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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발자→마케터→HR 환승이직 성공기
[직장해방일지] 직무 변경하며 이직 성공한 무기? '이것' 넘치게 일하기
2024. 03. 20 (수)
FIND YOUR PLANET.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천직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잡플래닛의 목표인데요. 취업과 퇴사, 이직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사실 ‘내게 딱 맞는 행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생각해보면, 제법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니까, 본인만의 여정에 나선 우리 독자 요원님들은 모두들 로맨티시스트인 셈이죠. 잡플래닛을 지키는 JP요원보다 훨씬 더요!
<컴퍼니타임스>는 각자의 행성을 찾고 있거나, 결국 찾아냈다고 외치는 독자 요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리하여 스타트를 끊게 된 독자 인터뷰 시리즈 ‘나의 직장해방일지’.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 <주간 컴퍼니타임스>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 사연을 받았는데요. 정말 많은 독자 요원들의 신청이 이어졌어요. 때론 유쾌하고 때론 처절한 우리네 파란만장 이직·퇴사 스토리, 하나하나씩 같이 귀 기울여 봐요. 이 모든 각자의 우주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삶의 영감을 발견할지도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천직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잡플래닛의 목표인데요. 취업과 퇴사, 이직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사실 ‘내게 딱 맞는 행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생각해보면, 제법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니까, 본인만의 여정에 나선 우리 독자 요원님들은 모두들 로맨티시스트인 셈이죠. 잡플래닛을 지키는 JP요원보다 훨씬 더요!
<컴퍼니타임스>는 각자의 행성을 찾고 있거나, 결국 찾아냈다고 외치는 독자 요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리하여 스타트를 끊게 된 독자 인터뷰 시리즈 ‘나의 직장해방일지’.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 <주간 컴퍼니타임스>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 사연을 받았는데요. 정말 많은 독자 요원들의 신청이 이어졌어요. 때론 유쾌하고 때론 처절한 우리네 파란만장 이직·퇴사 스토리, 하나하나씩 같이 귀 기울여 봐요. 이 모든 각자의 우주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삶의 영감을 발견할지도요!
다들 크면서 ‘엄마 친구 아들·딸은 말이야~’ 이런 소리 한 번쯤은 들어봤죠? 도대체 같은 하늘 아래 존재는 하는 건지, 유니콘마냥 상상 속 등장인물 같기만 했던 그들 말이에요. 그 당시에는 귀에 딱지 앉게 내 일상에 맴돌던 ‘생판 남’, 그들이 불현듯 궁금해졌습니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생각보다 가까운 주위에서 목격담이 속출합니다. 왠지 모르게 ‘손민수’하고 싶었던 그 사수, 언제 어디서 이야기를 나눠도 명민한 두뇌 회전으로 계획이 모두 세워져 있던 그 팀장님… 우리는 그들을 ‘일잘러’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십수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의 공통점은 항상 뭔가를 꾸준히 혹은 새롭게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생각보다 가까운 주위에서 목격담이 속출합니다. 왠지 모르게 ‘손민수’하고 싶었던 그 사수, 언제 어디서 이야기를 나눠도 명민한 두뇌 회전으로 계획이 모두 세워져 있던 그 팀장님… 우리는 그들을 ‘일잘러’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십수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의 공통점은 항상 뭔가를 꾸준히 혹은 새롭게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 이직한 회사에서 몸 담은 팀이 없어지게 되며 팔자에도 없는 HR업무를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을 외모보고? 평가해오던 스타일이라 나는 더군다나 인사업무를 하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내가 HR이라니!
대기업으로만 벌써 3번째 환승이직.. 직장생활 10년차, 내가 가는 이 길은 어디로 가는지~
대기업으로만 벌써 3번째 환승이직.. 직장생활 10년차, 내가 가는 이 길은 어디로 가는지~
이번에 만난 독자요원 B님도 매 순간 일잘러로 거듭나기 위한 열정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는데요. 그 와중에 ‘외모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나 자신이 인사업무를 하는 아이러니함’에 대해 맹렬한 자기비판도 서슴치 않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어요.
