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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5개월 차…회사가 별로라며 다들 퇴사해요

[별별SOS] 41. 우울증으로 퇴사 후 찾은 직장인데 고민이에요

2022. 12. 13 (화) 12:50 | 최종 업데이트 2023. 09. 08 (금) 14:03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새 직장으로 출근한지 5개월 차입니다. 그동안 비전 좋은 대기업 두세 곳을 다녔지만, 저와 맞지 않았던 데다 우울증도 심하게 있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매일 울며 다녔어요. 괴로움에 죽고싶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모두 1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습니다. 쉬면서 꾸준히 치료받고 자신을 돌보라는 친구의 말에 해보고 싶은 걸 마음껏 하다가 언제까지 놀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누르고 새로운 직장을 구했어요.

새 직장은 업계에선 나름 유명하지만 비전은 전만 못한 중견기업인데요. 그래도 저는 즐겁게 다니고 있었는데, 저 빼고 같은 파트에 계시던 분들 모두 퇴사해버렸어요. 회사가 별로라는 욕도 많이들 하셨고요. 나가시는 분들 말을 흘려들을 수가 없네요. 하루 빨리 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어떻게든 버티는 게 나을까요?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힘든 시간 끝에 즐겁게 다니는 회사를 찾으셨다니, 참 다행이고, 축하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힘든 시간을 겪고도 다시 용기를 내 취업을 하셨다니, 별별이님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 일까요? 회사 선택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겁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 연봉, 워라밸, 개인의 성장 가능성, 기업문화 등 수많은 기준이 있죠. 누군가에게는 '별로'인 회사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회사일 수 있는 건,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별별이님 파트의 다른 분들에게는 지금 회사가 썩 좋은 회사는 아니었나 봅니다. 동료들이 줄퇴사를 하면, 남아있는 사람들도 고민이 되죠. 내가 지금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도 옮겨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고요. 특히나 별별이님이 전에 다녔던 회사들은 비전 좋은 대기업이었다니, 더 고민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별별이님의 마음이잖아요. 5개월 간 지금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고 계시다고요. 앞선 회사들이 별별이님과 잘 맞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셨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회사는 별별이님과 잘 맞는 회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는 별별이님이 보기에 지금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썩 밝은 것 같지 않다는 점인데요. 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건 드문 시대이기도 하고, 회사의 성장이 곧 개인의 커리어 성장으로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직은 생각해 볼 일이긴 합니다. 

그런데, 당장 이직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지금 이 회사의 어떤 점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걸까를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전 회사들은 무엇때문에 힘들었는지, 지금 회사는 어떤 점 때문에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건지요. 이건 별별이님이 앞으로 회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별별이님이 절대 피해야 할 회사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의 기준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별별이님은 아직 주니어이신 것 같아요. 또 지금 회사에서 아직 5개월 일하셨다고요. 지금은 급하게 "이직"이나 "끝까지 버텨야겠다"를 결정하기보다 별별이님만의 선택의 기준들을 찾아볼 때가 아닐까 싶어요. 이 기준을 근거삼아, 앞으로 별별이님에게 더 좋은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이전 직장들을 다니면서 고생 많다고 하셨는데, 필요한 때에 필요한 시간을 잘 가지신 것 같아요. 주변에 좋은 친구 분이 계시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고요.

명문대에 입학해도 불행하다며 자퇴하는 분들도 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입사했어도 생기가 사라지는 모습에 퇴사를 택하는 분들이 있죠. 그렇게 잘 찾아보면 이유는 제각기 달라도, 생각보다 자신만의 이유로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누군가는 별별이님처럼 대기업을 퇴사한다고 하면 “그 좋은델 왜 때려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 좋은데'라는 말은 사회가 정한 혹은 고정관념이더라고요. 사람마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처한 상황도 다 다른 거니까요.

새 회사를 계속 다닐지 말지 결정도 똑같은 것 같아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팀원들이 모두 퇴사했다면 분명 어떤 문제는 있었던 것 같아요. 조직문화든 점점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든 처우가 열악해지든지 하는 것들요. 아니면 이면에 별별이님은 모르는 기존 팀원들만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은 ‘비전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을 체감했거나 공감하고 계신 건 아닌 것 같아요. 즐겁게 다니고 계시다니까요. 만약 심신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면 잘 맞는 지금 회사를 다닌지 1년도 되지 않아서 굳이 퇴사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팀원들의 줄퇴사로 업무 부담이 커지거나 해서 별별이님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심각해지는 등의 이유로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라면요.

무엇보다 동료들이 나쁘게 말한 부분이 확 와닿는데, 그 이유가 스스로 더 다니기에 걸림돌로 여겨지거나, 전망이 어두운 게 걸리면 경력을 좀 더 쌓아서 이직이 가능할만한 시점에 더 나은 회사를 찾는 방법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대기업 두세 곳을 다니셨고, 공백에도 바로 취업하신 걸 보면 실력도 있으신 것 같고요.

훗날 돌이켜 보니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 맞는 경우도 있었고, 경력이 좀 쌓일 즈음 ‘아, 이래서 선배가 예전에 그런 말을 했구나'라는 걸 깨닫는 순간도 있었는데요. 반대로 ‘나는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지금도 그렇네?’하는 부분들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후회를 덜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다른 사람 말을 듣고 선택했을 때보다는, 참고는 하되 심사숙고해서 자신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존중했을 때더라고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회사 생활을 즐겁게 이어가시면서 스스로 직장생활에서 어떤 점이 아쉬울 때 다니기 힘들어하는지 마지노선을 살펴보세요. 바로 그 점이 별별이님만의 퇴사할 혹은 하지 않을 이유가 될 테니까요. 향후 이직을 하신다면 반대로 어떤 점만큼은 꼭 필수로 여기는지도 살펴보시고요. 그렇게 스스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시면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할 혹은 만족할 만한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