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회사,구글 따라해도 구글처럼 안되는 이유

[인터뷰]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인터뷰②

2021. 04. 02 (금)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인터뷰]
분노만 남는 인사평가…'목표·기준'이 없다
우리회사,구글 따라해도 구글처럼 안되는 이유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성장의 방법
 
인사 평가를 둘러싼 논안에, 기업은 억울할 것도 같다. 잘한다는 기업의 평가 방법을 찾아 따라도 해봤고, 조직원들에게 방법을 물어 하자는데로 바꾸기도 했다. 나름 고민을 거듭해 만든 제도지만 조직원들은 여전히 불공정하고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는 "본질을 잊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은 역시 기본과 철학이다. 
◇ 잘 나가는 기업 따라하면 좋아질까? "유행따라 따라하는 건 그만"
"따라하는게 가장 쉽죠. 하지만 본질을 봐야해요. 구글의 평가 방식은 구글의 업의 본질을 잘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선택한 방식일 뿐이에요. 우리는 조직 문화도 체계도 다른데 따라한다고 잘 되겠어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유행하자, 기업들은 너도 나도 직급 체계를 없애고 줄였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이뤘을까? 

"물론 좋은 의도였죠. 과거에는 높은 사람이 지시하면,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고 직원들이 따르는 식이었다면, 이렇게 하지 말고 모든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게 취지였던 거잖아요. 

하지만 실제 그런 환경이 만들어졌나요? 여전히 회의에 들어가면 높은 사람이 말을 하고, 직원들은 듣고, 똑같은 곳이 많아요. '대표와의 대화'를 한다면서 인사팀이 미리 질문을 받고 답을 정해두는 곳들도 여전하고요. 예전에는 일사분란함이라도 있었지만, 직급이 없어지면서 그마저도 없어지기도 하고,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진 곳도 많아요. 남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하다보니 이렇게 된거에요

구글의 수평 문화를 많이 얘기하는데, 구글은 직급체계만 13개가 있어요. 하지만 직원들이 느끼기에 직급은 '위아래'의 개념이 아닌거죠. 각자 역할의 차이일 뿐이에요. 역할에 따른 직급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으로 이뤄진다는게 핵심이에요. 이런 본질을 배워야하는데 형식만 따라하다보니 제대로 적용이 안되는거죠. 

물론 좋은 것은 배워야죠. 하지만 벤치마킹은 우리의 철학과 목표가 명확할 때 비교 대상을 찾아 필요한 것을 배우는 거예요. 우리만의 철학이 없다면 벤치마킹은 그냥 따라하는 것에 불과한거죠. 이건 오히려 조직을 더 안좋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요."
◇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사람이 아닌 행동을 평가하라"
따라하는 것도 문제고, 그렇다고 이대로 둘 수도 없는 일. 기업이 목표와 평가의 기준을 세웠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사람이 아닌 행동을 평가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이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하는,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임을 잊지 않는게 중요해요. 못한다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한다고요. 

나아져야 하는 것은 직원의 행동, 즉 업무잖아요. 그렇다면 평가와 피드백은 사람이 아닌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죠. 그래야 평가가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까요? 직원이 경쟁PT에서 실패를 했다고 해보죠. 실패했다고 비난하고 인사평가 점수를 낮게 주면, 이 다음 PT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까요? 평가에 대한 자괴감, 불만만 남을 가능성이 커요.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실패라는 결과를 바꾸기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게 평가고 피드백이에요. 

물론 이를 위해서는 평가자가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이런 평가 시스템이 조직 내에 갖춰져 있어야겠죠. 평가에서 평가자, 조직장이 뛰어나야 하는 이유에요. 조직이 만들어야 하는 평가 시스템이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일어날 수 있도록하는데 초점을 둬야하고요. 

사실 좋은 평가를 하려면 좋은 방식의 평가를 받아봤어야하는데, 지금의 평가자들은 이런 철학이 담긴 교육, 피드백 등을 경험해 본 이들이 많지 않아요. 회사에 제도화돼있지도 않고요. 이걸 잘한다고 평가자가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할 이유가 없는거죠. 회사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요." 
◇ "기업의 철학과 목표를 공유할 때 동기부여 가능…결론은 '소통'"
그럼 평가자만 제대로 교육하면 좋은 평가를 해낼 수 있을까? 황 대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구성원이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어요. 구성원이 우리 조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조직장에게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전체 회사의 목표와, 우리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알려주고, 개개인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 때, 내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내 목표를 완수했을 때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까지 이해가 깔려있을 때, 그리고 평가와 보상이 기대한대로 이어질 때, 조직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어요. 

그런데 윗 사람 몇몇만 이런 것을 공유하고 조직원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 동기 부여를 받아야 하는 건 조직원들인데도 불구하고요. 그러니 아무리 공정하게 평가를 했다고 해도 불만이 나오죠. 결국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이런거에요. 결국 핵심은 내부 소통에 있어요. 기업이 소통이 잘된다는 건 이런 거예요."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인터뷰]
분노만 남는 인사평가…'목표·기준'이 없다
우리회사,구글 따라해도 구글처럼 안되는 이유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성장의 방법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