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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선임이 쌍욕에 괴롭힘…퇴사 뿐일까요?

[별별SOS] 조직 통합되고 타 파트 선임과 '갈등', 방관하는 팀장

2022. 04. 28 (목) 15:14 | 최종 업데이트 2022. 04. 29 (금) 12:08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저는 11년 차 파트장 직책인 과장입니다. 몇 년 전 조직이 통합되면서, 저희 파트와 타 파트가 합쳐졌는데요. 타 파트의 1년 선임인 과장 때문에 퇴사까지 생각 중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저희 파트의 업무에 간섭하는 건 기본이고요. "너네 파트 일을 다른 회사에선 계약직이 한다", "왜 이렇게 영업에 끌려다니냐" 등 정신적으로 괴롭혔어요. 그러면서 저희 파트에 계속해서 업무를 미뤘는데, 얼마 못가 저희 파트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죠. 결국 저와 대립하게 됐고요. 

근데 제 후배들이 있는 데서 저한테 폭언을 퍼붓더라고요. "위아래 공경 못하는 싸가지 없는 X", "경우 없고 돼먹지 못하다" 등등. 그래놓고 팀장에게 가서는 제가 아랫사람인데 자기한테 소리를 질러서 그랬다고 메소드 연기를 펼쳤어요.

문제는 팀장의 태도입니다. 한 달 동안 이 상황을 방관하다가 서로 사과하라며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이 저한테 "너 내 말 끊지 마"라며 소리를 빽빽 지르는데도 제재를 하지 않으셨어요. 팀장은 직급만 운운하며 일을 마무리하더군요. 사무실에서 욕한 것에 대한 엄격한 처벌도 없이 '아랫사람이니까 참아라'는 식입니다. 정말 고구마예요.

이 사람은 이전에도 자기 선임이었던 과장님에게 소리를 지르고 비아냥거린 전적이 있어요. 자기 선임에겐 그렇게 했으면서 본인과 학연으로 얽힌 팀장의 귀를 막고 저와 저희 파트원들을 괴롭히네요. 10년 간 정말 애정했던 이 일을 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요. 팀을 옮기는 건 아래 직원들이 원하질 않네요. 잘못한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회사에서 가장 힘든 건 일이 아닌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라고 하죠. 별별이님의 고생이 묻어나는 사연을 정리하며 제가 다 뒷골이 땡겨서 아주 혼이 났습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람과 기싸움을 해야 하다니, 사회 생활이란 정말 쉽지 않네요….

난이도가 높은 이번 사연, 아직 공력이 부족한(?) 저는 도통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직장 생활하며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30년 차 직장인에게 조언을 구해봤습니다. 별별이님께 부디 도움이 되길요.


"부서를 합치게 되면서 타 부서와 불가피한 힘겨루기를 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그 분이 ‘1년 선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별별이님을 찍어누르는 것도, 조직이 합쳐진 상황에서 위아래를 명확하게 하고 싶다는 것 같고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회사 입장에서 조직을 통합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재무적인 문제 등 내부적인 사정으로 부서를 합친 거라면 회사 입장에서는 알아서, 조용히 조직이 정리되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팀장이 ‘아랫사람이 참아야지’라는 핑계를 대며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니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 같고요.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뿐인 것 같습니다. 그 분의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태도를 상사 및 동료들과 충분히 공유해서 공론화하고, 일적으로는 파트장으로서 강단있게 능력을 보여주는 수밖에요.

결국 회사가 필요로 하는 건 역량이 뛰어난 조직원입니다. 내부적으로 분란을 일으켜 조직 문화를 해치고 있는 선임이 당장은 팀장과의 친분으로 눈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회사라는 조직은 그를 결국 업무 역량으로 판단할 겁니다. 별별이님이 10년 동안 애정을 기울여온 일과 커리어를 위해서, 그리고 같이 일하는 부하 직원들과 동료들을 위해서는 버티시라고 (조심스럽게)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이 다치고 힘겹다면 쉬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찬찬히 고민해보시고, 남이 아닌 본인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하시길 바래요." (
⭐지나가던 30년 차 직장인 H씨)
⭐10+년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파트 통합, 동일 직책인 1년 선임의 괴롭힘, 팀장의 방관까지 정말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오신 것 같아요. 조직 통합이 이뤄진 게 몇 년 전이라면, 그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게 쌓이셨을 텐데요.

