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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코로나발 재택근무, 왜 가능했나
이 기업들은 어떻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을까
2020. 04. 14 (화)
한국에서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지 3개월이 되어 간다. 재빠른 기업들은 설 연휴 직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어떤 회사에서는 두달 이상 재택 근무로 회사가 굴러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업종 특성’ 덕분에 재택근무가 가능했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계속 공장이나 매장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재택 근무를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명확한 사실 중 하나는 공장이나 매장이 없는 회사에 다니지만 단 하루도 재택 근무를 해본 적이 없는 누군가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산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어떠한 조건'을 갖춘 기업들만이 코로나19 속에서 재택근무를 선택해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배려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다 준비된 자들에게 내린 축복이라고? 정말 그럴까?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재택 근무를 시행했던 73개사에 물어 봤다.
응답한 기업의 82.7%인 62개사가 ‘인프라 구축'을 이유로 꼽았다. 모든 선택 항목에 체크한 재택 근무 준비 모범생 기업도 9개 사나 되었다. 이들 기업의 재택 근무를 한편으론 당연하다. 오히려 인프라 없이 재택 근무를 시도한 17%의 기업이 대단히 급진적인 의사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경영진의 의지'도 61개사인 81.3%가 재택 근무의 이유로 꼽았으며, 기업 문화도 57.3%인 43개사가 언급했다. 실제로 원격 근무가 가능한 인프라는 없지만 재택 근무를 시행한 11개 기업들은 모두 ‘경영진의 의지'나 재택 근무를 시도하면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이유로 꼽았다.
심지어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이유로 오직 ‘경영진의 의지'만 꼽은 기업은 2곳이었으며, 기타 의견으로 ‘그룹사의 의지', ‘경영진의 용단'과 같이 사실상 ‘경영진의 의지'의 이음동의어인 경우를 고려하면 7개 기업이나 된다.
오직 경영진의 의지로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 중에는 레이저산업 광학기기 분야의 (주)앰플리튜드코리아가 있다. 2월 24일부터 재택 근무를 실시했는데, 신진성 재무총괄부장은 이에 대해 “계획된 실적과 성과가 예정되어 있고 업무 공백을 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직원을 위해 경영진이 재택 근무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재택 근무 도입 이후에도 “직원들 상태가 어떤지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에서 전보다 더 신뢰감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재택 근무를 해도 타격이 적은 산업이거나 평소에도 원격 근무를 시행한다는 기업이 30% 이하로 적은 편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가 경험이 없지 의지가 없냐'는 마인드로 코로나發 재택 근무를 시작한 셈이다.
사진=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은 말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 재택 근무 기업들도 그렇다. “우리가 경험이 없지 의지가 없냐"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도 있다. (주)중고나라는 재택 근무를 도입한 이유로 ‘경영진의 의지'와 “이번 계기를 통한 위기 관리 대응 시스템 구축 및 실행"을 언급했다. 위기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메르스를 겪은지 5년여만에 다시 겪게 된 국가적으로 유행한 전염병이다. 중고나라는 이번 기회에 그런 외부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이 되도록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조직을 위한 ‘내진 설계'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재택근무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근로자들은 회사의 시스템이나 환경보다 직원을 대하는 회사의 태도를 비판한다. 미디어업계 종사자인 A씨는 “재택근무 가능한 부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은 채, 신천지거나 확진자인데 밝히지 않은 경우 본인에게 불이익이 미칠 수 있다는 공지사항만 반복한다"고 토로했다.
뷰티업계 종사자인 B씨 역시 “재택근무는 커녕 아무런 지원도 없으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기가 차다"는 심경을 밝혔다. IT업계 종사자 B씨는 “예초에 대표 마인드가 재택근무는 필요 없는 인력을 걸러내 짜르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할 정도다"며 “그러면 다른 지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출퇴근 시간대라도 조정해달라는 요청조차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처음 생각했던 이 기사의 제목은 “당신의 회사가 재택 근무를 하지 않는 이유"였다. 어그로는 포기했지만 하고 싶은 말은 변함 없다. 왜 그 회사는 여전히 9 to 6의 삶을 사는가. 어째서 당신은 점심 때 줄서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로 위안 삼아야 하는가.
우리도 이번 기회에 자~알 생각해보자. 아직 4월이다. 올해 이직 시장은 생각보다 활발하다. 말 나온 김에 잡플래닛 인재풀에 프로필을 등록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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