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코로나19’ 때문에…이래도 되나요?”

근로시간 줄여도 휴업수당 줘야…강제로 쓴 ‘동의서’ 효력 없어

2020. 04. 29 (수)
“무급휴가라고 줄 땐 안 자르려고 그런다면서. 태세전환해 사람 자르는 클라스. 힘들수록 함께 같이 나아가는게 진정한 직장과 사원이 아닐까요?”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니 주5일제에서 주4일제로 변경. 기본급 줄이고 실질적으로는 주5일 근무를 하기를 바라는 회사는 꼼수.”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들이다.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도 웃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일부 회사들이 무급휴직이나 임금 삭감, 정리해고 등을 단행 중이라는 익명의 제보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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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시간 줄이기는 ‘부분 휴업’…'평균임금의 70%' 줘야”
회사는 경영상 필요하다면 근로 시간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서, 또 정부의 권고 등으로 운영을 잠시 멈춘 곳들이 적지 않다.
이 경우 급여는 어떻게 될까? 근로자는 줄어든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평균 임금의 70%를 '휴업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다가 5시간 근무만 하게 됐다면, 줄어든 3시간만큼은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시급의 70%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 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많다면 통상임금을 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 윤보미 변호사는 “일시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부분 휴업에 해당한다”며 “회사는 단축된 시간에 대해서는 휴업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때문인데 이게 사용자의 잘못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용자의 책임에 해당한다. ‘사용자의 귀책 사유’는 사용자의 고의·과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발생한 경영장애를 말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감염병 예방법 등에 따른 강제조치(사업장폐쇄, 휴업조치 등)가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매출감소, 예약취소, 부품업체 휴업 등에 따른 휴업은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상 긴박한 상황’일 정도로 회사가 어렵다면 휴업 수당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제2항은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기준보다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기준 미달의 휴업수당 지급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받은 경우에는 휴업수당을 감액(무급)해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회사가 이를 어길 경우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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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가 ‘무급 휴직’ 동의했다? ‘엄격한 입증’ 필요”
근로자가 ‘무급 휴직’에 동의했다면 어떨까? 물론 임금 문제는 당사자들간 합의에 따라 결정할 수 있지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대형 법무법인의 A변호사는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무급 휴직에 동의한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판례는 이를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부서나 인원에 한정해서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에도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며 "특정 부서나 인원 선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이 강제로 받은 무급휴직 동의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민법 제110조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때문이다. 윤 변호사는 “회사가 근로자에게 무급휴직 동의를 요구하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이거나,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식으로 강압적으로 동의서를 받았다면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기나 강박에 의한 동의라고 입증을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깊이 생각해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임금 삭감·반납 ‘개별 근로자 동의’ 필수…’최저임금’보다 적게는 안돼”
회사 측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월급을 줄이거나, 이미 지급한 월급을 반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어떨까? 당연히 근로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윤 변호사는 “이러한 동의 역시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경영상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리해고 등을 피하기 위해 근로자 대표와 합의해 임금을 줄이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노동조합 등 근로자 대표와 합의를 했더라도 실제 임금 삭감을 당하는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회사와 근로자가 동의를 했더라도 최저임금보다 적게 임금을 줄일 수는 없다. 윤 변호사는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에 해당하는 임금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지급율, 지급액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리해고를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 노력 △대상자 선정의 합리성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 등의 요건을 갖춰야한다. 윤 변호사는 “정리해고를 위해서는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 해고회피 노력을 해야 한다”며 “단지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