편의상 1년 선임을 A과장이라고 할게요. A과장이 별별이님을 괴롭히는 이유는 복합적일 수 있는데요. 조직 통합에 불만이 있거나, 별별이님 개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거나, 별별이님이 일을 잘하는데 직급은 같아서 한 팀으로 묶이는 상황으로 입지를 불안하게 느껴서일 수도 있어요.

팀장도 문제로 보이는데요. 갈등 해결 성향이 ‘회피'이거나, 진실을 알고도 속아주는 것이거나, 공감능력이 부족하거나, 혹은 권위를 중시하는 조직이라 선임을 우선시하거나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거예요.

팀장이 A과장의 편을 드는 듯 보이는 것도 이유가 있을 거고요. 회사는 성과로 판단하는 조직이니 A과장의 성과가 좋아서 그 말에 더 힘이 실렸을 수도 있고, A과장이 평소 어필을 잘 해뒀을 수도, 별별이님의 파트를 뒤에서 깎아내렸을 수도 있어요. 어쨌든 공을 챙길줄 아는 사람이란 거니까, A과장 파트원들에겐 좋은 리더일 수도 있죠.

여러 가능성을 간단히 살펴봤는데, 해결을 위해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조직의 특성, 서로의 관계 등 다양한 세부 상황에 따라 해법은 다 다를 텐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파트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에요. 어떤 식으로든 별별이님 파트가 하는 일이 회사에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맡은 업무가 눈에 보이는 숫자로 성과가 연결되지 않는 일이라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현재 맡은 업무와 연관이 있고, 성과가 눈으로 보일 것 같은 새로운 업무로 확장해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조직이 통합된 상태라서 어느 파트 일인지 애매한 업무가 있다면 하나둘씩 야금야금 가져와서 별별이님 파트의 성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떠넘긴다는 그 업무도 어떤 식으로든 잘해내서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그 과정에서 A과장의 업무태만을 알게할 수도 있고요.

팀장과의 관계도 좋게 만들어서 성과도 수시로 알리고요.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긴다는 생각으로. 성과가 회사에 어필되면 별별이님이 A과장보다 먼저 승진할 수도 있고, 그러면 관계는 단숨에 역전되겠죠. 회사가 성과를 따지지 않고 연차대로 승진시킨다 해도 파트 업무에 대한 인식은 개선될 거니까요.

끝으로 같은 직책인 A과장과의 관계 개선 혹은 재정의가 필요해요. 앞서 말씀드린 방법들 이전에 서로 윈윈하면서 모두 만족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여기에 적합한 하버드식 협상모델(ICON) 4원칙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① 이익에 주목하라(Interests):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와 요구, 행동 등 입장의 이면에는 상대방이 진짜 바라는 진심이 숨어있을 때가 있죠. 그 진짜 ‘이익'이 입장 차이를 만드는데요. 서로 바라는 이익 중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에요.

② 모두가 이기는 전략(Criteria): 다양한 가능성과 대안을 고려해 보고, 상대방이 얻을 부분도 고려해서 공동의 이익을 강조해야 협상은 순조로울 수 있다고 해요.

③ 객관적 기준에 근거한 결정을 내려라(Option):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객관적 기준을 세워서 갈등에서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결정하고 합리적으로 설득하고 승복하도록 하는 원칙이에요.

④ 최고의 BATNA 찾기(No-Agreement Alternatives): 협상 결렬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는 거예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최저선을 만들어두는 방법이죠.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점은 여기까지야"하는 것들요.

