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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겐 최고인 쿠팡, 비개발자는…"

[기업직썰] 미국 주식 시장 상장 앞둔 쿠팡…근무 환경은?

2021. 02. 24 (수) 18:37 | 최종 업데이트 2021. 02. 25 (목) 10:12
[기업직썰]은 잡플래닛 <컴퍼니 타임스>와 디지털 전문 미디어 <블로터>가 함께 만드는 기획입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기업의 깊은 속사정을 외형적 수치가 아닌 직원들의 솔직한 평점과 적나라한 리뷰를 통해 파헤쳐봅니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라면 단연 쿠팡이다. 기업 성장성부터 노동 환경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그렇다. 

당장 오는 3월, 쿠팡은 미국 뉴욕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12일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전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이 평가하는 쿠팡의 기업 가치는 50조원에 달한다. 사실 2010년 설립된 쿠팡은 지난 10년간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지만, 영업이익이 난 적은 없다. 10년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지, 기업 존립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1조9159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9년 7조1407억원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조3000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급격한 규모 성장을 이뤘다. 2018년 1조1318억원까지 급증했던 영업손실 역시 지난해 5257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이 5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1년 사이 영업손실률을 5.9%포인트나 개선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만, 문제는 '직장'으로서의 쿠팡이다. 개발자 등에게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쿠팡이지만, 물류 분야의 근로 환경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쿠팡 노동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해 "깊은 사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쿠팡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물류 관리 회사다. 

실제 쿠팡 물류 센터가 UPH(Units Per Hour, 시간당생산량) 단말기로 작업량을 감시하고, 화장실 사용 횟수, 시간 등을 통제해 보고해야 하거나, 과도한 작업량으로 산업재해 발생 비율이 높다는 지적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5명에 달한다. 

쿠팡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떨까?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남겨진 전현직자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속마음을 살펴봤다. 
 
◇ 총만족도 매년 높아지는 중…"우리 회사 성장할 것" 63%로 껑충
쿠팡에 첫 리뷰가 남겨진 2014년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의 총만족도는 3.31점이다.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높아지는 중이다. 올해 한 달여 간 남겨진 만족도는 3.32점으로 지난해(3.34점)보다 소폭 낮았지만, 매년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지난 2017년 이후 쿠팡은 △급여·복지 △업무와 삶의 균형(워라밸) △사내문화 △승진 기회·가능성 △경영진 등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조금씩 개선을 이뤄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성장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8년 직원들의 27.7%만 쿠팡의 성장을 점쳤지만, 지난해에는 46.5%가 쿠팡의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평가에 참여한 직원들은 62.9%가 '앞으로 1년간 쿠팡은 성장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덩달아 CEO지지율도 64.5%, 기업추천율 53%로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0.3%포인트, 29%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의 평가지만, 워라밸과 사내문화, 급여 및 복지 등 다른 항목에서는 지난해보다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평가다. 

이는 리뷰에서도 엿보인다. 지난해부터 올해 리뷰를 남긴 전현직자들은 쿠팡에 대해 "회사의 외형 성장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 할 수 있는 곳" "계속 성장하고 있고 전망도 매우 밝은 회사" "경영진의 방침이 확실한 회사" 라고 평가했다. 

쿠팡의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수평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조직원들의 사내 문화에 대한 만족도 점수는 2017년 이후 매년 3점대를 유지하며 다른 항목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평적 기업문화" "연차 사용에 눈치 보지 않아도 됨" "자유로운 복장" "젊고 자유로운 느낌" 등의 언급이 많았다. 다만 최근 들어 "업무 지침이 하루에도 여러 번 변경되는 경우가 많음. 과하게 다이나믹한 업무 환경" "조직 변경이 잦아서 적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 "쿠팡은 000 아니면 승진이 힘들다?" 
지난해 쿠팡은 5개 평가 항목에서 대부분 3점을 넘겼지만,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부문에서만 2점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외국인 직원과 내국인 직원간 근로 환경 차이와 계약직, 파견직 등 다양한 계약 형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계약직, 파견직 등으로 일했다고 밝힌 전현직자들은 "정규직과 동일한 일을 하지만 정규직 전환은 거의 안된다"거나 "급여와 복지에 차이가 많이 났다"고 주장했다. 

