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근무시간도 가족돌봄도 '플렉스'…믿으니까"

['완소' 기업 인터뷰] 이원우 벡터코리아아이티 대표이사

2020. 08. 04 (화)
적나라한 비판과 송곳 같은 지적이 난무하는 잡플래닛 리뷰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이른바 잡플래닛이 '주관적'으로 선정한 '완소'기업들이다. 잡플래닛 에디터들이 '절대 망하면 안 되는 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특징이 있다. 평점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낮아지지 않고, '나쁜' 리뷰가 올라와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전체 평점 역시 3점대 후반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이들은 어떻게 '완소'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잡플래닛이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부분 국내외 차량에 벡터의 솔루션이 들어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님.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업계에서는 꿈의 직장으로도 여겨짐.” (잡플래닛 리뷰 중)

벡터코리아아이티에 대해 전 직원이 남긴 리뷰다. 잡플래닛 평점 4.2점. 기업 추천율 80%. 전·현직자들이 직접 점수를 매기는 잡플래닛에서 이 정도면 최고 수준의 평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아마도 생소할 이름이지만, 업계에서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단다. 

벡터는 30여년간 자동차 산업 및 관련 분야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고 있다. 독일 본사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의 사업소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 "근무시간도 '플렉스'…알아서 일하면 되죠. 서로 믿으니까요."
"엔지니어들이 쉽고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돼요. 자동차 안에는 전자제어장치들이 서로 통신을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도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죠." (이원우 벡터코리아아이티 대표이사)

이원우 벡터코리아아이티 대표이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도로 위에 서 있는 대부분의 자동차가 벡터의 제품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미 매일 벡터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벡터는 탄탄한 기술력만큼 '일하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업무와 삶의 균형'에 대해 전·현직자들이 메긴 점수는 4.6점에 달한다. 잡플래닛 설문조사에서는 80%의 응답자가 '일과 삶의 균형'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연차 사용에 대해서는 응답자 전원이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답했고,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한다는 응답자 역시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자유로운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한 이용자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기가 출퇴근 시간을 정해두고 해야 할 업무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본사 차원에서 '플렉스(flex) 타임'이라고 해서 자율근로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본인이 스스로 근무 시간을 정해서 일하면 돼요. 어떤 날 일을 더 했으면, 다른 날 쉴 수도 있고요. 관리하는 사람은 없어요. 철저히 자율적으로 운영이 되죠.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힘들죠. 이 제도의 바탕은 신뢰와 존중이에요."

예를 들어 나흘 동안 이미 40시간을 일했다면, 하루는 자율적으로 쉴 수 있다. 오늘 4시간만 일했다면, 다음 날 12시간을 근무할 수도 있다. 근무 시간 조정을 허락을 받거나 보고할 필요도 없다. 알아서 본인 상황에 맞게 조정해 맡은 일만 하면 된다. 그야말로 '플렉스'다.  
 
◇"관리자는 정확한 목표 제시, 구성원은 신뢰와 책임…문화는 구성원이 만드는 것"
자율근무제를 한다고 해도 실제 만족도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자율근무제를 악용하는 이가 있다면, 누군가 불만을 느낄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불만이 쌓이거나 문제가 생기면 유지하기 힘들다. 이 대표는 이 제도가 만족도 높게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조직원 간 쌓인 '신뢰와 배려'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요. 문화는 조직원이 만들어가는 거죠. 본사 차원에서 오랜 시간 만들어온 협력, 공생의 문화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잘 운영되는 면도 있고요."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역시 이런 문화 덕분에 무사히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가 한창 확산하던 2월 벡터는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후 재택근무가 힘든 직원을 위해 주 3일은 사무실 문을 열기로 했다. 대신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회사 차를 이용한 카풀제를 운영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희생이잖아요. 서로를 위해 필요하고 생각할 때 기꺼이 나서주는 배려와 존중의 문화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자율과 신뢰'는 '책임'을 동반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책임은 개개인과 팀에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을 때 생긴다고 생각해요. 결국 관리자가 확실한 방향과 목표 설정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을 때, 조직의 신뢰와 믿음, 책임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이 대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율은 '책임'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책임'은 관리자가 확실한 방향과 목표를 제시할 때 생긴다. 할 일이 명확하니 무의미한 일로 불필요한 시간을 들인다는 불만이 사라진다. 실제 '필요한 일만 하면 됨' '불필요한 미팅이나 서류 작업이 적음' 등의 리뷰가 눈에 띈다. 
 
◇ "성장보다 성숙한 조직이 목표…개개인에게 맞는 동기부여 필요"
이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가족 중심적인 문화'다. 

"자녀가 아플 때 '가족 돌봄 휴가'를 쓸 수 있어요. 본인이 아프면 병가를 낼 수 있는 것처럼 아이가 필요할 때도 휴가를 낼 수 있죠. 회사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이벤트도 꾸준히 진행 중이고요."

'90년대생'으로 대변되는 요즘 세대는 이 대표에게도 과거와는 다른 존재다. 다만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성향에 맞는 동기 부여를 통해 만족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적극적인 점을 높이 평가해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은 좀 생각해봤으면 좋겠고요. 과거에는 리더가 조직을 끌고 갔다면, 이제는 협의를 통해 함께 나가는 것이 시대적 요구 사항인 것 같아요. 성장의 시대였다면 이제 성숙의 시대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성장보다 성숙한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서비스 개선과 고객 만족을 통해 조직의 역량을 높이고, 직원들에게는 보상을 강화하고,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에요."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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