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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45%가 '직장 내 괴롭힘' 경험했다

직장갑질119 '갑질금지법 1년 설문 조사'…갑질 감수성 'D등급'

2020. 07. 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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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이후에도, 잡플래닛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리뷰가 끊이지 않는다. 아직도 욕설·성희롱·차별·갑질 등 괴롭힘과 관련된 단어를 포함한 리뷰가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다. 특수 고용 노동자나 5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이 어렵고,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는 법의 맹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직장 갑질 감수성'이 모자란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갑질 당하는 직장인을 돕는 민간 공익 단체 '직장갑질119'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현장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직장갑질119는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19세~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직장 갑질 감수성 지수 △직장 갑질 경험 및 대응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인식 등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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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롭힘 경험하고도 신고는 '3%'?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 중 45.4%는 지난 1년 동안 폭언, 따돌림, 부당 지시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욕·명예훼손(29.6%) △부당 지시(26.6%) △업무 외 강요(26.2%)가 높게 나타났고, 폭행·폭언(17.7%)을 당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은 수치였다.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조사(44.5%)보다 0.9%가 높아졌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중 이를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신고를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43.3%나 됐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도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응답의 비율이 67.1%로 가장 높았다.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는 이유도 24.6%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53.5%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그러나 조사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세대·직급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감소 여부를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20대(46.1%), 30대(48.8%), 40대(57%), 50~55세(63.4%)로 세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직급별로도 비슷한 결과였다. 사원(51%), 실무자급(52.9%), 중간관리자(57.9%), 상위 관리자(75.9%)로 점점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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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갑질 감수성 지수 'D등급'
이번 설문에서는 직장에서 겪게 되는 불합리한 처우들을 항목화해 개인의 갑질 감수성을 계산한 '갑질 감수성 지수'도 함께 조사했다. 올해 조사의 감수성 지수는 지난해보다 0.8점 높은 69.2점(D등급)이었다. 직장 내에서 불합리한 처우를 하거나 당하더라도, 이를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여성(72.4점), 20~30대(20대 71.5점, 30대 70.5점) 비상용직(70.2점), 저임금노동자(150만원 미만 71.1점) 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눈에 띄는 '폭언·모욕·따돌림'에 대한 감수성 지수는 76.6점으로 비교적 높은 평균 점수를 기록했지만, '일 못하는 직원에게는 권고사직이 필요하다',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직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항으로 구성된 '권고사직·퇴사'에 대한 감수성 지수는 49.1점으로 매우 낮았다. 폭언과 모욕 등은 '갑질'로 쉽게 인식하는 감수성을 가졌지만, 퇴사에 책임을 묻는 행위나 부당한 권고사직에는 둔감하다는 의미다.

직장갑질119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상명하복, 집단주의적 직장 문화는 직장 갑질 감수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근본적으로 돈만 주면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노동자를 향한 잘못된 편견이 바뀌고, 노동자의 권리가 강화되어야 감수성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