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보상과 승진 없는 회사, 열정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별별SOS] 113. 일은 잘 맞는데, 이직하자니 이력이 안 맞아요

2024. 06. 27 (목)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안녕하세요. 10년 차 직장인입니다. 매년 KPI 200% 이상 초과 달성했고, 인사 평가도 항상 잘 받았어요. 회사에 성과로 이바지했다고 자부합니다. 문제는 회사가 딱히 보상을 해주지 않고, 수평 문화라 승진도 시켜주지 않아요. 
대표 직속 부서인데 소수정예 팀이라 다니는 3년 내내 리더를 안 뽑았어요. 저와 연차가 비슷한 친구들은 이미 파트장, 차장, 팀장을 달고 관리자급으로 일하는데 저는 언제까지 실무자 역할에 머물러야 하나 해서 참 막막해요. 
그렇다고 이직을 하자니 이력이 걸려요. 제 연차 채용공고는 전부 리드급만 뽑거든요. 그렇다고 지금 연차보다 낮은 5~7년 차 공고로 눈을 돌리자니 경쟁이 너무 치열해요. 
회사 업무가 정말 잘 맞는 것도 이직을 고민하게 하는 이유예요. 이전 직장들을 떠올려보면 이렇게 신명 나게 일한 적이 있었나 할 정도예요. 보상도 중요하지만 제겐 재미와 케미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젠가 열정도 소진될 텐데, 그러고 나면 이직할 에너지마저 안 남을 것 같다는 불안감도 들어요. 
지금 이직을 하는 게 맞을까요? 다음 커리어는 어떻게 이어가는 게 좋을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요즘은 평생 한 회사에서 다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언젠간 적절한 시점에 이직을 하게 될 텐데요. 지금 하고 계시는 고민은, 현재 회사에서의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이직할 때 언제든 다시 고민이 될 문제일 거예요. 그래서 현재 회사에서의 상황부터 해결을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상황과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말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직(職)보다 ‘업(業)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여기서 ‘직’은 팀장처럼 직책이나 과장 같은 직위를 말하고 ‘업’은 ‘하는 일’을 뜻하는데요. 
현재 별별이님께서는 일이 재밌다고 하신 만큼 ‘업’은 확실히 찾으신 것 같아요. 평생 좋아하는 일을 못 찾아서 헤매는 분들도 많은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남들보다 앞서가고 계신 게 아닐까 해요. 
업을 따르면서 일을 하다 보면 직도 따라온다는 말처럼, 재밌게 하니 성과도 따라오고, 그러다 보면 더 나은 ‘직’으로의 ‘이직’도 어렵진 않을 것 같아요. 성과를 객관적으로 어필만 한다면 경쟁에서 뒤질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고요. 
다만 팀을 리드해본 경험은 어떻게든 쌓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굳이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방법들이 있어요. ‘리드급’이라는 말은 주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지, 이끌 수 있는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당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을 만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그 중 하나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경험을 쌓는 건데요.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별별이님께서 역제안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회사에서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만들어가 보시는 것도 좋을 방법이 될 것 같아요. 마음 맞는 팀원들을 모집해서 외부로 프로젝트를 해보고, 리드하는 경험을 만들어서 포트폴리오로 써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먼저 이직 제안을 받아서 성사된 케이스도 있더라고요. 
하나 더 걸리는 부분은 ‘열정’인데요. 우려하시는 것처럼 일하다 보면 한 번은 열정이 꺼지는 순간을 맞게 되는 것 같아요. ‘번아웃’이라 불리는 소진 증후군으로 힘들어질 때도 있고요. 혹여나 어떤 변수가 생겨서 상황이 반전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도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일 외적으로 개인적인 취미 등도 하면서 개인적인 마음의 공간도 미리 미리 잘 챙겨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처럼 어떻게든 진정으로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말씀드린 방법말고도 별별이님께 가장 맞는 길이 눈에 보이시리라 생각해요. 이직이든 내부에서 상황이 잘 해결되든 별별이님께서 가장 만족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되시길 저도 응원할게요!
 
