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카카오vs네이버, AI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카카오, AI 브랜드 '카나나' 발표...네이버 '클로바'와 비교해보니

2024. 10. 24 (목)

카카오 네이버 AI 비즈니스 전략 비교


바야흐로 AI의 시대입니다. 전 세계 IT 기업들이 AI 기술 속에서 비즈니스 성장의 활로를 찾고 있죠.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소비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비즈니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국내 IT기업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AI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올 상반기 불거진  오너리스크로 역대 최악의 위기에 처한 카카오는 AI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발 빠르게 AI 레이스를 시작한 네이버도 수익모델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인데요.
 

두 기업은 각각 어떤 AI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이들이 그리는 미래 AI는 어떤 모습인지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카카오: 효율 추구형 B2C AI 서비스 

카카오의 AI 비즈니스 전략은 ‘B2C(Business to Customer)’ 그리고 ‘효율’로 요약됩니다. 지금의 카카오를 있게 한 개국공신 카카오톡의 뒤를 이어, 전 국민의 대화를 더 풍부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줄 AI 대화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인데요. 이외에도 기존 카카오 계열 B2C 서비스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효율적 접근으로 수익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카카오는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If kakao) 2024’를 열고 카카오 그룹의 기술 비전과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행사 첫날인 22일, 기조연설에 나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통합 AI 브랜드인 ‘카나나(kanana)’를 최초로 소개했는데요. 

카카오는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생성형 AI모델을 △언어 모델(LLM) 3종 △멀티모달 언어모델(MLLM) 3종 △비주얼 생성 모델 2종 △음성 모델 2종  등 총 10종의 라인업으로 구축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 모델인 중소형 LLM ‘카나나 에센스’는 비슷한 크기의 글로벌 언어모델과 견줘 성능 수준이 동등하며, 한국어 처리 능력은 월등히 뛰어나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입니다.


카나나 AI 모델은 카카오톡과는 별도로 새롭게 출시될 대화 플랫폼 ‘카나나’ 앱에 적용됩니다. 신규 앱에서 카나나는 개인 메이트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 두 가지 캐릭터로 구현돼 각각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그룹 단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1:1 대화 형태인 기존 AI 서비스들과 달리, 카나나는 그룹대화에서도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친구와 대화하듯 AI가 나와 대화하면서 감정과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페르소나로 관계형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할 것이라며 “카나나를 올해 연말 사내 테스트 버전으로 출시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카나나는 개인 맞춤형 선물 추천(카톡 선물하기), 맞춤형 광고, 자율주행 택시(카카오모빌리티),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카카오페이이) 등 다양한 계열사 서비스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다만, 자체 AI 모델 외에도 오픈소스 모델, 글로벌 언어모델의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을 두루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Model Orchestration)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100% 자체 기술에 목매지 않고 더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겠다는 의도입니다. 

카카오는 2021년 선보인 AI 모델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 2.0’을 지난해 선보이려 했으나, 완성도 문제 등을 이유로 발표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코GPT 2.0 개발을 주도한 김일두 전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퇴사하면서 주요 개발 인력 일부가 함께 이탈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는데요. 카나나 서비스에 기술 개발 투자 부담이 덜한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을 채택한 데는 이 같은 내부 사정이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자체기술로 B2B를 넘어 글로벌 진출


카카오보다 한 발 앞서 AI 비즈니스를 본격화한 네이버는 사뭇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왔는데요. 2021년 한국 최초이자 전세계에서 3번째로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해 선보인 데 이어, 2023년 8월에는 더 많은 학습 데이터와 성능을 갖춘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했습니다. 

하이퍼클로바X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B2C뿐만 아니라, ‘B2B(Business to Business)’에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했는데요. 네이버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기업용 협업툴 ‘네이버웍스’ 등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기업 고객에 최적화한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올 8월까지 하이퍼클로바X와 관련해 기업·기관과 맺은 업무협약(MOU)은 약 70여건에 달합니다. 

하이퍼클로바X 출시와 동시에 선보인 AI 특화 서비스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역시 B2B 시장을 정조준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기업 고객에게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API 형태로 제공합니다. 고객사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활용해 업무 툴부터 챗봇, 생성형 AI 서비스, 데이터 변환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죠. 타 글로벌 언어모델을 자사 AI 서비스에 적용하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자사 언어모델을 타사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식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죠.


그런가하면, 자국 언어 기반의 소버린 AI*를 구축해 본 경험과 역량을 십분 발휘해 글로벌 AI 솔루션 사업에도 나섰습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MOU를 맺은 건데요. 네이버는 사우디가 아랍어 기반의 LLM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전 과정에서 협력할 예정입니다.

 

*소버린 AI: 각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하여 그 국가나 지역의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

네이버는 다음달 11-12일 이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단 24(DAN 24)’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AI 서비스와 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내 AI 대표 기업의 격에 걸맞은 혁신을 새롭게 선보일지 주목됩니다.



카카오의 카나나 출시로 국내 IT 투톱 기업의 AI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인데요. 외부의 LLM 기술과 자체 기술을 조합해 자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카카오, 자체 LLM 기술로 외부 기업에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이버. 상반된 전략으로 AI 수익화에 나선 두 기업 가운데, 여러분은 어떤 기업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시나요?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