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부서 이동 거절했더니 불이익 줄 거라는데, 어쩌죠?

[별별SOS] 57. 팀 해체로 직무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입니다

2023. 04. 19 (수) 12:57 | 최종 업데이트 2023. 09. 15 (금) 13:00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인하우스로 회사 내 디자인 직종에서 일하고 있던 중 갑작스럽게 타 부서로 이동을 권유받았어요. 내부 사정으로 디자인팀이 사라진다면서요. 직무가 바뀌는 거라 거절했더니, 그러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해요. 어떤 불이익인지는 정확히 말해주지 않아서 신고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일단 이직을 준비 중인데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마저도 쉽지가 않네요.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갑작스럽게 팀이 없어진다니, 큰 변화의 상황을 맞딱뜨리셨네요. 사실 이런 일들은 어떤 회사에서든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해요. 상황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사내에 있던 디자인팀을 없애는 거라면, 회사가 사업 변경을 하는 중이거나 외주로 바꿀 생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다른 팀원 분들은 모두 수용하셨는지도 궁금한데요.

별별이님께서는 직무 변경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사실 선택지는 많지 않아요. 회사 입장에서는 더이상 디자인 인력이 필요없는데, 다만 해고를 피하기 위해(정부가 기업에 지원해주는 것들이 있는데 해고 기록이 있으면 지원 받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관련 경험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업무로 재배치를 하는 것일 수 있는데요. 스스로 나가주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어요.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든 잘 만들어서 이직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으로 보여요. 당장 퇴사가 힘들다면 일단 부서 이동을 수용하고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겠고요. 그랬다가 해당 직무가 혹시 생각보다 잘 맞는다면 계속 다닐 수도 있겠죠. 

만약 디자인뿐만 아니라 미래 커리어까지 고려해서 새로운 경험치를 쌓을만한 유관업무를 하는 부서가 있다면, 회사에서 지정한 부서가 아닌 곳으로도 이동을 요청해볼 수도 있고요. 어떤 산업군이신지는 알 수 없어서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눈을 조금만 넓혀보면 연결된 직무들이 생각보다 또 있거든요.

혹은 자발적 퇴사를 택하고 쉴 수도 있는데, 이때 실업급여 수급 요건에 해당하실 수도 있어요. 자의로 퇴사했어도 예외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13가지 정도 있거든요. 먼저 퇴사 직전 1년 안에 2개월 간 상황이 지속돼야 하는데요. "직제 개편에 따른 조직의 폐지"가 그 사유 중 하나예요. 이때 "사업주로부터 퇴직을 권고받아야" 하고요. 

현재는 공식적으로는 퇴사를 요구한 게 아니기 때문에 권고사직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불이익'이 예상되니 사실상 권고사직에 가까울 수 있죠. 그러니 퇴사를 하겠다고 결심하셨다면 회사와 협상을 잘 하셔서 실업급여부터 위로금 등 권고사직에 준하는 대우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다르지만 조금 유사한 사례를 다뤘던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는데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가 강제로 '직무 변경'을…대응법 없나요")

요즘 워낙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권고사직이나 퇴사가 많은 때인데요. 살펴보면 이 상황을 무조건 악재로 여기지 않고 새로운 출발할 기회로 받아들이고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재충전을 하거나 스스로를 발전시킬 시간으로 삼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긍정이 주는 힘이란 게 분명히 있으니까요. 위기를 기회삼아 더 좋은 미래를 맞으셨음 좋겠습니다.
⭐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회사에서 몸 담고 있던 팀이 사라지고 부서 이동을 요구받으셨다니, 무척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정확한 내부 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별별이님처럼 갑작스러운 인사 명령을 받은 분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닌 이상, 소속돼있던 팀이 사라지게 됐으니 부서 재배치가 이뤄지긴 해야할 텐데요. 기존 팀의 존속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직장 내에서 본인이 가고 싶은 부서 혹은 담당하고자 하는 업무를 회사에 어필해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회사에서도 별별이님의 의견을 반영해 여러 옵션을 고려해볼 수 있을 테니까요.

