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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전문지식'을 묻는데…모르겠다!

[JP요원의 면접tip] 직무 면접에서 모르는 질문에 답하는 법

2021. 08. 18 (수) 18:10 | 최종 업데이트 2022. 11. 01 (화) 11:04
일하기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관문, 면접이죠.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은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지만, 답이 없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세간에는 각종 모범 답안이 떠다니지만, 모범 답안대로 말하면 너무 뻔한 답변이라 이제는 모범 답안이 아니라 금지 답안이라는 애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난감한 것이 면접 준비일 텐데요.

이럴 때 먼저 고민해봐야 할 것은 질문의 '의도' 아닐까요?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나만의 정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부족한, 혹은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지금도 그 질문의 의도와 정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컴퍼니타임스>의 JP요원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 방향을 정리해봤습니다.
Q. 이거 알아요? 이 문제 한번 풀어보세요
면접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정답이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각종 전문 지식에 대한 질문들이죠. 반도체나 금융, 바이오, IT 등 전문성이 중요한 업종들, 또 직무에 따라 업무를 수행 할만한 지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무 면접을 따로 진행하기도 하고요. 

물론 다 아는 얘기들이라 술술 답변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막상 현업의 전문가들이 던지는 수준높은 질문들을 면접자가 다 꿰고서 답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나 신입이나 주니어 연차라면 더 힘든 일이겠고요. 열심히 준비했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죠. 

면접에서 어려운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모르겠을 때,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 면접관이 직무면접에서 보고싶은 3가지…'기초지식·가능성·태도' 
먼저 직무면접에서 면접관이 무엇을 보려는 건지 생각해봅시다. 

직무면접에서 면접관이 확인하려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직무 관련 기초 지식, 얼마나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가능성(잠재력), 마지막으로 문제를 대하는 태도인데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가장 최악의 자세는 포기하는 것입니다. 실제 문제를 못 풀었는데도 합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직무 면접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것만이 합격의 유일한 조건이 아니라는 거죠. 

정답이 있는 문제를 모른다고 포기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포기하는 순간 알고 있는 직무 기초 지식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마저 날려버리기 때문입니다. 직무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충분히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 회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경력직의 경우 물론 그 기준이 높을 순 있지만,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자리에서 그 기준은 상대적으로 낮을 겁니다. 누가 점수를 많이 따느냐보다 과락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선을 다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공 지식, 전문 지식을 최대한 어필해야 합니다. 
◇ "모르면 배우면 되지…중요한 것은 태도와 가능성"
페이스북의 디자인 부문 부사장이자 '팀장의 탄생'의 저자 줄리 주오는 자신의 책에서, 초보 관리자 시절 당시 대학원을 갓 졸업한 톰이라는 지원자를 면접봤던 경험을 풀어놨는데요. 

"첫 번째 문제를 제시하자 그는 매직을 쥐고 화이트보드에 해법을 써 내려갔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게 보였다. 톰은 몇 가지 깊이 있는 질문을 던졌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자 손을 멈추고 한 발짝 물러나 떠오르는 생각을 소리 내어 말했다. 

그날 그는 내가 제시한 문제들을 다 해결하지 못했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집에 돌아가면 노트를 펼쳐 놓고 기어이 해법을 찾아낼 때까지 씨름할 것 같았다. 딱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지원자들만큼 문제를 잘 풀지는 못한 그에게 '합격' 표를 던졌다… 그는 그저 똑똑하기만 한 게 아니라 남다른 근성과 사고의 깊이가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같이 일해보고 싶었다." ('팀장의 탄생' 중)

톰은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줄리 주오는 면접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에 주목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톰이 보여준 끈기와 생각의 깊이, 즉 그의 가능성을 발견해 높은 점수를 준 것인데요. 

사실 면접관들도 현업과 관련된 질문을 하며 '면접자가 답을 모두 알아야지만 합격시키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실제 오랜 시간 현업에 종사해야 알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전문 지식은 입사 후에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고, 부족한 점은 채워나가면 됩니다. 면접관도 압니다. 면접관도 사회초년생이던 시절이 있고, 일하며 배워나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답을 알고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면접자가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을 때 어떻게 문제해결을 해 나가는지에 대한 태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부족한 것을 배워나가려는 자세일 겁니다. 문제를 잘 풀지 못한 톰에게 합격장이 쥐어진 이유는 여기에 있는 거겠죠. 
◇ "정답은 모르지만…문제해결을 위한 논리와 열정을 보여주자"
정답을 알지 못해도 합격이 가능한 이유는, 사실 신입사원은 어차피 다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면접관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결국 '지금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잘 배워나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모르는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면접관에게 설명하며 자신이 막힌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면접관에게 던진다든지, 자신이 접근했던 방법들을 설명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면접관에게 던지는 질문의 날카로움, 접근 방법의 논리력,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열정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르는 것을 억지로 아는 척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는 것은 충실히 답을 하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어떻게든 아는 것처럼 보이려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하면, 우리 다 알잖아요. 전문가들이 보면 더 잘 보이겠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세요. 다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깊이있는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고, 모르는 것은 배워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어필해보세요. 열심히 배울 자세가 된 직원을 싫어할 상사는 없을 테니까요. 

여기에 하나를 더 한다면,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덧붙이는 것도 좋습니다. PT면접의 경우 2~3개의 주제 단어를 면접자가 고르게 한 뒤, 그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쉽게도 모르는 문제가 나왔다면 "비록 정답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 문제를 고른 이유는 회사가 하고 있는 어떤 사업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 요소이기 때문입니다"같은 멘트를 덧붙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회사 중심적 사고와 목표지향성 등을 답변에 녹여낼 수 있다면 가산점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