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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사장님의 속마음 “퇴직금? 괘씸해서 안 줘”
[데이터J] 잡플래닛 리뷰 분석 ④
2020. 05. 20 (수)

“회사가 망하게 생겼는데 퇴직금 운운하다니…”
중소기업을 다니다 사표를 낸 A씨. 퇴직금 지급 일정을 묻자 대표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중요한 시점에 그만두면서 퇴직금까지 요구하느냐”며 호통을 쳤다. 결국 퇴직 후에도 한참을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중이다.
잡플래닛 리뷰에 남겨진 퇴사 사례다. 이 회사의 리뷰에는 “퇴직금 준다고 해놓고 지급 안함. 현재까지 지급 안 하는 중. 안 좋게 나가면 지급 안하고, 금액이 클수록 당연하게 지급 안 하는 걸로 버팀”, “그만 둔다는 직원 월급으로 협박함. 계약서에 퇴직금 명시하고 있는데도 연봉 포함이라고 우기며 퇴직금을 주지 않는데, 한두명이 당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주장이 줄이어 나왔다.
◇“괘씸해서 퇴직금 안 준다는 사장님…주셔야 합니다”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일한 근로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이지만, 이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잡플래닛이 20일 그동안 남겨진 리뷰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각종 임금 체불 사례는 올해 들어 지난 3개월 동안 400건에 달한다. 지난 2015년 191건이던 체불 키워드는 지난해 1096건으로 4년만에 5배 넘게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통계 역시 이를 보여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8만2958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총 체불 금액만 4423억원에 달한다. 이중 1743억원이 퇴직금 체불액이다. 퇴직금 체불액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5755억4300만원이던 퇴직금 체불액은 지난해 6909억9100만원으로 2년 만에 1154억원 이상 늘었다.
사업주들은 퇴직금 지급을 미루며 ‘경영상 어려워 돈이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근로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잡플래닛 리뷰에는 “그만 두겠다고 하니 ‘괘씸해서’, ‘배신자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퇴직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근로자들의 토로가 나온다. 실제 한 중소기업의 대표는 퇴직금 미지급 관련 리뷰에 “회사에 피해가 되던 말던 책임감 없이 그만두는 직원들때문에 피해가 큰데 퇴직금을 말하다니 이 분야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대응했다.
◇처벌 규정 있지만 ‘글쎄’…“‘상습체불하면 진짜로 형사처벌·체불액 2배 주기’ 어때요?”
회사는 근로자가 1년 이상, 주당 15시간 이상 근무했다면 퇴사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 규모나 직원수와 상관없이 모든 회사에 적용된다. 당연히 ‘괘씸하다’거나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이를 지키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근로자가 체불 임금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노동청에 신고를 할 수 있고, 체불 임금에 더해 퇴직금을 줄 때까지 연 20%의 지연 이자까지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법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근로자가 임금을 안 주고 버티는 사업주를 신고하거나 소송을 내서 체불 임금을 받아 내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또 금액이 크지 않다면 실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조차 부담이다. 형사 처벌 조항이 있지만 실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다. 법은 있지만 사업주들이 일단 버티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스테프는 “임금 체불액은 매년 크게 늘고 있는데 임금 체불 사업주에게 엄정하게 법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근로감독관이 체불 임금을 주라고 해도 사업주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당사자가 소송을 걸 때까지 무시하거나, 체불 임금 지연 이자 제도가 있지만 민사 소송을 해야 하는 등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장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하고, 임금 체불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해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 적용 제외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할 경우 임금의 2배를 물어내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공약으로 낸 바 있다.
오 총괄스테프는 “사업주들이 임금을 체불하면 당장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거나 법적 처벌을 받는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노동 행정의 변화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법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다음 기사들이 이어집니다. to be continued..
[데이터J] ①"우리 회사는 해고 중"…3개월 만에 '훌쩍'
[데이터J] ②회장한테 걷어 차이고, 대놓고 쌍욕까지…
[데이터J] ③"내일부터 해고…대표님 정말 힘든거 맞죠?"
[데이터J] ④사장님의 속마음 "퇴직금 안주는 이유? 괘씸해서!"
[데이터J] ⑤"프리랜서·인턴기간도 퇴직금 받을 수 있어요"
[데이터J] ⑥'월급x13개월=연봉'?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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