회사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체와도 같아서, 다양한 이유로 조직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에 따라 예기치 못한 인사 명령이 내려올 수도 있고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명령에 따라 전직 등이 이뤄질 경우,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업무를 맡게 될 지 파악하고, 커리어 성장 전략을 그려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특히 커리어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직무' 측면에서 본인의 성장을 이끌어 낼만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지 살펴봐야겠죠.

그게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이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시기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특히 별별이님은 디자인과 무관한 직무를 맡게 되신다면 커리어를 쌓는 데 문제가 될 거고요. 별별이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경기가 좋지 않아 빠른 이직이 어렵다면 일단 현직장에 재직하면서 환승이직을 시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적어도 n개월 이내에는 이직에 성공하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면, 늘어지지 않고 이직 준비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다시 사연으로 돌아가볼게요. 회사에서 어떤 불이익을 준다는 건지 말해주지 않아서 신고하기 애매하다고 하셨는데요. 회사의 전직 명령이 근로계약서에 적힌 업무 내용과 크게 다르다면 '부당 전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회사 사정에 따라 업무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된 경우에는 부당 전직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요.

경영 사정과 업무상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직 명령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가 다소 어려운데요. 별별이님의 경우, 회사의 경영 사정에 의해 기존 팀이 없어진 상황이라 정당한 인사 명령으로 볼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정당한 인사 명령에 응하지 않는 근로자에 대해 회사가 징계나 해고 조치를 하는 것은 법에 위배되지 않고요.

다만, 업무상 필요성이 있더라도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이 훨씬 클 경우, 부당 전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임금이 줄거나, 노동강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기타 사회 생활상 불이익이 커지는 경우를 말하는 건데요. 이에 해당한다면 노동위원회를 통해 부당 전직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막연하고 두려운 마음이 크시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별별이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바라요. 고민을 마쳤다면 용감하게 발을 내딛으시고요.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더 멋지게 도약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할게요.
⭐지나가다 사연 보고 응원하고 싶어서 끼어든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팀이 사라진다니 별별이님 입장에선 황당한 일입니다. 디자인 업무를 하다 다른 일을 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누구나 이런 상황에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겁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지금 회사는 디자인팀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유와 잘잘못을 떠나 지금 회사의 현실이 그렇게 된 거죠.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별별이님이 하던 일이 사라져 맡길 일이 없으니, 다른 직무를 제안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든 상황으로 보여요. 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디자이너에게 디자인과 상관없는 업무를 맡기는 것은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커요. 해당 업무로 신입을 뽑거나 관련 업무 경험자를 뽑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선택일 테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기존 업무를 계속하는 것 아니면 절대 안 돼' 식의 접근은 소모적인 싸움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설사 다퉈서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별별이님이 이 회사에서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글쎄요, 회사에서 필요 없다는 일을 혼자 하게 되는 거잖아요. 싸우느라 힘쓰고 시간 쓰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받고, 그런데 그렇게 싸워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요? 

물론 직무 변경을 거절했다고 회사가 법을 위반하는 수준의 불이익을 준다면 다퉈볼 일이죠. 회사의 결정이 부당해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싸워야겠고요. 그런데 그 전에 지금 상황에선 냉정하게 현실을 인지하고, 별별이님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지를 찾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요. 

지금 별별이님 앞의 선택지는 업무를 바꿔 회사에 다니면서 이직할지, 퇴사 후 이직할지 두 가지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만약 퇴사를 선택한다면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의 제안을 해볼 수 있을 거예요. 흔히 회사가 조건을 제시하면 근로자는 수락 여부만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근로자 역시 합리적인 수준에서 필요한 퇴사의 조건을 제안해 합의점을 찾아볼 수 있거든요.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퇴직금에 더해 몇 달 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받는 방식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4대 보험 등을 유지해야 할 상황이라면 퇴사 처리 시점을 조정해 이직 준비 기간 동안 4대 보험을 보장을 받는 방식을 제안해 볼 수도 있고요.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회사가 다짜고짜 내 일을 없앴으니 억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억울하다는 마음에서 멈춰있어선 해결책을 찾기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힘들 거예요. 다만 지금의 힘든 시간을 통해 분명 별별이님은 더 성장할 것이고,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믿음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 보자고요. 별별이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 꼭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