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코로나로 판 바뀐 화장품업계, 일하긴 어때?

[데이터J] LG생건<에뛰드<아모레<고운세상…1위는 어디?

2021. 05. 26 (수)
코로나19가 뒤흔들지 않은 시장이 없다지만, 화장품 업계의 판도 변화는 꽤나 흥미롭다. 코로나19는 로드샵 등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유통 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시켰다. 일상이 된 마스크와 줄어든 외출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눈을 위한 아이 메이크업 제품과, 예민해진 피부를 위한 스킨 케어 제품들이 시장 중심에 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8조 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작년 치명상을 입은 회사들의 곡소리도 작지 않지만, 양대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불황을 딛고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잠잠해지며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 업계, 일하기는 괜찮을까? 2020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현직자가 남긴 총만족도 점수와 △복지·급여 △승진 기회·가능성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평가 등을 반영해, '일하기 좋은 화장품 회사' 종합 순위를 매겨 봤다.
엘지생활건강 6.35 ➠ 리뷰 보러가기
"워라밸 좋고 성장하는 회사. 생활용품 화장품 업계 경험하기 좋은 회사"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나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아쉬움"


화장품 업계를 꾸준히 주름잡고 있는 LG생활건강이 '일하기 좋은 화장품 회사' 6위를 차지했다. 오휘·필리프·이자녹스·수려한·더마리프트·네이처컬렉션·더페이스샵·비욘드·CNP 등 셀 수 없이 많은 코스메틱 브랜드와 엘라스틴·리엔·벨먼 등 헤어·바디 케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은, 1984년 '드봉'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 회사가 됐다.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 및 식음료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각 시장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LG생활건강 전·현 직원들은 '확실한 워라밸'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다섯 가지 분야 중 '업무와 삶의 균형' 분야가 3.58점으로 가장 높았다. 디자인 직무에서 일한다는 한 현 직원은 "당일날 휴가를 내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고 결혼 후에도 다니기 좋음. 남성들도 육아 휴직 사용하고 있음"이라며 일과 삶의 균형이 잘 지켜진다는 리뷰를 남겼다. 

반면 '매출에 대한 보상 부족', '낮은 연봉 인상률' 등 급여를 단점으로 언급하는 리뷰들이 눈에 띈다. 한 전 직원은 "연봉이 이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성과급 또한 LG그룹답게 적으며, 복리후생은 LG그룹 내에서도 가장 부족하다"고 썼다. '타 대기업에 비해 연봉과 성과급이 낮다'는 리뷰도 적지 않았다.
에뛰드 6.58 ➠ 리뷰 보러가기
"적절한 근무 강도에 적절한 급여 수준. 워라밸은 좋아요."
"비교적 젠틀한 사람들이, 아모레퍼시픽 울타리 치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일하는 회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에뛰드가 일하기 좋은 화장품 회사 5위에 올랐다. 10점 만점에 6.58점. 1985년 설립돼 '공주 콘셉트'와 '가성비' 전략으로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 에뛰드는, 최근 국내에선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연한 기업 문화', '존중하며 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평이 많았다. 한 현 직원은 에뛰드가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남기면서도 "사람 하나는 정말 좋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밝고 정이 많음"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소속이니만큼 복지나 문화가 이를 따라가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매출이 줄어가며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의 미래를 진심으로 우려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 "브랜드 하락세로 분위기 좋지 않음. 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 주세요", "타겟은 젊은 층인데 올드한 느낌이 든다", "미래가 보이지 않음" 등 뼈아픈 직언이 더러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6.78 ➠ 리뷰 보러가기
"최고의 건물, 복지도 좋음. 화장품 업계에선 단연 탑"
"계약직이나 알바도 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곳. 회사가 가성비 따지지 않고 사원들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음"
"경쟁사에 비해 성과가 낮지만 그래도 다각도로 노력하는 중이다"


LG생활건강과 함께 업계 TOP2로 평가되는 아모레퍼시픽이 총점 6.78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1945년 설립된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설립돼 2006년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라네즈·이니스프리·헤라·설화수·프리메라·미쟝센·해피바스·메디안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순위권 회사들 중 워라밸 점수가 3.88점으로 가장 높았다. "30일 가까이 되는 연차", "출퇴근 시간 압박 강하지 않음" 등 전·현 직원들 리뷰에서도 엿볼 수 있는 사실이다. 2017년 서울 용산구에 새로 지은 사옥에 대한 언급도 적지 않다. 한 전 직원은 "건물이 너무 이뻐 힐링된다"는 극찬을 남겼다. 들인 돈이 아깝지 않은 칭찬이다.

