴직금 포함하고 미리주고… 계약서 잘 살펴봐야”

2020. 05. 22 (금) 15:08 | 최종 업데이트 2020. 09. 15 (화)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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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급해도 13분의1은 아닙니다.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돼있습니다.”
“월급이 연봉의 14분의1. 14분의1은 설, 추석 때 나옴. 일반적인 기업은 12분의 1.”
잡플래닛에 남겨진 익명 리뷰들이다. 1년은 12달인데, 연봉을 13으로 나눠서 월급을 받고 있다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 회사는 일 년에 12번 월급을 주고 남은 1달치 금액은 퇴직금이라고 설명한다. 연봉 안에 퇴직금이 포함돼 있어서, 연봉에서 퇴직금을 뺀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한다는 얘기다. 월급의 13분의 1만큼을 퇴직금으로 매월 또는 매년 지급을 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월급을 줘도 되는 걸까?
◇매월·매년 받은 퇴직금은 ‘무효’…퇴직금은 ‘퇴직’할 때
먼저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해, 매월 또는 매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고용계약서에 ‘퇴직금을 월급과 함께 매월 준다’는 내용이 있어도 무효다. 이미 회사가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돈을 줬어도 무효다.
퇴직금은 법에 명시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하지 않다면, 반드시 퇴사할 때 줘야한다. 퇴직금을 중간에 받으려면 집을 산다거나,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에 걸렸거나,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등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법이 그렇게 정해두고 있다. 회사는 마음대로 퇴직금을 미리 줄 수 없다.
그렇다고 퇴직금 명목으로 근로자가 받은 돈이 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있어서, 회사는 이를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은 “퇴직금이 아니지만 임금도 아니다”며 “근로자가 미리 받은 퇴직금은 회사에 돌려주는 것이 공평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회사는 미리 준 퇴직금은 빼고, 다시 퇴직금을 계산해서 주면 되는데, 회사가 부당하게 미리 준 돈의 절반만 퇴직금으로 인정된다. 대법원은 “(근로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등 급여채권의 2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말 같지만 결론은 ‘퇴직금이라며 미리 받은 돈의 절반은 회사에 줘야 하고, 진짜 퇴직금은 온전히 다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는 ‘퇴직금으로 줘야하는 전체 금액’에서 ‘미리 준 퇴직금 명목 금액의 절반’ 만큼만 빼고 근로자에게 줘야 한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10만원씩 1년간 120만원을 받았다면, 회사는 이중 절반인 60만원은 돌려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실제 받아야 할 퇴직금이 120만원이라면, 결국 회사는 이중 60만원만 제외하고, 60만원은 근로자에게 퇴직금으로 줘야 한다.
◇ “‘연봉에 퇴직금 포함’? 불법 가능성 커…근로계약서 제대로 살펴봐야”
“연봉 안에 퇴직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모자란 현상이 발생함.”
“13분의1은 퇴직금으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게 뭐임? 근데 연봉은 크게 입력돼서 4대 보험비 더 나가는 것은 함정”
일반적으로 연봉에 퇴직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연봉이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어서, 연봉에서 매달 퇴직금만큼을 제외하고, 연봉의 13분의1만 월급으로 받는다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계약서 상에 다른 설명 없이 ‘총 연봉 얼마’라고만 적혀 있다면, 퇴직금을 제외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A변호사는 “퇴직금은 퇴사 시를 기점으로 그 전 3개월간 받은 임금의 평균 액수로 정한다”며 “현재 급여에서 적립하고 있는 것은 퇴직금이 아닌 임금”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서에 ‘연봉의 얼마만큼은 퇴직금이고, 이를 제외하고 월급을 준다’는 식의 관련 내용이 적혀있다면 일단 불법은 아니다. 미리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동의를 얻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연봉이 높아 보이도록 이같은 계약서를 쓰기도 한다. 일명 ‘연봉 뻥튀기’ 계약서다.
다만 퇴직금은 퇴사 시점에 발생하는 것이라서 미리 일정 부분을 퇴직금으로 떼어놓는다고 해도 그 금액이 정확히 퇴직금 액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연봉의 13분의1을 퇴직금이라며 지급하지 않았지만, 실제 13분의 1 만큼이 퇴직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말 그대로 퇴직금 액수는 퇴사 시점에 정해지기 때문이다.
회사가 퇴직연금제도 등을 두고 있지 않다면, 퇴직금은 ‘퇴사 직전 3개월간 받은 평균 임금’으로 정한다. 연봉이 매년 조금이라도 올랐다면 미리 연봉의 일부를 떼어내 쌓아 둔 금액은 실제 퇴직금보다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사할 때, 회사가 퇴직금 명목으로 월급에서 떼어간 금액을 더한 만큼만 퇴직금으로 준다면 이는 위법일 가능성이 크다.
퇴직금을 제외하고 나니 월급이 최저임금도 안된다면 이 계약은 무효다. 법무법인 바른의 박윤정 변호사는 “계약서를 쓸 때 근로자가 합의를 했더라도 퇴직금을 제외한 급여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직장생활 #이슈 #연봉 #데이터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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