직장생활 10년차에 3번의 환승이직, 그것도 직무와 전공을 바꿔가며 대기업 환승이직에 성공했다는 B님. 여기까지만 들어도 커리어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더 흥미진진했어요. 그는 어쩌다 팔자에도 없는 HR업무를 하게 되었나? 특히나 직무 변경을 고민 중인 분이라면 주목하시길. B님의 '열정 폭발' 이직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직장생활 10년차에 3번의 환승이직, 그것도 직무와 전공을 바꿔가며 대기업 환승이직에 성공했다는 B님. 여기까지만 들어도 커리어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더 흥미진진했어요. 그는 어쩌다 팔자에도 없는 HR업무를 하게 되었나? 특히나 직무 변경을 고민 중인 분이라면 주목하시길. B님의 '열정 폭발' 이직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 독자요원 B님의 사연을 보고 질문과 넋두리 그 중간 어디선가 맴도는 메아리같아서 멈칫하게 됐어요. 맹렬한 자아성찰 속에서 그 와중에 대기업 타이틀만 세 번째가 눈에 딱! 들어오던데요?
우선 지금의 커리어를 이야기하기 앞서 B님 커리어의 첫 시작점으로 돌아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어떻게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나요?
좀 뜬금없지만 지금 업무와 다르게 대학 시절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던 회사도 개발조직이었고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자동차 관련 대기업의 ICT 개발조직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 잠깐.. 분명 HR이라고 하셨는데... 자동차 회사의 개발자라로 시작하셨다고요? 개발 직군으로서 회사를 선택할 때 선택지도 다양했을텐데 그 중에서도 그 자동차 회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건 좀... ‘제게만’ 특별한 이유일 수 있는데요. 저는 ‘똑똑한’ 사람에 대한 갈망이 있는 편이에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뿐만 아니라 주변에 그런 사람을 보면 동경하게 되죠.
대학시절, 동문 중에 정말 ‘유능하다’ 싶은 경영학과 선배가 있었는데요. 그 선배가 취업 준비 무렵 그렇게 그 회사 입사를 갈망하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저와 학과도 달랐는데 정확하게 ‘왜’ 그 회사 입사를 갈망했는지 기억이 가물하네요. 그치만 저도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였어요. 동경하던 선배의 선택에 신뢰감이 확 생기면서 저의 목표도 동기화됐달까요? ㅎㅎ 결국 그 선배도, 저도 각기 다른 해에 입사에 성공했어요.
- 질풍노도의 시기와 맞먹는 취업준비생 시절에 가이드가 되어준 인물이 있다니, 한편으로 든든했겠는데요. 그럼 지금의 HR 업무로 커리어가 전환되기까지 중간에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저는 무언가 새롭게 배우는 것에 대해 엄청난 흥미를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직무 선택할 시기에도 이런 제 성향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생각하고요.
개발자로 일했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대기업 소속 개발자 업무는 주로 현업 실무자들의 요청에 따라 사내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이 많은데요. 이때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필수적이고요. 입사 2년차 즈음, 당시 업무파트너가 사내 마케팅 조직이었어요. 그런데 마케팅 현업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기획하다보니 업무 내용은 물론이고 ‘마케터’라는 직무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후 ‘마케터’로 직무를 전환했어요.
- 개발자로 일하다 마케터요?
물론 다짜고짜 ‘마케팅 팀에 보내주세요!’ 그런건 아니에요. 회사도 제게 그럴리 만무하고요.(웃음) 직무적 흥미가 생긴 김에 마케팅 역량을 쌓아야겠다 싶어서 먼저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 팀으로 직무 전환을 하기 위해 당시 현업에서 집중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눈여겨 보고 있다가 관련 내용으로 논문을 썼죠. 그걸 무기 삼아서 회사에 직무 전환을 요청했고, 회사에서도 저의 노력을 기특하게 봐주셨는지 직무를 변경했어요. 그게 첫 회사 입사 4년차때쯤의 이야기네요.
- 회사에서도 B님이 쏟은 각고의 노력을 제대로 알아본 것이네요. 소위 요즘 말하는 ‘갓생’을 이미 살고 있던 것이나 다름 없고요. 개발자로 일하며 다른 전공의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니, 생각만해도 열심히 사셨다! 싶어요.
