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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근무 시간과 회사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

[주4일제 될까?][인터뷰] 메세 안성준 대표, 여주영 팀장

2021. 03. 30 (화) 16:41 | 최종 업데이트 2021. 04. 05 (월) 09:39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는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 다양한 근로 형태의 실험이 이뤄졌다. 그리고 시작됐다. 주4일제 근무에 대한 논의가. 이미 해외에서는 주4일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일부 기업은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주일은 7일, 이중 4일만 일하는 건 어떨까? '생각만해도 좋다'는 이들도, '설마 가능할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터. 16년 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때도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은 있었지만 주5일제는 일상이 됐고, 세상은 망하지 않았다. 다만 일하는 방식의 차이가 생겼을 뿐. 그래서 잡플래닛 <컴퍼니타임스>는 근로자와 경영자와 인사담당자, 그리고 이미 주4일제를 시행중인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물어봤다. "주4일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결국 고민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다.
[주4일제 될까?]

[근로자설문] 주4일제 97%가 찬성…단 조건이 있다
[경영자・인사팀설문] 대표님·인사팀이 주4일제 망설이는 이유
[경험자설문] 주4일제 해보니 "5일 출근 못하겠다"
[주4일제 대안은?] 쉽지 않은 주4일제…"다양한 고민 필요"
[주4일제 기업 인터뷰① 메세] "근무 시간과 회사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
[주4일제 기업 인터뷰② 메세] "대세는 주4일, 회사도 근로자도 윈윈"
[주4일제 기업 인터뷰③ 여기어때] "4.5일과 5일…집중력의 차이"
 
봉제 인형 및 캐릭터 상품 제조 업체 '메세'(링크)는 2019년부터 주4일제를 시행 중이다. 메세는 2016년 하반기부터 금요일 오전만 일하는 주4.5일제를 시행해 왔는데, 이를 2년 전 주4일로 전환했다. 급여나 연차 삭감은 없는, '이상적인 형태'의 주4일제다.

주4일제 도입에 우려를 표하던 직원들도 이제는 이에 잘 적응해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은 주4.5일제, 주4일제를 수년 전부터 도입해 유지하는 메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어려움은 없었을까. <컴퍼니 타임스>가 메세를 찾아 안성준 대표와 경영지원팀 여주영 회계팀장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안성준 대표는 메세를 설립하기 전 독일에서 4년 정도 지낸 경험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건 '휴식이 많다'는 점이었다. 한국이 일주일에 6일 일하던 그때부터, 독일은 주5일이 당연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여름 휴가 등 국가 차원 휴가도 많았다. '저러면 일은 언제 하나' 싶었지만, 독일의 경제 지표나 생산성은 나날이 커져 가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독일의 일하는 문화는 한국의 일하는 문화와 자연스레 비교가 됐다. 한국에 들어와 회사를 차리고서도 효율성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들은 부장·팀장이 퇴근을 안 하니 야근이 자연스러워졌고, 일을 끄는 습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는 굳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며 직원들의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처음에는 매달 첫째 주, 금요일 오전만 일하는 '메세데이'를 만들어 시행해 봤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기에 2016년 하반기부터는 매주 금요일 오후를 쉬는 주4.5일제를 도입했다. 2년 동안 주4.5일제를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부터는 금요일에 일하지 않는 '주4일'로 전환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주4일제로 전환을 반길 줄만 알았던 직원들은 우려를 표했다. '급여 삭감'을 걱정했고, '야근이 증가하고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불안 요소가 있었다. "회사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닌데 하지 말자"고 적극적으로 반대한 직원도 있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주4일제를 적극 추진했다. 급여는 삭감하지 않았고, 유연한 출퇴근을 통해서 야근 등 우려를 잠재우려 노력했다.

