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야근이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무용지물 PC 오프제

골 때리는 K-직장 관행 모음.zip ② 대기업

2023. 02. 27 (월) 15:43 | 최종 업데이트 2023. 03. 02 (목) 08:31
“이게 맞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탄식과도 같은 말이 입에서 절로 흘러나오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원래 다 그런 거라는 기적의 논리와 함께 무시로 행해지는 ‘관행’이 주된 원흉이다. 편의와 효율을 위해서라면 굳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악습마저도 관행이라는 이유로 모든 구성원이 따라야만 한다는 것.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대기업, 대행사, 하다못해 외국계 기업에까지 ‘이해 불가’ 관행이 널리고 널렸다고. 그중에서도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황당 사례들을 살펴봤다. 이미 겪고 있는 관행이 언급될 땐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미리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에 시달리던 광고 에이전시 출신 B씨는 최근 대기업 인하우스로 이직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직장의 각종 복리후생 중에서도 그를 가장 설레게 한 건, PC Off(피시 오프) 제도. 퇴근 시간이 되면 칼퇴하라며 PC가 일제히 꺼진다고. 그러나 퇴근 시간이 되자, 늘상 그래왔던 일이라는 듯 서랍에서 노트북을 꺼내들고 야근에 돌입하는 팀원들을 보며 B씨는 아연실색했다.


몇 해 전, 주52시간제 도입 직후, 많은 대기업들은 PC 오프제를 도입했다. 퇴근 정시가 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 야근 없는 문화를 빠르게 정착시키겠다는 바람직한 취지였다. 

하지만 제도를 도입해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 없다고, 하달되는 업무량이 줄지 않으니 제도를 거스르는 도둑 야근 관행이 탄생했다. PC가 꺼지면 다시 수동으로 실행시켜 일을 하거나, 컴퓨터 강제종료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은 개인 노트북으로 업무를 이어가는 식이다. PC 오프제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각까지 일하는 직장인들은 "야근을 하지 않고는 쏟아지는 업무량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야근이 불가피한 직장인들은 심지어 PC 강제종료 프로그램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이를 증명하듯,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 PC off를 검색하면 ‘PC off 프로그램 해제’, ‘PC off 프로그램 삭제’ 등이 연관검색어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잡플래닛 리뷰에도 PC 오프제가 무용지물이라는 성토가 끊이질 않는다. 한 유통·무역 기업 전직원은 “워라밸 없음. PC 오프제 의미 없음. 업무가 많으면 퇴근 못함”이라는 눈물 섞인 리뷰를 남겼다. PC 오프제를 시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여타 대기업 중 적지 않은 곳들도 리뷰에서 ‘야근’이라는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PC 오프제로 인해 '공짜 야근'이 관행으로 굳어져버렸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PC 오프제가 존재하는 이상, 초과 근무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가 대부분이라는 것.   

피할 수 없는 야근이라면, 차라리 당당하게 지시하고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직장인 게시판에 글을 남긴 모 대기업 직원은 “포괄임금이라고 알아? 6시 되면 컴퓨터 꺼지고 사무실에서 쫓겨나서 근처 카페에서 일해야 됨. 그것도 무급으로”라며 “업무량을 줄여주든지, 그게 안 되면 야근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수당을 제대로 챙겨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골 때리는 K-직장 관행 모음.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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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야근이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무용지물 PC오프제
③ "아랫사람이 밥 사!"...모시는 날의 정체는?
 주님주님 우리 광고'주님', 이런 관행은 그만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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