저마저도 때마다 변경된 저의 업무에 따라 두서없이 정리가 안됐다고 생각하는데, 이야기하면서 ‘갓생’으로 정리되니 좋은데요? (웃음)
맞아요. 제가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 대학원을 선택할 때에도 고민을 좀 했는데요. 그래서 카이스트를 선택했어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카이스트가 공대로 유명하잖아요. 그렇지만 리더나 임원 등 장기적 커리어패스를 염두했을 때 이과적인 지식만 갖추고 있는 건 사회가 원하는 ‘융합형 인재’가 아니거든요. 이런 수요에 맞춰 카이스트에도 경영전문대학원이 있어요. ‘기술과 경영의 융합형 글로벌 인재양성’이라는 미션 아래 다양한 교과목 이수과정이 만들어져 있고요.
다행히 저와 함께 개발 업무를 하던 같은 팀 선배가 이미 그 과정을 이수하고 있었어요. 저를 고맙게도 추천해줬고, 그렇게 물 흘러가듯 석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우선 지금의 커리어를 이야기하기 앞서 B님 커리어의 첫 시작점으로 돌아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어떻게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나요?
좀 뜬금없지만 지금 업무와 다르게 대학 시절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던 회사도 개발조직이었고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자동차 관련 대기업의 ICT 개발조직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 잠깐.. 분명 HR이라고 하셨는데... 자동차 회사의 개발자라로 시작하셨다고요? 개발 직군으로서 회사를 선택할 때 선택지도 다양했을텐데 그 중에서도 그 자동차 회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건 좀... ‘제게만’ 특별한 이유일 수 있는데요. 저는 ‘똑똑한’ 사람에 대한 갈망이 있는 편이에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뿐만 아니라 주변에 그런 사람을 보면 동경하게 되죠.
대학시절, 동문 중에 정말 ‘유능하다’ 싶은 경영학과 선배가 있었는데요. 그 선배가 취업 준비 무렵 그렇게 그 회사 입사를 갈망하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저와 학과도 달랐는데 정확하게 ‘왜’ 그 회사 입사를 갈망했는지 기억이 가물하네요. 그치만 저도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였어요. 동경하던 선배의 선택에 신뢰감이 확 생기면서 저의 목표도 동기화됐달까요? ㅎㅎ 결국 그 선배도, 저도 각기 다른 해에 입사에 성공했어요.
- 질풍노도의 시기와 맞먹는 취업준비생 시절에 가이드가 되어준 인물이 있다니, 한편으로 든든했겠는데요. 그럼 지금의 HR 업무로 커리어가 전환되기까지 중간에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저는 무언가 새롭게 배우는 것에 대해 엄청난 흥미를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직무 선택할 시기에도 이런 제 성향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생각하고요.
개발자로 일했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대기업 소속 개발자 업무는 주로 현업 실무자들의 요청에 따라 사내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이 많은데요. 이때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필수적이고요. 입사 2년차 즈음, 당시 업무파트너가 사내 마케팅 조직이었어요. 그런데 마케팅 현업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기획하다보니 업무 내용은 물론이고 ‘마케터’라는 직무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후 ‘마케터’로 직무를 전환했어요.
- 개발자로 일하다 마케터요?
물론 다짜고짜 ‘마케팅 팀에 보내주세요!’ 그런건 아니에요. 회사도 제게 그럴리 만무하고요.(웃음) 직무적 흥미가 생긴 김에 마케팅 역량을 쌓아야겠다 싶어서 먼저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 팀으로 직무 전환을 하기 위해 당시 현업에서 집중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눈여겨 보고 있다가 관련 내용으로 논문을 썼죠. 그걸 무기 삼아서 회사에 직무 전환을 요청했고, 회사에서도 저의 노력을 기특하게 봐주셨는지 직무를 변경했어요. 그게 첫 회사 입사 4년차때쯤의 이야기네요.
- 회사에서도 B님이 쏟은 각고의 노력을 제대로 알아본 것이네요. 소위 요즘 말하는 ‘갓생’을 이미 살고 있던 것이나 다름 없고요. 개발자로 일하며 다른 전공의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니, 생각만해도 열심히 사셨다! 싶어요.
