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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물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JP요원의 면접tip]단골 질문은 이유가 있다…신세한탄 하자는게 아니라

2021. 12. 29 (수) 13:43 | 최종 업데이트 2024. 03. 22 (금) 16:20
일하기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관문, 면접입니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은 공부하면 된다지만, 답이 없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죠. 각종 모범 답안이 있다지만, 모범 답안대로 말하면 너무 뻔한 답이라 이제는 금지 답안이라 하기도 하고요.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질문의 '의도' 아닐까요?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나만의 정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부족한, 혹은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지금도 그 질문의 의도와 정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컴퍼니타임스>의 JP요원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 방향을 정리해 봤습니다.
※ 이런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왜 자꾸 내 삶에 힘든 경험을 물어보는지 모르겠다"…싶은 분
- "나 진짜 그때 힘들었는데…물어봐서 답했더니 그 얘기만 하면 면접관 표정이 별로 안좋아지는거 같은데 나만의 오해인가?"…싶은 분
- "평범하고 평탄했던 내 인생, 별로 힘든 일 없었다는데 왜 자꾸 물어봐?"…싶은 분
Q.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묻는 질문은 면접뿐 아니라 자소서 단골 항목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을 받으면 어떤 일들이 떠오르시나요?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때, 아니면 군대에서 내 소중한 젊음을 바치던 그때? 갑자기 부모님이 아프셨다거나 집안의 사업이 어려워졌다면 역시나 힘든 경험이었을 겁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사고로 몸이 다쳤을 때, 어쩌면 불확실한 미래에 막막하고 답답한 취업 준비 중인 지금 이 순간일 수도 있겠네요.

'그럭저럭 무난하고 평탄한 내 인생,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는데?' 싶을 수도 있겠고요.

'힘들다'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인 만큼, 이 모든 경험들을 오답이라고 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이 알고 싶은 것이 정말 이것일까는 한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답변을 고민하기에 앞서 면접관들은 왜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요? 우리가 언제 봤다고, 다시 볼일 없을지도 모르는 사이인데, 내 힘든 인생 이야기를 듣고 위로해 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면접관님,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요?
A. "누가누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나를 물어보는 질문이 아닙니다" 

가끔 이 질문을 '내 인생 절체절명의 위기'나 '인생의 고비', '누가누가 더 힘들게 살았는지 겨뤄보자'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보다 신세한탄을 하거나, 그때 그 힘들었던 감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지원자들도 있고요.  

'순탄하기만 한 내 인생 어찌하라고 할 말이 없다!' 답답해하는 이들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일견 당연하게도 면접관들이 지금 정말 인생이 고달팠던 사람을 찾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여기는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면접 자리니까요. 

이 질문에는 생략된 것이 있습니다. 면접관은 "인생에서 힘든 경험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지만, 진짜 질문은 "인생에서 힘든 경험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으며, 또 다른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준비가 된 인재입니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도대체 왜 물어보나 싶은 이 질문이 취업 시장에서 단골 질문인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 지원자가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어떤 방법을 통해 극복해냈고, 이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알고 싶은 겁니다. 

회사 일이라는 게 마음대로 잘 풀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분명 일을 하면서 업무적인 어려움도 생길 것이고 좌절을 겪게 될 겁니다. 면접관이 알고 싶은 것은 "이 사람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해 본 적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를 과거의 경험을 통해 짐작해보고 싶은 겁니다. 

그러니 이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거나, 누가 들어도 탄식을 자아낼만큼 처절한 경험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또 같은 이유로 '내 인생에서 힘든 일 같은 것은 없었다'는 답변 역시 면접관이 기대한 답변은 아닐 가능성이 크고요.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취업 면접을 보는 20~30대에게 인생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물론 개인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입시나 군대, 자격증 시험 준비 같은 것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취업 컨설턴트들은 이런 입시나 군대, 자격증 시험 같은 경험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데요. 