마케팅 직군에서 일했다는 한 전 직원은 "열린듯 닫힌 모순. 시도를 여러 가지 하나 결국 보수적으로 돌아오는 마법"이 있다며 "수평적으로 '님 호칭'을 쓰나 묘하게 꼰대 문화가 남아있어서 일할 때 의견 내는 건 엄청 자유롭지는 않다"고 평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는 의견의 연장선상에서 '혁신에 대한 갈망'이 과하다 보니 그에 대한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평가도 찾아볼 수 있었다.
고운세상코스메틱 6.88 ➠ 리뷰 보러가기
"중소기업 치고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잘 챙겨주는 회사 성장세가 빠르고 탄탄해서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많음. 급성장하다보니, 업무 체계가 불안정"


2000년 설립, 2003년 브랜드 닥터지(Dr.G)를 런칭해 운영해 오고 있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일하기 좋은 화장품 회사 2위에 올랐다. 총점은 6.88점. 2015년도부터 지금까지 남겨진 전체 리뷰 평점은 2.3점으로 아쉽지만,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만 따지면 전반적인 평가가 크게 올랐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닥터지를 필두로 한 코스메틱 사업 이외에 의료기기 사업도 펼치고 있다.

전·현 직원들의 리뷰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는 자부심과 성장에 대한 보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눈에 띈다. 이들은 "어려운 시국에 성장하는 회사. 매년 복지가 좋아지는 편이다", "직원들 성장을 위한 지원 많이 해 줌. 복지 좋고 연봉도 많이 오름", "일한 만큼 혜택을 주는 회사"라고 평했다. 다만 "그만큼의 실적 압박도 존재한다"는 평도 없지 않다.

독서·세미나 등 회사가 실시하는 다양한 교육이 부담스럽다는 아쉬운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한 현 직원은 "성장하는 기업으로 학습 기회를 많이 제공함. 학습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줌"이라면서 "독서, 세미나, 개선 제안 등 타 직장에서는 하지 않는 업무 외 활동이 많음"이라며 실무 외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동구밭 8.3 ➠ 리뷰 보러가기
"무섭게 성장하는 회사. 사회적 기업에서 보기드문 포트폴리오이기도 하고, 발달장애인과 화장품을 잘 이어낸 회사."
"사회적 가치와 브랜드가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내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려는 기업."


'비누'에서 출발해 고체 샴푸·린스 등 헤어케어, 세안 비누, 입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친환경 고체 화장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동구밭'이 일하기 좋은 화장품 회사 1위에 올랐다. 10점 만점에 8.3점으로 2위와도 큰 격차를 보였다. 친환경·제로웨이스트의 수혜를 받으며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 2019년 20억 원대에서 지난해 60억 원으로 2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동구밭 노순호 대표 인터뷰 보러 가기)

발달장애인 고용에 초점을 맞추며 성장해 왔기 때문인지, 직원들 또한 이에 따른 보람을 느낀다는 언급이 많았다. 한 현 직원은 "본인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20여명의 발달장애 사원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그들이 근무하며 사회성이 발전되는 과정을 보면 뿌듯하고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썼다. 장애인과 일하는 것이 당연한 회사이기 때문에 "다양성 및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 높다"는 평도 인상적이다.

급격한 성장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없지 않았다. 한 현 직원은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업무들이 정말 많다"며 "복지 체계가 더 잡혔으면 좋겠고 인력 충원이 빠르게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평을 남겼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조직 체계나 업무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경영진에 바라는 점에 "직원은 예측가능한 회사생활을 더 중요시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소통과 조직체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남겼다.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