저마저도 때마다 변경된 저의 업무에 따라 두서없이 정리가 안됐다고 생각하는데, 이야기하면서 ‘갓생’으로 정리되니 좋은데요? (웃음)
맞아요. 제가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 대학원을 선택할 때에도 고민을 좀 했는데요. 그래서 카이스트를 선택했어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카이스트가 공대로 유명하잖아요. 그렇지만 리더나 임원 등 장기적 커리어패스를 염두했을 때 이과적인 지식만 갖추고 있는 건 사회가 원하는 ‘융합형 인재’가 아니거든요. 이런 수요에 맞춰 카이스트에도 경영전문대학원이 있어요. ‘기술과 경영의 융합형 글로벌 인재양성’이라는 미션 아래 다양한 교과목 이수과정이 만들어져 있고요.
다행히 저와 함께 개발 업무를 하던 같은 팀 선배가 이미 그 과정을 이수하고 있었어요. 저를 고맙게도 추천해줬고, 그렇게 물 흘러가듯 석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책장을 빼곡히 매운 업무 관련 지침서, 자격증 관련 도서, 자기계발서 (사진제공 = 독자요원 B)
-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마다 길잡이 역할을 해준 선배들이 계셨군요! 함께 첫 회사에 입사하게 된 대학 선배도, 대학원 진학에 도움을 준 선배도 여전히 길잡이로서 함께 하고 있나요?
선배 둘 모두 저보다도 먼저 퇴사했어요. 그 중 제가 동경했던 대학 선배는 심지어 파일럿을 하겠다고 퇴사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퇴사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죠. 다들 축하는 했지만 걱정했는데 요즘 소식을 들으니 부기장으로 항공사에 취업해서 억대 연봉 소유자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 와우, 똑똑하다 했던 그 선배는 회사 밖에서 꿈을 찾은 거네요. B님은 마케터가 된 뒤 직무 만족도는 어땠어요?
물론 재밌었어요. 원했던 직무인데다 대중의 눈길을 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반응을 살피는 등의 생동감 넘치는 일이 흥미로웠죠. 근데 마케팅 업무가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업무의 연속이긴 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루틴해지는 것은 비슷하긴 했어요.
신제품이 나오거나 시즌 별로 매출로 연결 지어야 하는 제품, 서비스, 대상 고객이 달라진다 한들 결국 같은 회사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니까요. 그 회사에 맞춰진 업무 문화나 인식의 틀에 맞게 일해야 하는 것은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정형화된 것을 탈피하고자 이직 준비를 했어요.
-드디어 두번째 환승이직! 두번째 회사로 이직할 때는 좀 더 고민되고 신중해지죠. 마케터 직무 경험을 살려 어떤 커리어 플랜을 짰나요?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꼈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첫 회사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어요. 물론 어딜가나 사람by사람이고, 팀by팀이지만 이직을 결심한 김에 좀 더 조직문화가 말랑말랑한 곳으로 가고 싶었죠. 당시 업계에서는 ‘ESG경영’이 한창 화두로 떠올랐던 때였는데요. 그래서 말랑말랑한 조직문화와 ESG의 접점이 있는 대기업을 찾아 이직 레이더를 올렸고, 다행히 원했던 에너지 업계로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많은 이직 준비생들이 동일직무로 다른 산업군 이직 시 경력 인정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데요. 자동차 업계에서 에너지 업계로 이직할 때 어떤 점을 어필해서 이직에 성공할 수 있었나요?
딱 잘라서 ‘이것이 정답이다’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저의 경우 단지 마케터 직무 경험만이 아니라 그 전에 쌓았던 직무 경험도 어느정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이직 당시 제가 지원한 직무는 회사에서 신설된 팀에 소속된 일이었는데요. 신설된 팀인만큼 다양한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을 세팅해야 해서 개발자,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 등이 팀원으로 두루 갖춰져 있어야 했죠. 그래서 외부 IT기업에서 영입한 임원분들도 팀에 포진됐었고요. 대기업이지만 마치 스타트업처럼 팀이 꾸려진거에요. 제가 과거 쌓아온 개발 경험과 마케팅 경험, 기획 경험을 잘 녹여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어요.
