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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웜? 쿨? '톤팡질팡'하는 너를 위한 안내자

[세상에 이런 '일'도] 르쏨 컬러 컨설팅 이윤진 컨설턴트 

2020. 09. 14 (월) 11:23 | 최종 업데이트 2020. 09. 15 (화) 16:36

'장래희망' 란에 어떤 직업을 써내는 게 멋있어 보일지 고민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무슨 일 할지' 고민했던 학창시절처럼, 취업·이직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 또한 직업과 직무일 텐데요. 고용노동부 워크넷의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직업 수는 1만 6891개(2019년 기준)에 달합니다. 최근 8년 사이 5236개의 직업이 새롭게 생겨났다고 합니다.

'수많은 직업 중 내 자리는 어디에…'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컴퍼니 타임스가 "세상의 이런 '일'도"를 연재합니다. 들어는 봤는데 무슨 일 하는지 잘 모르는 직업, '세상에 이런 일도 있었나' 싶은 이색 직업, 영화·드라마에서는 멋지게 나오는데 실상은 어떤지 궁금한 직업 등 다양한 '일자리'를 다뤄봅니다.

 
 
침대에 누웠는데 괜히 가슴이 두근댔다. 내일이면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는 날. 행거에 너저분히 걸린 칙칙한 옷가지를 보면서, '저 옷들이 내게 안 어울리는 컬러면 어쩌지' 싶었다. 퍼스널컬러가 유행하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지인들은 기자에게 '가을 웜'이니 '겨울 쿨'이니 잘 모르는 말을 쏘아댔다. 그땐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미리 공부라도 해 둘 걸...

퍼스널컬러는 개인이 가진 눈, 머리, 피부 등 신체의 고유 색과 조화를 이루어,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도록 해 주는 색이다. 쉽게 말하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색'인 것이다. 신체 색과 어울리지 않는 색으로 스타일링 하는 경우 오히려 피부가 어둡고 거칠어 보이거나 투명감이 사라져 피부의 결점만 드러나 보이게 된단다.

자신의 신체 색과 어울리는 색을 잘 활용하면 좋은 첫인상과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미팅이나 면접 때 퍼스널컬러 아이템을 활용하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터. 그래서인지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는 고객 대다수는 사회 생활 시작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나, 성숙한 느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2030 사회초년생이라고 한다. 

'퍼스널컬러컨설턴트'는 이같이 패션·메이크업 등에서 활용 가능한 '개인에게 어울리는 색'을 판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9월 8일, 이윤진 컨설턴트를 만났다. 그가 운영하는 '르쏨 컬러 컨설팅'에 들어서자, 하얗고 밝은 조명들이 눈에 띄었다. 이어 형형색색의 '진단 천'과 다양한 색감의 사진이 담긴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인 진단에 앞서, 퍼스널컬러에 대한 개념을 먼저 교육받았다. 퍼스널컬러는 크게 따뜻한 색감의 '웜톤'과 차가운 색감의 '쿨톤'으로 나뉜다. 사계절을 차용해 봄·가을 웜, 여름·겨울 쿨의 네 가지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여덟 가지로 나누어 진단한다. 퍼스널컬러도 결국은 '이미지'를 위한 하나의 요소다. '평소 어떤 이미지를 추구하냐'는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혔다. "딱히 생각하는 게 없는데요..."라며 얼버무리자 이 컨설턴트는 "처음엔 다들 그런다"며 웃었다.

