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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디즈가 투자를?…창업자가 말하는 존재 이유

[기업분석보고서]와디즈① 최동철 부사장

2021. 06. 10 (목) 10:37 | 최종 업데이트 2021. 06. 16 (수) 10:17
와디즈 최동철 부사장.
와디즈(Wadiz)는 아랍어로 '사막의 강'을 뜻하는 'wadi'에서 온 말이다. 사막 같은 자본시장에 하나의 물줄기를 내보겠다는 일념을 담았다. 이름에 담긴 정체성대로, 와디즈는 2012년 창업 이후 크라우드펀딩으로 초기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시작을 도우며 성장했고, 투자형 펀딩뿐 아니라 직접 투자, 컨설팅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뚜렷한 물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이라는 용어는 어색했다.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는 와디즈의 힘이 컸다. 신혜성 대표와 함께 와디즈를 창업한 최동철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와디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모든 말은 '와디즈가 만드는 생태계'라는 주제를 관통하고 있었다. 5월 27일 판교 와디즈 본사에서 최 부사장을 만나, 와디즈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여정,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가치 있는 8시간' 위해 창업…"와디즈 손 필요한 분야 여전히 많아"
와디즈 창업 전, 최동철 부사장은 대기업에서 일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고민은 '일하는 8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였다. 이미 큰 회사에 다니며, 시스템의 일부로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동업자 신혜성 대표를 만나게 됐다. 그에게는 뚜렷한 문제 의식이 있었다. 최 부사장은 '돈이 필요한 곳으로 흐르지 않는 자본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돈이 제대로 흘러가는 자본 시장을 만들겠다'는 신 대표의 고민에 자연스레 공감했다.

신 대표와 최 부사장은 하루에도 수백 개씩 만들어지는 신생 기업들이 '세상에 꼭 필요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와디즈를 세웠다. 산업은행 출신인 신혜성 대표는 '자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신생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에 도전하기로 한 게 벌써 8년 전 이야기다.

2013년에 런칭한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벌써 9년차에 접어들었다. 크라우드펀딩 모델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부터 어려웠다. '제품을 보지도 않고 돈을 어떻게 내냐', '온라인에서 어떻게 투자를 하냐'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 그 같은 걱정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야만 했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고려대 앞 햄버거 가게인 '영철버거'다. 기존 시장의 관점에서 '망한 가게'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경쟁력이 없어 문을 닫은 곳에 자금을 댈 은행이나 투자사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기존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와디즈와 대중이 해냈다. '영철버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 관계가 있는 사람들, 또 그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이 영철버거의 부활에 손을 보탰다. 대중의 관점은 기존 시장의 투자 관점과 달랐던 것이다. 와디즈는 여기서 희망을 봤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기존 투자와 다른 점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성장하고 생존하는 확률이 더 높아진 거고, 기존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 여기선 가능하게 됐죠.

크라우드펀딩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같이 성장했어요. SNS에서 나와 관련 없는 내용은 무심코 지나가지만, 관련이 있다면 멈춰서 글을 보게 되고, 또 눌러보게 되잖아요. 크라우드펀딩도 비슷해요. 나와 관련 없으면 지나가지만, 연결돼 있다고 한다면 관심을 갖게 되는 거죠. '연결의 시대'에서 제대로 작동할 거라고 봤고, 이게 창업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했죠."
 
이렇게 차근차근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온 와디즈. 2021년 6월 기준, 누적 펀딩 중개 금액은 5200억 원, 오픈 프로젝트 수는 3만 건에 이른다. 회원 수도 370만 명을 넘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전체 시장에서 와디즈가 차지하는 투자 건수와 모집 금액은 80%가 넘는다. 업계에서는 와디즈의 기업 가치가 1조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와디즈와 여러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분투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일정 수준 갖춰졌다. 그럼에도 최동철 부사장은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와디즈의 손이 필요해 보이는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 현재 와디즈가 고민하는 다음 단계는 '데뷔' 이후 '성장'이다. 그는 "와디즈에서 시작하는 기업들의 목표는 '인기 가수'가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크라우드펀딩이 일종의 '데뷔 무대'였다면, 이제는 그들이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생태계를 더 공고히 다져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서울 성수동에 새로 마련한 오프라인 체험샵 '공간 와디즈'다. '물건을 보고 펀딩할 수 없는' 리워드형 펀딩의 맹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 '경험을 통한 신뢰'를 쌓기 위한 공간으로, 펀딩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현재 공간 와디즈 2층에 작게 마련된 오프라인 공간을 확장해, 펀딩으로 데뷔한 기업들의 제품을 상시 판매할 수 있는 '와디즈 스토어' 오픈도 계획 중이다. 최 부사장은 이 또한 오프라인 진출이 어려운 작은 기업들의 성공적인 성장을 돕기 위한 방책이라고 했다.
매달 진행하는 '임팩트 포럼'에서는 회사의 성장과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공유한다. 사진=와디즈
 