여기에 더해 제가 지원한 회사가 에너지 회사지만 정유 관련 사업도 하고 있어서 아예 다른 산업군이라는 경계를 짓지 않았어요. 과거 자동차 업계에서 운전자 관점으로 생각했던 다양한 인사이트들을 충분히 에너지·정유 분야에서도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중간중간 다양한 세미나를 찾아가며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더욱 키우려고 애썼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만든 어떤 경험이든 ‘쓸모 없는 경험은 없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아요.

현직 아나운서를 통해 배우는 발언 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스피치역량강화클래스 수강 중인 모습 (사진제공 = 독자요원 B)
- B님이 쌓아온 커리어 여정을 들어보니 ‘쓸모 있는 경험’들로 꽉꽉 채워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두번째 회사에 입사해 업무 경험 쌓으며 만족할 법도 한데 또 다시 이직을 결정한 이유는 뭔가요?
이건 사연에도 적은 것과 같이 ‘타의적인 이유’가 섞였는데요. 신설된 팀에서 프로젝트성 업무가 지속 가능하려면 확실한 성과가 필요하잖아요. 여기에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결국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팀이 없어지게 됐죠. 본의 아니게 이직 시장에 덩그러니 놓여 발등에 불난 듯 또 열심히 이후의 거처를 탐색해야 했어요.
- 그런데 이번에는 HR로 직무를 바꾸셨어요. 왜죠?
사실 다른 커리어 방향을 생각 안해본 건 아닌데요. 우선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저는 직무 전환한 케이스라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경력 쌓은 분들만큼 깊이 있는 마케팅 전문 역량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럴 거면 지금 몸 담은 대기업 바운더리 안에서 두루두루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자동차 업계에서 6년 이상 일해봤고, 또 새로운 산업군으로 옮긴 이상 여기서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다 싶었죠.
또 이직을 준비하면서 마케팅과 HR직무의 접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컸어요. 마케팅은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파는 일이라면 HR은 그 대상이 내부 고객으로 바뀌고 팔아야 할 서비스나 제품도 회사의 가치, 조직 문화로 바뀐다는 것 말고는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무엇보다 제게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생각보다 우리가 회사의 조직문화나 가치에 대해 얘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다들 큰 관심 없잖아요. 지나가는 직장인을 붙잡고 조직문화를 가슴에 새기고 일할 때 충분히 그 가치를 실천하고 있냐고 물으면? 글쎄요. 아직은 다들 크게 감화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게 새로운 목표 의식이 생겼고요.
- 결국 2번째 환승이직 성공, 지금이 세번째 회사로 입사 3개월 차라고 했죠.
누가 마침 제게 그러더라고요. ‘대기업 다 그 밥에 그 나물인데, 또 대기업으로 이직하냐’고요. 저도 이번 이직 때에 고민 많았어요. 보통 대기업은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키운다고들 하잖아요. 분명 제 목표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보니 ‘개발 약간, 마케팅 약간, HR 약간’ 이렇게 어중간한 경력이 쌓인 게 싫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선택과 커리어 발자취는 각각의 분야에서 더 깊이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었고, 그래서 도전했고 경험한 것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대기업에서 지금껏 쌓아온 문제해결능력을 더욱 고도화해보자 싶어요. 결국 일을 한다는 건 어떤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이제 내가 몸 담아 온 큰 회사들을 찬찬히 거치면서 쌓은 문제해결능력을 다양한 분야에서 녹여봐야겠다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 이직한 회사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직접 부딪혀보고 해결해보려고요. ‘대기업 문제해결계의 제너럴리스트’랄까요?
-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필승 무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다닌 회사들에서 항상 들어왔던 말이 ‘적극적이고 열정 넘친다’는 거였어요. 사실 그 얘기 들었을 때,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일할 때 저처럼 똑같이 적극적이고 열정 넘치게 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연차가 쌓이는 중에도 주변에서 그 얘기 꾸준히 듣고 있는데요. ‘내가 특이한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알 것 같더라고요. 주니어 때는 모두가 젊고 혈기왕성하니까 다들 그럴 수 있다 쳐도 시니어가 될 수록 주변에 저와 비슷한 바이브를 찾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다들 여전히 저를 신기한 캐릭터로 보더라고요.
