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면접관이 물었다 "다른 직무 제안하면 어쩔?"

[JP요원의 면접tip]알쏭달쏭 이 질문, 함정일까? 면접관의 속마음은?

2022. 01. 18 (화) 14:01 | 최종 업데이트 2022. 11. 01 (화) 11:10
일하기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관문, 면접입니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은 공부하면 된다지만, 답이 없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죠. 각종 모범 답안이 있다지만, 모범 답안대로 말하면 너무 뻔한 답이라 이제는 금지 답안이라 하기도 하고요.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질문의 '의도' 아닐까요?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나만의 정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부족한, 혹은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지금도 그 질문의 의도와 정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컴퍼니타임스>의 JP요원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 방향을 정리해 봤습니다.
 
※ 이런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 각종 채용 면접을 앞두고 있는 분
- "진짜 가고 싶은 회사 면접이 잡혔다" 면접 준비 제대로 해봐야지 싶은 분 
- "그때 떨어졌던 그 회사, 이런 질문을 받았었는데…" 지금도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이상하게 면접만 보면 떨어지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는 분
Q. 지원한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 제안을 받거나, 다른 직무에 배치를 받으면 어떻게 하실래요? 


기업이 채용 공고를 낼 때나, 입사 지원을 할 때나, 신입이나 경력이나, 대부분 직무를 특정해두고 채용이 진행합니다. 그런데 종종 면접에서 지원한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를 제안받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지원자는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내가 이 직무에 얼마나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낚시 질문일까? 이 직무에 대한 나의 굳은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걸까?' 싶어서 '절대 싫다'고 말할까 싶다가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가 떨어지면? 일단 붙는 게 더 중요하지. 어떤 일이라도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해야지' 싶기도 하죠. 

하지만 정말 지원한 직무만을 바라보고 면접 자리에 앉아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직무도 괜찮다고 했더니 진짜 다른 일 시키면…그건 안 되는데' 싶기도 하잖아요.

그야말로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아니 지금 이 포지션으로 면접을 보고 있으면서 다른 직무를 맡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니, 면접관은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해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걸까요? 

면접관님, 왜 말을 바꿔요? 
 
A. "우리 회사, 이런 상황, 얼마나 이해해 줄 수 있겠니?"

먼저 어떤 경우에 면접관은 이런 질문을 할까 생각해 봅시다. 

이사람, A직무보다 B직무가 더 잘맞을 것 같은데?

첫 번째 가능한 이유는 면접관이 봤을 때 정말로 '지원 직무보다 '다른' 직무가 정말 더 잘 맞을 것 같아서' 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신입이나 저연차 주니어 면접에서 이런 경우가 있는데요. 사실 신입이나 주니어의 경우 지원 직무에 대한 역량과 경험 등을 자기소개서에 열심히 적어 놓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해당 직무에서 큰 성과를 보인 경험을 가진 이들은 적을겁니다. 신입이고 주니어잖아요. 

지원하는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지원하는 경우도 많고요. 쉽게 말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와 잘 맞을거 같아서' '좋아보여서' '요즘 이 직무가 대세던데' 같은 생각으로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면접관도 알고 있습니다. 많이 봤거든요. 

그러니 면접관 입장에서 '이 지원자는 A직무보다 B직무를 맡기면 잘 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죠. 마침 B직무도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그러니 더 적합해보이는 직무에 대한 당사자의 생각이 정말 궁금한 것일 수 있습니다. 

업무 경험이 좀 있는 지원자라면, '올 것이 왔구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그동안 자신의 업무 경험이 자신이 생각해도 A직무보다 B직무에 더 적합한 상황인 경우죠. 

이런 경우라면 회사의 상황이 반영된 만큼 직무 전환을 한다면 합격 가능성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지원자는 더 고민이 될겁니다. 직무를 바꾸고 싶어서 지원을 한건데, 다시 하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거니까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과 상황, 얼마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일까?

두 번째는 회사의 결정 사항에 대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고 싶은 것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인력을 적절한 곳에 배치해 관리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언뜻 생각해도 참 힘든 일일 겁니다. 

지금은 A직무를 맡았다고 해도 회사와 시장 상황에 따라 B직무로 옮겨야 하는 일도 생기죠. 일정 기간마다 직무를 바꾸는 직무순환제를 시행 중이거나, 부서 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회사도 있고요. 물론 당사자와 상의해 조정을 하겠지만 모든 직원들의 희망 사항을 다 들어줄 수 없는 상황도 생기죠. 

