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도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회사의 모든 업무가 끝나고, 서로 인사를 할 것이다.
"내년 1월2일에 봐요."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송년 인사를 남들보다 일찍 주고 받는다. 일찌감치 종무식을 갖고, 다음 해의 시작까지 조직원들에게 긴 휴가를 주는 회사들이 있다. 주로 외국계나 몇몇 대기업들이 시행하는데, 중소기업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를, 부동산다이렉트는 시행 중이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이밖에도 유연근무제, 문화생활 지원, 패밀리데이 등의 제도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잡플래닛과 고용노동부가 함께 선정한 '2020년 워라밸 (Work & Life Balance) 실천 기업' 23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 '직원만족도⭐️3.4·CEO지지율 80%·기업성장률 68%'
부동산다이렉트는 오피스 임대차부터 인테리어, 리모델링, 매입·매각, 임대 관리, 가구·전자제품 판매 등을 제공하는 '프롭테크(Proptech)' 회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시장에 IT가 접목됐다는 의미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사무용 부동산을 다룬다. '알스퀘어'라는 서비스 이름 아래, 사무 공간이 필요한 기업을 대신해 적합한 사무실을 알아보는 것부터 인테리어 서비스, 가구판매, 관리까지 한번에 맡아서 해 준다.
2009년 설립됐지만, 사무용 부동산 시장을 주력으로 삼은 건 2012년 이용균 대표가 초기 창업자에게 회사를 넘겨받으면서다. 당시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고전 중이던 부동산다이렉트를 이 대표가 인수한 지 9년이 흘렀다. 올해 12월, 이 대표를 포함해 두 명의 임직원으로 시작한 조직은, 320여 명이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사업 초기, 이 대표는 직접 수첩을 들고 빌딩을 돌아다니며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1년 동안 1만 개의 정보를 찾고 기록해 저장했다. 정보 수집은 지금도 부동산다이렉트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70여 명의 직원들은 오프라인 정보 수집을 위해 지금도 매일 현장을 돌고 있다.
시장 평가는 나쁘지 않다. 2013년 본엔젤스에서 3억 원의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등으로부터 추가로 100억 원을 더 받으면서 총 158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2016년 40억 원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557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잡플래닛에 남겨진 부동산다이렉트의 총만족도는 3.4점이다. 특히 '업무와 삶의 균형' 만족도가 3.6점으로 가장 높았고, '복지 밎 급여' 만족도는 2.7점으로 가장 낮았다. 부동산다이렉트의 전·현직자들 중 68%는 기업이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봤고, 64%는 친구에게 이 회사를 소개해줄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직원들이 친구, 학교 동창, 친척 등을 회사에 소개해 입사한 경우가 적지 않다.
눈에 띄는 것은 80%를 확보한 CEO 추천율이다. 잡플래닛 리뷰에서 전·현직자들은 "대표가 능력과 인맥이 좋으며 바쁘게 앞장서서 일한다", "항상 열정적이라서 보기 좋았다"는 등 '발로 뛰는 대표'라고 평가했다.
◇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일찍 퇴근…직원 '품위'는 회사가 지켜준다"
회사가 갖춘 제도 중, 매년 12월24일을 종무일로 정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한 해 업무를 크리스마스이브에 마무리하고, 해를 넘긴 1월2일부터 다시 업무가 시작된다. 잡플래닛 리뷰에서도 "복지를 늘려가고 있으며 특히 연말에 24일~1월1일까지 쉴 수 있다" "크리스마스~신정까지 유급 휴가" "연말연시 일주일 쉼" 등의 내용이 꾸준히 장점으로 언급됐다.
잡플래닛에 리뷰를 남긴 전·현직자들이 장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눈치'다. "눈치 안보고 연차 사용 가능" "칼퇴근 해도 눈치 안 줌" 등의 리뷰가 적지 않다. 휴가 사용에 자유로운 분위기가 짐작된다. 실제 부동산 다이렉트는 다양한 휴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생일이 있는 달에는 생일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는 오후 2시면 업무가 종료된다. 한 달에 한 번, 추가 반차가 생기는 셈이다.
최근에는 '품위유지비' 제도를 만들었다. 영업 인력이 적지 않은 데다, 사회 초년생이 많은 조직 특성에 맞춰, 정장이나 구두, 옷 등의 구입 비용을 지원한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가 첫 직장인 직원들이 많다보니 양복이 없거나, 처음 입어 보는 직원들도 있었다"며 "처음에는 몇몇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식으로 시작했는데 조직이 커지면서 기준이 필요할 것 같아서 1~2년 전부터 아예 제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