- 제아무리 혈기왕성할 때에도 모두가 오로지 일이나 회사에만 열정을 쏟아 붓는 게 아니기도 하니까요. 이쯤되면 궁금해지는데요.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롤모델,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싶은 목표가 있는 건가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집안 내력같아요. 열정도 유전인가 싶죠. 저희 부모님도 지금껏 계속 무언가를 배우고 계시거든요. 간호사인 어머니도 꾸준히 병원을 이직하면서 일하시고, 아버지도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체를 즐기고 계세요.
피는 못 속인다 싶은 게 저도 이번에 이직한 업무 특성상 임원급 인사들과의 소통이 많아져서 좀 더 깔끔한 보고 체계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조직 문화 체계를 만들고 사내 곳곳에 보기 좋게 게재해야 하다보니 욕심이 생겼거든요. 좀 더 깔끔하고 보기 좋은 보고서, 프리젠테이션을 뽑아내고 싶어서 곧바로 콘텐츠 디자인 학원에 등록했어요. 퇴근 후에는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늘려야겠다 싶은 게 운동이에요. 이제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니 새로운 것을 계속 배우려고 해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겠더라고요.

퇴근 후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실전반 수강 중인 모습 (사진제공 = 독자요원 B)
- ’일을 잘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인 B님, 일하면서 세운 좌우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만 해도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었어요. 뜻 그대로 날로 새로워지고, 또 나날이 새로워지면서 정도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거였죠.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대기업 이런 수순으로 계속 어떤 성과나 목표만을 ‘달성’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달려왔어요.
생각해보니 취미도 딱히 없고 스스로 뭘 재미있어 하고,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그게 그렇다고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회사생활은 결국 ‘아웃풋’만 만들어 내는 곳이라 ‘인풋’이 없잖아요. 저는 제가 스스로 인풋을 만들어가고 있는 여정이 좋아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제가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좋죠.
요즘에는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새 좌우명이 됐어요. 누구나 원하는 목표가 다를 수 있잖아요. 연봉이든, 워라밸이든, 성장가능성이든. 그런데 그 알맹이에는 ‘왜(Why)’가 없는 것 같았어요. 가까운 남편만해도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라는데 왜냐고 물으면 뾰족하게 답은 못하더라고요. 직장생활은 꾸준히 하고 있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없다는 게 어느 순간 ‘아차’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을 만들어간다 생각하며 무엇이든 진심으로 임하려 해요.
- 겉으로 보기에는 대기업 타이틀 3개를 거머쥔 찬란한 이직스토리 같았지만, 그 안에는 치열한 고민과 도전이 녹아 있는 것이었네요. 앞으로 또 다시 이직 계획이 있나요?
지난 몇년 간 브런치에 회사생활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교훈들을 써내려 가고 있는데요. 글 쓰면서 생각이 많이 정리되더라고요. 또 이직? 당분간은 전혀요. ㅎㅎ
여러 번의 이직이 제게도 나름 피곤한 경험이긴 했지만 분명 남는 건 있었어요. 바로 사람이죠. 새삼 어머니의 직장생활을 들여다보니 더 실감했어요. 어머니는 간호사 직무로 여러 번 소속 병원을 바꾸며 이직했어도 어디서나 어머니를 꾸준히 찾고 사랑 받으시더라고요. 비결이 뭘까 들여다보니 어머니는 직장동료들과 무엇이든 나누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었어요. 단지 누군가의 환심을 사겠다는 단편적인 행동이 아닌 원래의 성향이 그렇게 발현된 거였죠. 순환 근무에도 다들 바쁜 시기에는 도와가면서 하는 건 물론이고요. 평소엔 집에서 케익을 구워 함께 나눠 먹는다던지, 영양제를 대량으로 사서 나눠준다던지 소소한 것들을 공유하고 있었어요. 일도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그 안의 ‘사람’을 챙기고 있던 거였어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새로 배워보려고요.

- 와... 뭘 또 배워요?
이번에는 베이킹을 좀 배워볼까 싶어요. 아! 그리고 작년말 브런치북 출간을 위해 응모했었는데 낙선했거든요. 올해는 꼭 출판 프로젝트에 선정될 수 있도록 연재도 시작하려고요. 작가 타이틀도 달아보겠습니다.
조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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