정리하자면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건 뭔지, 또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분석해서 서로에게 공동으로 이익이 되는 교집합, 혹은 제3의 대안을 택하고, 결렬되면 상대방이 그런 태도로 대하지 못하도록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비장의 카드가 뭔지 고민도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대부분 감정이 얽히는 상황은 의외로 사소한 이유가 갈등의 발단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A과장과 그 주변을 잘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이 모든 방법이 다 통하지 않는다면 퇴사는 그때 결정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직을 언젠가 하더라도 상황을 개선해본 경험을 만들고 가신다면, 또 하나의 성공경험이 돼서 이직할 때 어필할 수 있고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쪼록 난제를 지혜롭게 잘 풀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다 사연 보고 화나서 끼어든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싫어하는 마음은 누구의 마음인가요? 그 감정은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타인의 감정을 떠안지 마세요."

사연을 읽고 이 말이 생각났어요. 오은영 박사님이 어른들의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에서 한 말입니다. 이걸 사연에 맞게 좀 바꿔보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그 쌍욕은 누구의 것인가요? 그 쌍욕의 감정은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그 쌍욕과 괴롭힘 때문에 내 마음을 다치지 마세요. 타인이 쏟아낸 미움의 감정을 떠안지 마세요. 누가 이상한지는 보는 사람도 다 알아요."

솔직히 힘든 일이긴 합니다. 팀원들이 다 있는 곳에서 폭언을 퍼붓고,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선배와 함께 일한다는 것, 상사는 다 알면서도 나 몰라라 하는 것, 상상만 해도 정말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울 만하죠. 하지만 이런 선배 때문에 10년간 애정 했던 일, 지금도 그 애정은 여전한 것 같은데, 이를 남겨두고 별별이님이 떠나는 것은 지나고 보면 두고 두고 억울하고 속상한 일로 남을 것 같아요.

거기다 파트장이잖아요. 지금 이 일은 별별이님 하나만이 아니라 팀 전체, 팀원 모두의 일일 거예요. 사랑하는 일과 팀원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 그게 진짜 별별이님이 원하는 것인가요? 아닐 것 같아요.

위에 다른 분들 의견처럼, 아마 이 선배는 본인의 입지가 불안해 힘겨루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선임에게도 소리를 지르고 비아냥거릴 정도로 '그냥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을 거고요.

뭐가 됐든, 중요한 것은 다른 직원들도 이 선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다 알 거라는 겁니다. 심지어 방관하는 팀장 역시 알 거예요. 그 선배가 아무리 일을 잘한들, 좋은 '빽'을 가지고 있든, 언젠가는 결국 본인의 업보를 다 돌려받을 날이 올 겁니다.

이 선배가 업무적 스킬이 얼마나 뛰어날지 모르지만, 회사는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회사에서 연차가 쌓이면 업무 스킬보다도 구성원의 업무 성과를 관리하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중요해지죠. 직장에서 동료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과 누가 함께 일하고 싶겠어요? 업무적으로도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 '패악'을 부리면 부릴수록 그날은 더 빨리 오지 않을까요?

이런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별별이님이 해야 할 일과 성과를 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간섭과 일 미루기를 할 때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감정이 올라오겠지만 감정을 다독이고, 욕을 하고 괴롭혀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그 선배는 아마 더 약이 오를 거예요.

여러 사람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피해자가 아닌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문제라는 것 다 알잖아요. 당하는 사람은 당연히 난감하고 화도 나지만, 진짜 제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건 행패를 부리는 사람인 거죠.

그래도 물론 화가 나고 힘들 겁니다. 그럴 때는 그 선배의 폭언과 괴롭힘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기록을 하거나 증거를 남겨두면 어때요? 이 선배가 하는 폭언과 막말, 소리 지르는 행동 등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팀장이 방관한 기록들도 차곡차곡 쌓아두고요.

진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어차피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괴로운 상황이잖아요? 잘 기록해뒀다가 언젠가 회사를 떠나게 되는 날 그 선배에게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알려줄 수도 있겠죠.

저라면 선배가 폭언을 퍼붓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팀장이 방관을 할 때마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저 사람 또 자기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보여주고 있구나.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구나. 제 무덤을 파고 있구나. 직장 내 괴롭힘 증거가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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