그런데 지원한 직무 이외 다른 직무는 절대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입사 후 인력 배치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후보자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 사람인지 궁금할 겁니다. 당연히 '나에게 A직무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의 강경한 답변을 들으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나중에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겠구나' 걱정이 되겠죠. 

그렇다면 '좋은게 다 좋다'는 방향으로 대답해야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세 번째 이유 때문인데요. 

세 번째는 해당 직무에 대한 지원자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싶은 마음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시키면 열심히 하겠다 뽑아만 달라"는 식의 대답은 묻지마 지원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면접 과정에서 지원한 직무를 잘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이를 통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비전과 포부에 대해 말하던 지원자가, 갑자기 '뭐든지 좋다'고 하면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 있죠. 

또 '좋다 다 좋다'고 말했다가, 자칫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떠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직무에 따라 근무 지역이나 앞으로의 회사 생활, 커리어의 전개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답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무에 대한 확신+긍정적인 사고+유연한 직업관'을 보여주자 

여기까지 살펴보고 나니 더 헷갈립니다. 그래서 좋다고 해야 하나 싫다고 해야 하나 더 고민이 됩니다.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면접관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사실 면접관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물어보는 겁니다.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면접관에게 물어봐도 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에게 지원한 것과 다른 직무를 제안하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직무에 더 잘 맞아 보인다"가 될 수도, 회사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직무를 바꿔서라도 합격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면접관의 설명을 응용해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라면 저 역시 말씀하신 직무를 고려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의 방향으로 답변을 시작해볼 수 있겠죠. 

물론 앞서 말한데로 낚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면접관이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으면서 왜 이 직무에 지원했나. 사실 직무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서 지원한 것이 맞나?" 식으로 공격을 할 지도 모르죠. 물론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결국 지원 직무에 대한 확신은 보여주면서도, 회사라는 조직의 상황과 의사 결정 과정을 충분히 존중하고 수용해줄 수 있는 유연한 인재라는 상반된 입장을 답변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를 아우를 수 있는 무난한 답변 방향은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A직무에 지원했습니다. 이를 잘하기 위해 이런 노력과 경험들을 쌓아 왔고요. 또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이런 성과를 내기도 했죠. 그래서 가장 희망하는 것은 A직무이고, 이를 맡아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다만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제가 원하는 일만 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경영진 입장에서도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 다른 직무를 제안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응당 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무 변경이 필요하다면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그 직무에서도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당장은 A직무가 아니라도 다른 업무들을 수행하다보면 경험과 노하우가 쌓일 것이고, 이는 추후 A직무를 맡아 수행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새로운 일을 해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역량과 흥미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다른 업무 경험을 통해 다양하고 폭넓은 업무 스킬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통해 제가 희망하고 있는 A직무를 맡을 기회가 왔을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면접관 속마음보다 더 중요한 것…"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면접관의 의도에 맞춰 무난한 답변을 찾아봤는데요. 사실 면접관의 속마음을 고민하기 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면접에 붙어야 일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일을 하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면접관의 속마음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라는 얘기입니다. 

"나는 이 직무에 얼마나 진심인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직무에 대해 확고한 의미과 가치를 이미 부여한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확신이 약하고 다른 기회에 열려있는 사람도 있겠죠. 

많은 사람들이 '일단 합격하고 안가도 되잖아. 붙고 나서 나중에 고민하지 뭐'라는 생각에 큰 고민 없이 "회사의 어떤 결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1순위 직무를 포기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어쩌면 '직무를 바꾸면 좋겠지만, 안바꿔도 괜찮은 후보자'일수도 있는데, 지원자가 '다 괜찮다'고 하는 바람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요. 

만약 정말 직무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정말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서 직무를 바꿔서라도 입사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혹시 직무 변경 없이 지원 직무로 합격할 가능성은 낮은가"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정말 지원한 그 직무의 일을 하고 싶고, 다른 직무로 우회하고 싶지 않다면, 합격 가능성이 조금은 낮아지더라도 "이 직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한다면 고민스러운 일이잖아요. 합격을 해도, 직무 때문에 입사를 고민하게 될 정도라면, 차라리 후회없는 도전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신입이나 주니어 연차라면 넓은 시각으로 직무를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세상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꼭 이것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하기에는, 사실 신입이나 주니어 연차에서 아는 정보는 한정적일 수 있고요.  

폭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면, 오히려 뜻하지 않은 순간과 장소에서 본인의 장점과 역량, 재능을 찾기도 합니다.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해봐야 아는 거잖아요. 직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나는 이 일 아니면 절대 안된다'고 마음을 굳히기 전에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내 천직을 찾기 위한 괜찮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올해는 꼭 원하는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을 수 있길 JP요원이 함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