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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파업이라고? 출근길은 어떡하지? 이래도 돼?

[알·쓸·상·회2] 파업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 불법?

2023. 11. 01 (수) 14:09 | 최종 업데이트 2023. 11. 01 (수)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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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자정이 가까운 시간, A씨는 출근 생각에 머리가 지끈지끈합니다.
평소라면 진작 잠들었을 시간까지 왜 깨어 있었던 걸까요?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장시간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의 머릿 속을 어지럽힌 건 바로 대중교통 파업 소식 때문이었어요.
새벽에 협상이 타결되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동해야 하나, 얼마나 일찍 나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잠이 달아나버린 거죠.

'파업을 왜 해서 이렇게 불편하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에 화까지 나버리고 마는데요. 그러다 문득 '정말 파업은 왜 하는 거지? 저렇게 하는 건 불법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미쳤어요. 뉴스에서도 늘 불법 파업이라고 하던 얘기도 생각나고요.

그럼 퀴즈입니다.

"파업은 불법일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파업 자체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거든요.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근로자의 기본 권리예요. 이걸 노동3권이라 불러요.
헌법 제33조
①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여기서 '단결권'은 근로 여건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거나 가입할 수 있는 권리예요. '단체교섭권'은 근로자 단체, 보통은 노동조합(줄이면 노조)이 직접 사용자(회사)와 교섭, 그러니까 의논하고 협상할 수 있는 권리예요.

회사와 근로자(단체) 간에 근로조건(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기타 대우 등)이견이 생겨서 분쟁이 일어나는 걸 노동쟁의(노동조합법 제2조 5호)라고 해요. 분쟁에 합의하지 못해 파업, 태업, 직장폐쇄처럼 업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 행위를 '쟁의행위'(노동조합법 제2조 6호)라고 해요. 전면적으로 일을 중단하는 파업, 부분적으로 업무를 하지 않는 태업 등은 '단체행동권'에 포함됩니다. 

단, 파업이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 해도, 모든 근로자가 다 파업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주요 방위사업체 등 방산물자 생산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노동조합법 제41조 제2항)고 못박고 있어요. 국민들의 생명, 건강, 신체 안전,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필수유지업무(정기노선 여객운수, 항공운수, 수도, 전기, 가스, 석유사업, 의료, 공중위생사, 혈액공급사, 은행, 조폐사업, 통신사업 등)는 파업을 하더라도 제한적으로 가능해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약칭 노동조합법) 제42조의3(필수유지업무협정)
노동관계 당사자는 쟁의행위기간 동안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ㆍ운영을 위하여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ㆍ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 등을 정한 협정(이하“필수유지업무협정”이라 한다)을 서면으로 체결하여야 한다. 이 경우 필수유지업무협정에는 노동관계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

해당 업무가 유지되도록 최소한으로라도 유지 및 운영되도록 해야 해요. 앞선 사례처럼 종종 대중교통 파업 소식이 들릴 때 대체 인원이 투입된다거나 하는 것도 법에 의한 것이고요.

'필수유지업무' 사례는 아니지만, 파업으로 대체인력이 투입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어요. 수년 전, 방송국 파업으로 음악방송에 고위 관리직들이 긴급하게 투입됐었는데요. 안정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부장뱅크'라 불리며 '오히려 좋아'란 호응을 얻기도 했어요. 

파업을 할 때 중요한 건 '목적'이에요. '근로조건 향상(유지 및 개선)'을 위한 것일 때 법은 정당하다고 봅니다. 방법, 절차도 적법해야 해요. 노동조합이 주도해야 하고, 투표를 거쳐 조합원의 과반수가 찬성(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해야 해요. 폭력이나 파괴행위(노동조합법 제42조)는 금지돼요.
노동조합법 제37조(쟁의행위의 기본원칙)
①쟁의행위는 그 목적ㆍ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②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③노동조합은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여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로 쟁의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사회질서를 위반해서도 안 돼요.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화를 요구하고 협상도 해봤지만 관철되지 않는 등 더이상 방법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야만 해요. 


그런데 이쯤되면 의문이 하나 들어요. 법으로 보장된 권리인데 왜 불법이란 말이 등장할까요? 법이 정한 목적과 방법, 절차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 불법이 될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폭력, 사회질서 위반 등 불법을 자행한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법이 인정하는 파업의 목적이 너무 좁아서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와요. 현재는 '근로조건 개선'(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기타 대우 등)을 위한 파업만 합법이라고 인정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불법성 강한 정리해고를 하려고 할 때 파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런 경우는 현재 불법이에요.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도 허용되지 않고요. 
노동조합법 제1조(목적)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22년 개정안(노동조합법 제2, 3조)이 발의됐어요. ‘노란봉투법'이란 이름을 뉴스에서 한번쯤 들어본 적 있으실 텐데요. 바로 그 법이에요. 파업처럼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넓히려고 해요.(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 개정) 단순히 임금, 근로시간 조정 등을 개선하거나 조정하는 것에 한하지 않고,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에 주장이 불일치해서 발생한 분쟁까지도 노동쟁의의 대상이 돼요. 정당한 파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거죠. 

하청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청업체의 근로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개념도 넓히려고 해요. 하청회사는 원청 업체의 지시를 받아 일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일을 준 당사자와 직접 대화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죠. '근로자'의 개념도 플랫폼 노동자같은 특수고용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까지 범위를 확장(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하고요. 
노동조합법 제3조(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파업으로 회사가 피해나 손해를 봤을 때, 노조나 근로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법에 명시돼있지만, 종종 손해배상 청구 소송 뉴스가 들려오곤 하는데요. 그건 위 조항이 합법이라고 인정받은 파업일 때만 적용되기 때문이에요.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한 하청 노동자 5명에게 47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어요. 정부는 해당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사측은 불법 행위가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제기한 게 아니라, 조선소 전체에 대한 손해액을 책정했죠. 일각에서는 1인당 1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배상금으로 요구한 걸 두고, 손해배상을 보복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어요. 입막음을 하는 동시에 노조를 파괴하려는 목적이라는 거죠.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노조활동 압박 수단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활용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처사를 두고 결사의 자유(헌법 제21조)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런 이유로, 손해배상 상한액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요.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 제3조에 추가 조항을 신설해,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폭력, 파괴 등 직접적인 손해를 제외하고는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은 금지해서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못하도록(노동조합법 제3조 제1항 및 제2항 신설) 하려고 하죠.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 경우라도, 존립이 불가능하게 되는 수준의 청구는 허용하지 않고, 상한액도 조합원수, 조합비, 노동조합 재정규모 등을 고려해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오는 11월 9일(목) 국회 본회의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요. 야당과 노동계는 찬성하지만, 여당과 경영계는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고요. 경영계는 파업으로 인한 손해가 큰데, 손해배상이 제한되면 기업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어요. 또 법이 통과되면 오히려 불법 파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고요.

원청과 하청 근로자의 직접 교섭이 가능해지면 하청 회사와의 협상 노력도 하지 않고 원청하고만 대화하려 할 거라는 우려도 표했어요. 팀의 문제는 팀에서 해결하는 게 우선인데 팀원이 대화없이 바로 대표와 만나서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립이 첨예한 내용이라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산 넘어 산이 될 거란 전망도 커요.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거란 시각이 우세하거든요. 
[오늘의 요약] 
파업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지만, 과정, 절차, 목적도 적법해야 합법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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