경영/기획 부문에서 일했다고 밝힌 한 전 직원은 "정규직, 계약직, 파견직 등 차별화된 근로 조건. 일은 동일하게 함. 같은 일, 같은 업무량, 낮은 급여. 구분지어 뽑을거면 일도 구분지어 배분됐으면 좋겠음.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다며 싼값에 노동력 부리지 않았으면"이라고 날 선 평가를 내놨다.

다른 직원들 역시 "정규직 기회 준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전환이 어렵다" "다들 정규직 전환을 바라고 들어오지만 거의 불가능" "정규직이 된다고 해도 승진 기회가 매우 적음" 등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직원 우대에 대한 토로도 나왔다. "외국인이 늘어 영어를 못하면 인정받기 힘들다" "탑티어는 외국인으로 이뤄져있어 경력이 오래 쌓이더라도 승진이 보장되지 않음" "외국인이 아니면 승진 기회가 한정적" "해외 출신 인력만 대우해주는 회사 분위기는 직원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현직자들은 생각했다. 
◇ 개발자에겐 최고의 직장, 이를 바라보는 비개발자의 불안한 눈빛
업무에 따라 회사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세간에 알려진대로 개발 직군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온 반면, 다른 직무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제기됐다. 

현재 쿠팡의 IT 부문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직원들 사이에서는 "개발자가 커리어를 쌓기 좋은 환경. 대우받고 다양한 개발 업무를 경험하며 보람차게 일할 수 있는 곳" "개발자라면 한번 경험해보면 좋은 최고의 조건"이라고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른 직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인사/총무, 금융/재무 등 개발 이외 업무를 했다고 밝힌 직원들은 "개발자는 매우 대우받지만 비개발자는 그렇지 못한 조직" "개발에 비해 비개발 처우는 좋지 않음"이라고 했다. 

특히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할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회사는 커가지만 직원은 소모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생산/품질관리) "사람을 한계까지 몰아넣고 채찍질하는 회사. 사람을 톱니바퀴 취급한다. 말도 안 되는 업무량을 준다."(서비스/고객지원) "쉬는 시간이 매우 부족함. 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소비재로 봄. 조금만 쓰다가 금방 갈아 끼울 수 있는 부품으로 여김"(유통/무역) 등의 지적이 나왔다. 
 
◇ "빠르고 편리한 한국의 배송서비스, 그 뒤에 사람이 있음을 알아주길"
쿠팡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직원들은 "일한 만큼 칼같이 들어오는 급여"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이들은 "단기간 돈이 필요하다면 추천"한다고 했다. 

물류 배송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많은 만큼, 과중한 업무와 노동강도에 대해 "힘들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휴식 시간, 근무 환경 개선을 호소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다양한 계약 형태로 일해본 적 있다는 이들은 "중간관리자급이 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줬으면" "근무시간 동안 일초 이상 쉴 수 없다. 의자가 없어서 앉을 곳도 없다. 휴식 시간을 달라" "인당 목표량 제시 수준이 현실적이지 못함" "배송 보조로 일을 하다 산업재해로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돼 퇴사했다. 노동자들의 최소한이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바람을 남겼다. 

전 세계를 통틀어 한국만큼 빠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이 배경에 쿠팡이 큰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일했던 한 직원의 리뷰는 앞으로 쿠팡이 나가야 할 길을 말해주는 듯하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한국의 배송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모습 뒤에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블로터·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 [기업직썰]은 잡플래닛의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사는 잡플래닛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와 <블로터>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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