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는 꼭 내야하는 걸까요?

[직원의 상황]
앉았다, 일어났다,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불안해 보이는 김 대리. 
결심한 듯 벌떡 일어선 그의 시선이 꽂히는 곳은 팀장님 자리인데,
아뿔싸, 자리가 비었습니다.
누가 봐도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수상한데요. 
무슨 일이 있는걸까요? 

[팀장의 상황]
요즘 기분이 쎄합니다. 
일잘하던 직원의 일하는 모양새가 전같지 않았거든요.
뭔가 할말이 있는 것처럼 안절부절 자꾸 제 자리를 살피는 모습까지... 
기시감이 듭니다. 나 이런 모습 본 적 있는데... 그가 다가옵니다. 
'팀장님, 혹시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쿠궁-. 그의 손에 들린 흰 봉투, 검은 글씨가 보입니다.
'사.직.서' 

그런데 말이죠. 사직서, 꼭 이렇게 내야 하는 걸까요? 

답은 '정답은 없다'입니다.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퇴사 의사'를 확실히 밝히는 게 핵심이에요. 법적으로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어떻게 표현하라고 정해진 건 없거든요. 퇴사 의사를 말로 하든 전화로 하든 서면으로 하든 다 상관은 없어요. 구두로 퇴사 의사를 밝히고, 추후 사직서를 형식적인 절차로 내기도 하고요. 경우에 따라 퇴사 의사를 밝힌 근거가 필요할 때가 있을 때 사직서를 제출하면 증거로 쓰이기도 해요. 녹취도 있겠지만, 보다 확실한 건 '문서'고요. 

퇴직금, 실업급여, 밀린 임금 받을 때 등 ‘사직일'을 기준으로 금액이 산정되는 것들을 증빙해야 할 때가 필요해요. 그러려면 기록으로 가치가 있는 '문서'형태가 가장 좋겠죠. 보통은 회사마다 사직서 양식을 갖추고 있어요. 그게 있다면 정해진 항목에 맞춰서 작성해서 제출하면 돼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일 테고요. 요즘은 전자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회사들도 많죠. 역시 기안을 작성해서 올리면 됩니다.
사직서를 쓰려고 보니 올 봄 유행처럼 번졌던 드라마 속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흰 종이에 사직서와 이름만 써서 낸 그 장면요. 많은 직장인들이 호응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서류로 제출할 생각이라면, 이렇게 이름만 써서 내선 안 돼요. 

아무리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어떻게 표하라는 법이 없다고 해도, 적어야 하는 일반적인 항목들이 있거든요. 가장 먼저 인적사항(이름, 소속 부서, 직급, 연락처, 주소)을 적고, 추가적으로 근무기간(입사일, 희망사직일), 사직사유를 기재하는데요. 퇴사하는 이유는 주로 '개인사유’, '일신상의 사유’ 등으로 많이 기재해요. 
 

퇴사 의사는 누구한테 밝히면 좋을까요? 회사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를 텐데요. 보통은 소속 조직장에게 가장 먼저 알리면 좋아요. 인사팀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절차가 있더라도, 함께 일한 직속 상사가 부하직원의 퇴사 소식을 당사자가 아닌 타인에게, 특히 타 부서 사람에게 전해 듣게 하는 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퇴사 통보는 언제 하면 좋을까요? 이것도 정해진 기간은 없어요. 다만 통상적으로 1달 전에는 알리는 게 좋다고 보는 편이에요. 인수인계도 해야 하고, 해당 자리를 채울 인력도 채용해야 하니까요. 서로 이별을 잘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언제 어디서든 또 마주칠지 모르기 때문에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란 인상을 남기고 떠나는 편이 좋기도 하고요. 

사실 사직서만 문제없이 수리된다면 "이제 그만 나올래요"라고 해놓고 안 나와도 법적인 문제는 없어요. 다만 사직서가 수리 안 됐는데도, 인수인계도 없이 출근도 안 하면 무단결근 처리가 돼서 일하지 않은 기간 동안 급여를 못 받고, 퇴직전 3개월간 월급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퇴직금도 확 줄어 들 수 있어요. 그러니 퇴사하는 날까지 할 도리는 다하는 게 좋겠죠. 

사직서와 퇴사와 관련된 기사들이 <컴퍼니 타임스>에 더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퇴사' 관련기사]
☞첫 퇴사 앞둔 사회초년생을 위한 가이드 
☞이직 성공! 퇴사 말해야 하는데…뭐라고 하지? 
☞퇴사 당일 통보 후 바로 이직, 이래도 돼?
☞"문자로 퇴사 통보…회사가 고소를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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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서'에 서명하면 생기는 일
☞퇴사 선물 핫 아이템은? 

[오늘의 요약] 
사직 통보 방식은 자유롭지만, 이왕이면 문서 형태로 양식을 갖춰 내는 게 좋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알·쓸·상·회 시즌2 보러가기] 
① '㈜컴타'와 '컴타㈜'는 같은 회사? 다른 회사?(보러가기)
② ㈜삼성종합건설은 삼성그룹과 어떤 관계일까
③ 이직일, 퇴직일, 상실일은 같은 날? 다른 날?
④ 추석 때 회사에서 준 상품권, 세금 뗄까?
⑤ 사직서는 꼭 내야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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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