⭐18년 경력 경영자
#P와 J를 오고 가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 서브 유형은 ‘불도저’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Z세대와 묶이기 미안한 초기 M세대
2가지 질문을 주셨는데요, 나눠서 살펴 봅시다. 첫번째 질문은 ‘지금이 이직 타이밍인가?’ 였어요. 제 판단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 입니다. 사실 별별이님도 이미 느끼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 느낌, 제가 논리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직 타이밍’을 잴 때에는 과거-현재-미래로 구분되는 다음의 3가지 상황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합니다. 첫째, 과거의 내가 이 회사에 이직한 이유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가? 둘째, 현재의 내 성과에 합당한 가치가 처우 조건으로 치환되어 인정 받고 있는가? 셋째,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가? 
별별이님 사연을 보면 이 중 2가지가 이미 무너진 상태입니다. 현재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 없고, 미래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승진이 어렵다고 하셨으니까요. 다만, 일이 주는 재미와 케미, 그리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등이 고민이신 것 보니, 아마도 과거의 별별이님이 이 회사에 기대하셨던 ‘일의 즐거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경우, 보통은 승진을 포기하고 실무자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회사에 계속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니오. 아닙니다. 저는 고용주인 경영자이지만, 피고용자인 동료들에게 단호하게 말하곤 합니다. “성과를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한 환경에서는 반드시 한계가 온다” 라고요. 열정페이 지불해가며 버텨내려면, 그 만큼의 거대한 가치와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게 있다면 보통은 사연 속에서 읽히기 마련인데, 아쉽게도 별별이님 이야기에서는 그런 내막이 안보이는군요.
두번째 질문으로 가봅시다. 그렇다면 다음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 가는게 좋을까요? 10년 쯤 일한 지금이 타이밍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일할까’에 대해 이제는 결정해야 합니다. 
관리자가 되고 싶은지, 실무자가 되고 싶은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제 와서 실무자의 길이 있냐고요? 있습니다. 대기업으로 가면 됩니다. 대기업에서 시니어 실무자로 일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모든 직장인이 임원이나 부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엔지니어나 마케터 중에서는 프로페셔널한 시니어 포지션으로 정년까지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 잘하고 성과 좋은 모든 직원이 좋은 관리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에서는 이런 프로페셔널 트랙을 제공하곤 합니다.
반대로 관리자 트랙을 타고 싶다면, 이번 이직 타이밍을 활용하여 작은 회사더라도 관리자 포지션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어떤 분들은 작은 회사에서도 시니어 실무자로 일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곤 합니다. 이론 상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작은 회사가 시니어 실무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죠. 시니어 실무자가 필요할 만큼 어려운 일이 없으니 굳이 인건비 더 써가면서 시니어를 채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설령 연봉을 포기하겠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팀장이 실무를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관리자도 아닌 시니어 실무자를 뽑을 이유가 없습니다. 
질문 주신 2가지는 여기까지 이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았죠. 이직 타이밍인 것도 알겠고, 커리어 방향성에 따라 다음 선택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도 알겠는데… 그래서 이직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재 별별이님 연차를 생각하면, 경쟁력 있는 이직을 위한 준비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우선 실무자 vs. 관리자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시니어 포지션이기 때문에, 양과 질을 모두 갖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리드해본 경험들이 포트폴리오에 쌓여 있어야 합니다. 실무자 중에서도 작업과 성과를 리드하는 실무자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여기에, 관리자 포지션으로 이직하시고자 한다면, 작은 규모라도 피플 매니징 경험이 요구됩니다. 2~3명이어도 좋으니 팀을 이끌어 본 경험이 필요합니다. 마침 현재 회사에서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리더가 없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별별이님은 지금까지 성과가 좋으셨으니 대표님께 팀을 한번 맡겨 달라고 제안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좋은 방법 정도가 아니라, 이게 지금 상황에서는 최고의 옵션입니다. 이미 즐겁게 일하고 계시는 회사니까요.
만약 관리자가 되고 싶은데 현재 회사에서는 어렵다고 한다면, 이직으로 방향을 틀어서 팀 세팅부터 시작해야 하는 1인 팀장 포지션이나 팀원이 2~3명인 작은 조직의 리더 포지션을 집중적으로 노려보세요. 피플 매니징 난이도가 낮은 회사들입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당장의 피플 매니징 경험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면접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관계, 타부서와의 협업, 업무 주도성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면서,  ‘이 사람은 피플 매니징도 잘하겠다’라는 판단을 통해 오퍼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끝으로, 지금 별별이님의 업무 방식, 그러니까 대표와 직접 소통하면서 작업을 진행하는 구조는 다음 커리어에서 은근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팀의 리더들이 해야 하는 업무 중 하나가 경영진과 실무자 사이에 껴서 교통 정리 하는 일이니까요. 리더는 아니더라도, 이미 리더의 업무 방식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라면 올 한해는 ‘내 작업’으로 챙길 수 있는 프로젝트로 성과를 내면서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겠습니다. 이걸 꾸준히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헤드헌터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접점을 열어둘 것 같아요. 잡플래닛, 링크드인, 리멤버 같은 곳들 말이죠. 본격적인 이직 타이밍으로는 내년 상반기를 추천합니다.


 

성과 인정 회사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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