대망의 진단에 돌입했다. 네모낳고 커다란 거울 앞에 앉았다. 푸석한 얼굴을 마주하자 시작도 하기 전부터 아찔했다. "기자님은 쿨톤이 어울리시네요." 이윤진 컨설턴트는 웜톤·쿨톤의 붉은 천을 턱 밑에 번갈아 대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웜·쿨을 많이 타는 얼굴"이라며 두 가지 색의 천을 비교하며 보여 주는데 '뭐가 다른가' 싶었다. 괜히 무안해서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전적으로 믿어 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양한 색의 천을 들이댈 때마다 행거에 걸린 옷들이 퍼뜩 떠올랐다. '이런 색 옷 있는 것 같은데…'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퍼스널컬러는 절대적인 게 아니라 '가이드'일 뿐이라는 이 컨설턴트의 조언을 되뇌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색만은 조심하라는 '워스트 컬러'를 보면서 "사람마다 어울리는 색이 따로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의 최종 진단은 '여름 뮤트'. 차가운 색감의 쿨톤에서도 회색 기가 도는 중·저명도의 색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그동안 옷을 잘못 입지는 않았구나.' 물론 속으로만 생각했다. 케네디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컬러 컨설팅'을 활용한 것이 닉슨 후보를 이기는 데 한몫했다는 설명까지 들으니, 앞으로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 퍼스널컬러를 잘 활용해야겠다 싶었다.

맞춤형 컨설팅을 받고 나니, '퍼스널컬러컨설턴트'의 삶은 어떨지, 직업으로는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힘든 점은 없는지 더 궁금해졌다. 

르쏨 컬러 컨설팅 이윤진 컨설턴트.
 
- '퍼스널컬러 컨설팅'에 어떻게 발을 들이게 되셨나요.

5~6년 정도 광고대행사에서 일했어요. 굳이 말하자면 '남의 것'을 브랜딩해 주는 일을 했던 거죠. 나름 열심히했는데도 어느 순간 '현타'가 오더라고요. 광고 일은 여럿이 하다 보니 '내 것'을 한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어요. 내 일이 아니다 싶었죠.

혼자서도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계속 고민했어요. 그때가 유튜버 같은 1인 크리에이터들이 한창 뜰 때였거든요. 그걸 보면서 '사람도 브랜딩할 수 있을 텐데...' 싶더라고요. 사람을 브랜딩할 수 있는 요소는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미지 브랜딩'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은 회사를 먼저 때려쳤어요.(웃음) 한두 달 쉬면서 탐색하는데, 여러 군데 찾다 보니 '컬러'를 기반으로하는 퍼스널컬러 컨설팅이 있더라고요. 저는 꾸미는 것 좋아하고, 화장품에도 나름 관심이 많다 보니 공부해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색감 맞추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으니까 색채 공부부터 시작했죠. 하다 보니 재밌어서 메이크업 학원까지 다니게 됐고요. 그렇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이렇게 창업까지 하게 됐네요.

- '퍼스널컬러'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오해가 있는 같아요. '하얀 사람은 쿨톤, 까만 사람은 웜톤'이라는 말인데요. 저도 피부가 어두운 편인데 '쿨톤'으로 진단받은 보면 확실히 사람마다 다른 같네요.

정확하게 어디서 온 오해인지는 알 수 없지만, 톤에 대해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생긴 오해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정형화된 미적 기준 중 하나가 '하얀 피부'이다 보니, '하얀 사람은 쿨톤이고, 쿨톤이면 예쁘다' 같은 공식이 생겨 버리기도 했는데요. '쿨부심'이라는 용어까지 있더라고요. '예쁜 사람은 쿨톤이더라' 하는 오해에서 나온 용어죠.

평생 쿨톤인줄 알고 살았는데, 실제로 진단해 보면 웜톤이라 실망하는 분들도 있고요. 퍼스널컬러는 한두 가지 색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색의 그룹'이니까, 웜이냐 쿨이냐에 너무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의 범위를 찾아서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 '퍼스널컬러' 대한 다른 오해가 있을까요.

'퍼스널컬러' 자체에 '이미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둘은 엄밀히 다르죠. 이미지는 색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생김새나 풍기는 느낌을 모두 포함해요. 무엇보다 이미지는 '주관적'인 거잖아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거죠. 같은 사람을 보면서도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처럼요.