주4.5일제에서 주4일제로의 전환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초기에 어리둥절하던 직원들도 업무 집중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적응하기 시작한 것. 도입 전에 걱정했던 매출 감소도 기우였다는 게 드러났다. 주4일제를 정식으로 도입하기 전인 2017년 대비 2020년의 매출액은 49%나 증가했다. 신규 사업 확장과 신제품 출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안성준 대표는 "회사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매출 증진도 그렇고 신제품이 나오더라고요. 예전에는 회사 자체 캐릭터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체 IP(Intellectual Property, 캐릭터 재산권)가 있어서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있어요. 원래는 외주를 많이 해 왔는데, 회사의 패러다임이 바뀐 거죠. 제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종류 사업까지 확장하게 됐어요. 외주 작업이 줄어드는 대신 자체 상품이 늘었기 때문에 매출의 질도 향상됐고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봐요. 주4일제 영향이 크죠." (안성준 대표)

주4일제 도입 후 퇴사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20년 퇴사율은 10% 수준. 도입 전과 비교할 때 20~30% 이상 줄었다. 중소기업 평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현재 직원들 중 절반 이상은 5년 이상 메세를 다닌 장기근속자다. 주4일이 주는 메리트가 있다는 방증이다.
 
◇ "직무에 따른 차이는 풀어야 할 과제, 그래도 주4일 포기 안 해"
주4일 근무가 잘 정착된 듯한 메세에도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직무에 따라 주4일제를 활용하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메세의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금요일에도 배송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탓에 '주5일' 근무하고 있다. 안성준 대표는 이 같은 간극을 인지하고 있으며,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사업 특성상 일부 직무에서 주5일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직원들 사이에 근무 환경 차이가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은 연봉으로 보상하거나 신규 인력 투입을 통해 당연히 해소해야죠. 4일 이내에 도저히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때도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부당함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예요." (안성준 대표)

"경영지원 업무를 하다 보니 누가 금요일에 일하는지 쉽게 알게 돼요. 실제로 (주4일제가)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고요. 앞으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죠. 연봉으로 보상한다고 해도, 직원들 서로의 연봉을 모르니까 이게 보상을 받고 있는 건지 아닌지 알기가 어려워요. 공식적으로 모두가 인정할 수 있게 공평한 혜택을 주고 보상해 주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는 시점인 것 같아요." (여주영 팀장)


메세 경영지원팀이 <컴퍼니 타임스>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사항이 지적됐다. 직원들은 '주5일 근무에 대한 보상 마련', '금요일 출근 시 회사 간섭 자제' 등을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헤쳐 나가는 중이지만, 그럼에도 메세는 주4일제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사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성준 대표는 "제품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니까, 제품 10개 만드는 것보다 정말 괜찮은 제품을 하나 만들어 사업적으로 풀어가는 게 메리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4일제 도입을 고려하는 회사들이 명심해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안성준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주4일제는 스톡옵션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에게 좋은 동력,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도입 초기에 투입될 수 있는 비용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죠. 단지 근무시간이 줄어든다는, 눈에 보이는 것만 봐서는 안 됩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대체인력이나 추가 업무 등 직·간접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거든요. 직무 때문에 주4일을 시행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공평한 보상도 필요합니다. 회사가 개인별로 근무 스케쥴을 형평성 있게 조정해 줄 필요가 있어요." (안성준 대표)

주4일제 도입에는 경영진의 결심도 필요하지만,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주4일을 복지보다는 제도의 차원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 제도에 잘 적응하며 활용할 수 있는 주체적인 사람이라야 '완전한 주4일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주4일제는 직원들의 잠재력을 잘 표출할 수 있게 도우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도 좋지만, 회사에도 분명히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겁니다. '주4.5일'을 먼저 해 보시고 '주4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 달이나 한 분기만이라도 시도해 보시면 좋겠네요. 아, 했다가 되돌리기는 힘드려나요.(웃음)" (안성준 대표)

"주4일제와 같은 복지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분들이 메세로 오신다면 회사도 직원도 함께 만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 분이라면 일도 잘하실 테니까요." (여주영 팀장)


메세는 '근무 시간과 회사의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확신했기에 주4일제를 시행할 수 있었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고, 고객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어찌 보면 너무 진부한 문장이 메세에는 꼭 들어맞는 듯했다.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
[주4일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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