◇ 과대 광고, 가품 논란 '잡음'도…"비 온 뒤 땅처럼 단단해졌다"
크고 작은 기업들의 데뷔 무대를 잘 마련해 온 와디즈지만, 잡음도 없지 않았다. 일부 펀딩 프로젝트에서 과대 광고나 표절 및 가품 논란이 발생했고, 이는 프로젝트 관리 소홀 때문이라는 지적이 쌓이며 맹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커머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투자'의 개념이지만, 예견된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와디즈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펀딩금 반환 정책을 시행하고 모니터링 확대, 신고 제도를 적극 활용한 자정 능력 강화에 나섰다. 신고 건수나 펀딩금 반환 진행 등 이슈가 된 내용을 담아 매달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작년 여러 이슈들에서 저희 인식과 대중의 인식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하게 된 몇 가지 작업이 있는데요. 먼저는 '와디즈는 투자냐, 유통이냐, 커머스냐' 하는 비즈니스적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투자와 펀딩 사업 법인을 분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서비스가 명확하게 다르다는 걸 보여주면서 책임 중개를 강화하려는 목적이에요.

이어서 메이커들에게 '심사가 빡세다'는 컴플레인을 받을 정도로 심사도 강화했고요.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세계 최초인 펀딩금 반환 정책도 시행 중입니다. 단순히 '고치겠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들에 대해서 강한 변화를 줬어요. 그 안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결성했다. 시장에서 받는 오해와 플랫폼으로서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업무 외적인 고민을 함께해 나갔다. '비 온 뒤에 땅이 단단해진다'는 말처럼, 이제는 '고객 보호 강화에 힘쓰면서도 메이커들이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과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와디즈 면접장 벽면에 붙어 있는 문구. "내 동료 옆에 앉아도 될 사람인가요?" 사진=와디즈
 
와디즈의 잡플래닛 리뷰에는 '워라밸', 풀어 말해 '업무 강도'와 '업무량'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았다. 총만족도가 3점대인데 반해, 워라밸 점수는 2.4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최동철 부사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이에 대해 물었다. 그도 과거에는 "워라밸이 스타트업에 맞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입을 열었다.

"저도 잡플래닛 보면서 힘들더라고요.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 급변의 물살을 즐기며 일하는 와디즈에 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대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아마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는데, 자기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주40시간 유연근무제 시행하는 것도 결국 '워라밸'을 지켜준다기 보다는,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개인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한 거예요. 업무 관련 도서도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필요한 강연을 열어주면서 자기계발하는 부분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려고 하는 것도 성장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요."


와디즈가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은 '세상에 필요한 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미션 위에서 펼쳐갈 앞으로의 움직임도 역시, 창업 기업들의 '데뷔 무대'를 가진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꾸리는 방향이다. '스타트업 찾기' 서비스를 통한 기업과 투자자 연결, '와디즈 파트너스'를 통한 직접 투자와 컨설팅 등 더 많은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다.

최동철 부사장은 "와디즈가 일종의 '등용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이면 4000~5000건의 프로젝트가 등록되고, 심사를 통해 1000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창업하고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면 '와디즈에서 한번 해 보자'가 공식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결국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2019년 초에는 직원이 100명 정도였는데, 2년 반이 지난 지금 300명 가까이로 늘어났거든요. 사업도 규모도 계속 확장하는 바쁜 시기에도 TF를 만들어서 우리 문화와 인재상 등, 정체성을 꾸준히 고민했고요. 이런 작업들을 통해서 와디즈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의 의미를 전달해 주고 싶었어요. 

와디즈에는 탁월하면서도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이 널려 있거든요.(웃음) 채용이 힘들더라도 그런 동료들을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면접을 진행하는 공간 벽에는 '내 동료 옆에 앉아도 될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이 쓰여 있어요. '업무에 탁월한 사람인가요?'가 아니고요. 와디즈가 추구하는 포인트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요소들이, 와디즈가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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