라이프 사이클에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는 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어야 만 하는 일들이라 면접관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 가능성이 커서 그렇습니다. 단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삼수를 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는 얘기를 수험생을 둔 부모일지도 모를 면접관이 들으면 '다들 겪는 대학 입시, 그 뒷바라지하느라 네 부모가 더 힘들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물론 '절대 안된다'고 할 수는 없는데요. 예를들어 '내가 목표로 한 미래를 위해 꼭 그 대학, 그 전공을 공부하고 싶었다. 삼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벌면서 학업에 매진했다. 하루에 1~2시간 밖에 잠을 못자기도 했고,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갔고, 결국 이룰 수 있었다'는 스토리를 듣고 '남들 다 하는 입시가 힘들었다니 엄살이 심하군' '면접에서 입시 얘기를 하다니 탈락' 식으로 생각하는 면접관은 없을테니까요. 


"내 의지와 노력을 통해 주체적으로 해결한 과정, 이를 통한 배움이 핵심"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내 의지와 노력', 즉 나의 주체적인 해결 과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시간이 흘러 결국 해결이 됐거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결론이 난 경험은 나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기 힘듭니다. 

예를들어 이직 면접을 보다보면 '가족의 아픈 경험'을 말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전 회사에서 승진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셨다. 가족을 위해 회사와 승진을 포기해야 했다'는 식의 경험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누가 들어도 '힘들었겠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어떤 주체적인 노력과 의지가 있었는지, 이를 통해 어떤 역량을 키웠는지 보여줄 수 있느냐입니다. '자기 희생적'인 이야기는 인간적으로 공감이 가고 위로하고 싶긴 하지만,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할 동료를 찾는 자리에서 이런 경험은 면접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냉정한 누군가는 '또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테고요. 

결론적으로 갓 대학을 졸업한 취준생이라면 교내 프로젝트 경험, 동아리 활동 같은 언뜻 소소해 보이는 경험도 괜찮습니다. 경력자라면 회사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나 각종 업무에서 생겼던 일도 괜찮을 거고요. 


"이런 이유로 내게 힘들었던 그 일, 나는 어떻게 극복해냈나…이왕이면 인재상까지 살펴보자"


이 경우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이 내 기준에서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겁니다. 핵심은 왜 힘들었는지를 설명해 면접관의 공감을 얻어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를 통해 나의 위기 극복 능력에 대한 인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어떤 경험'보다 '왜 힘들었는지' '어떻게 스스로 극복했는지'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고요. 

한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회사의 '인재상'까지 고려해보는 겁니다. '창의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라면 힘든 상황에서 나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한 경험을, 원칙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라면 원칙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이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경험, '끈기'를 중시하는 회사라면 불굴의 의지와 끈기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교내 학보사 활동을 했는데요. 발행을 앞두고 교지 광고가 다 빠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광고는 제 담당이었고 당장 인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만약 이 일이 해결이 안되면 최악의 경우 교지가 발행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약 2주 동안 동아리방에서 살다시피 하며 하루에 수십 통의 전화를 하고 직접 주변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해 다른 광고주를 섭외하는데 성공, 결국 예정에 맞춰 교지를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이미 섭외한 광고주라도 꾸준히 연락하며 관리해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이를 팀원들과 공유해 광고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 이런 일이 더이상 발생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교지 광고가 빠진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다고?" 싶으신가요? 직장인의 관점에서 생각해봅시다. 프로젝트 발표를 수일 앞두고 갑자기 광고가 다 빠졌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갑자기 발생한 위기 상황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포기할 수도 있는데, 자신이 맡은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지와 끈기, 책임감이 엿보이지 않나요? 

업무를 하다보면 비슷한 위기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죠. 직장생활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봤을 면접관 역시 비슷한 경험이 분명 있을 겁니다.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래 그때 나도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해결하느라 고생 좀 했지' 공감이 가지 않을까요? 

면접은 면접일 뿐입니다. 오은영 선생님 앞에서 내 고민을 털어놓는 자리도 아니고, 친한 친구 앞에서 내 인생에 대해 위로와 공감을 받는 자리도 아니고요. 면접은 면접관 앞에서 내 업무 능력을 어필해야 하는 자리, 이 자리에 적합한 딱 그정도의 이야기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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