쿨톤이면 '시크하다, 차갑다, 카리스마 있다', 웜톤이면 '부드럽다, 따뜻하다, 착하다'는 이미지를 쉽게 떠올리곤 하는데요. 컨설팅 받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키워드 위주로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도시적이다, 시크하다' 등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오해가 더 생기기도 하죠. 톤이나 계절이 가진 이미지가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아요.
 
- 컨설턴트님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컨설팅 대부분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진행해요. 그러다 보니 평일에는 2~3시 정도에 출근하는 편이에요. 아침에는 집안일이나 못했던 일들을 처리하고요. 출근하면서는 문의 오는 것들을 답변하느라 바쁘죠. 사무실 도착해서는 진단 도구들 정리하고, 강의안도 계속 개발하고 업데이트해야 해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홍보, 각종 소품 개발·디자인까지 혼자서 몇 인분을 합니다.(웃음) 컨설팅뿐만 아니라 퍼스널컬러 관련 강의나 패션 스타일링 강의도 가끔 해요. 요즘은 온라인으로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퍼스널컬러도 결국 '유행'의 일부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직업과 산업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려야겠죠?(웃음) 취업보다는 창업을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으셔야 해요. 애초에 채용하는 곳 자체가 많이 없고요. 대부분 홀로서기를 하는 추세거든요. 창업을 하고 싶다면 괜찮겠지만, 이 일로 취업을 하고 싶으신 거라면 '강력 추천'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자격증을 갖추기 위한 아카데미 비용이라든지, 진단을 위한 소품 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그렇지만 '컬러'만 떼 놓고 본다면 적용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해요. 저는 컨설팅을 주로 하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거든요. 교육도 할 수 있고, 색을 바탕으로 한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든지, 기업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일도 할 수 있고요.

1~2세대 컨설턴트들은 컨설팅보다는 교육 수입의 비중이 높다고 들었어요. 헤어나 메이크업, 의류 사업하는 분들도 많이 배우러 오니까 수요도 꽤 있고요. 실제로 제가 수강한 아카데미 반에서 창업하려고 수업 듣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어요. 물론 교육으로 수익을 많이 내려면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야 하니까, 저같이 '짬'이 안 되는 신생 컨설턴트들은 쉽지 않죠.(웃음)
 
- 어떤 과정을 거쳐야 '퍼스널컬러컨설턴트' 일할 있을까요.

민간 기관에서 발급하는 퍼스널컬러자격증을 따는 게 우선이에요. 자격증 과정이나 아카데미 아니면 퍼스널컬러와 관련된 개념을 배울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없거든요. 아카데미나 협회, 또는 컨설팅하면서 교육도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 시험을 보면 됩니다.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증 주는 곳도 있고요. 자격증을 딴 후에는 진단 도구를 구비해서 창업을 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길이겠네요.

- 퍼스널컬러컨설턴트를 꿈꾸는 분들에게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컨설팅이라고 해도 어찌 됐든 '서비스'잖아요? 우아하고 고고한 직업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사람들 비위도 맞추고, 웃어 보여야 하는 직업이거든요. 어쨌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이니까요. 사람들 입맛을 고려하면서도 최적의 결과를 제공해야 하니 에너지도 많이 들고요. 컨설팅 시간에는 그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도 필요해요.

제가 해 보니까, 퍼스널컬러컨설턴트는 '계속 배워야 하는 직업'이더라고요. 저도 버는 족족 배우는 데 다 쓰고 있어요.(웃음) 선배들이 처음에 그런 말 했을때 '뭐 그 정도야' 했는데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배움에 목이 마르게 되기도 하고요. 신상 화장품 나올 때마다 사 보면서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공부와 연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나름 좋은 직업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퍼스널컬러 관련 콘텐츠를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알록달록하고 예쁘니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름답지만은 않은 면들도 있으니까 꼭 알아 두면 좋겠네요. 그럼에도 도전하시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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