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일은 잼있는데 이해안되는 업무지시에 현타…어쩌죠?

[별별SOS] 42. 일은 재밌는데 이러다 보니 맞는 일인지 고민돼요

2022. 12. 20 (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안녕하세요.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초년생입니다. 생각해본 적 없던 직종을 어쩌다 경험하면서 재미를 느껴서 일하게 됐는데 요즘은 나와 맞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어요.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업무 지시 때문인데요. 회사가 이익을 내야하는 곳인 건 알지만, 그런 업무를 짧은 기한에 완료하길 바라는 모습에 의욕이 떨어져요. 그러면서도 일하고 있는 현실 속 제 모습에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이런 상황이나 심경 변화를 겪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몇년 전 설문이긴 하지만 2015년에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팀 내 갈등 원인'을 묻는 설문에서 1위가 ‘이해할 수 없는 상사의 업무 지시'(24%)였던 걸 보면, 별별이님께서 허탈감과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어떤 규모의 회사와 분야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지를 몰라서 일반적인 경우로 한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신입 시절은 어떤 일이든 불법적인 것만 아니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좋을 때인데요. 회사에서 알고 있는 정보는 신입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업무를 판단하는 시야도 다르고요.

인간의 행동과 선택은 비합리적이거나 논리만으로 설명 안 될 때가 많잖아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 같아 보여도 회사 입장에서는 해야만 할 때도 있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일이거나 당장 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미래를 보고 고객사와의 관계를 위해 수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니면 일하는 태도를 보려고 말도 안 되는 일을 주기도 해요.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들이 참 많더라고요.

말씀처럼 회사는 이익을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한 수익구조가 필요하죠. 그래야 월급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까라면 까!”처럼 복종하듯 일하면 소모품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고 의욕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이 조금이라도 이뤄지면 좋겠죠.

때문에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은 ‘의문의 해소'로 보여요. 업무 지시를 하는 분이나 선배들에게 잠깐 티타임을 요청해서 조심스럽게 한 번 물어보세요. “이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어떤 부분을 위해 하는 일인지 알고 싶다"고요. “이유를 알면 거기에 맞게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 일을 잘하고 싶다는데 마다할 선배나 상사는 없을 거예요. 진짜 이유를 눈치로라도 알려줄 테니까요.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회사의 입장이나 이유를 말해주려는 자세를 취하거나, 합리적이진 못해도 왜 그러는지만이라도 알게 된다면 물음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으니 괜찮은 시도가 아닐까 해요. 만약 짧은 기한이 부담이 된다면 업무 분배나 일정 조율을 요청 드려볼 수도 있고요.

문제는 ‘뭘 그런 걸 물어보냐'라거나 ‘몰라도 돼'라고 할 때인데요. 그럴 때 회사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그럴 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든 찾아냈는데요.

누가 봐도 비효율적이고 돈도 안 되는 일을 해야할 때,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해서 완성도를 높여보려고 했어요. 체계화시킬 매뉴얼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요. 그럼 그게 기여도가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시덥잖아 보이는 단순 노동마저도 해본 것과 아닌 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 쓰일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훗날 돌이켜봤을 때 그런 사소한 것도 언젠간 어떻게든 쓰일 일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일단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분야라면 별별이님과도 안 맞진 않을 거예요. 사회초년생이라면 같은 분야에서도 직무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조금 더 경험을 쌓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일이 처음부터 안 맞았다면 이해 여부를 떠나서 이런 고민조차 들지도 않고 ‘못하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을 테니까요. 모쪼록 긍정적인 방향의 회사 생활이 이어지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계속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을 찾아 시작하셨다니, 그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입니다. 그만큼 쉽지 않거든요. 문제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을 시켜 의욕이 떨어지신다고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 뭔지에 따라 대응법은 다를 것 같아요. 

그런데,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미의 비상식적인 일이라면 그건 하면 안 됩니다. 가끔 회사에서 불법적인 일을 시켰는데, 시키니까 했다는 분들 계신데요. 이건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시켜도 하면 안돼요. 일단, 불법적인 일은 아닐 것이라 믿고 함께 고민해볼게요. 

회사의 이해가 안되는 업무 지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①상사는 알고 있지만 별별이님은 모르는, 여러 사정이 고려돼 있을 수 있어요. 오래 이 일을 해본 상사의 경험상 나름의 이유가 있다거나, 별별이님은 모르는 회사 내부 사정상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②회사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거나 더 좋은 방법을 몰라서 지시한 업무일 수 있어요. 이 경우에는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겠죠. 이런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을 우리는 '일잘러'라 불러요. 

어떤 경우라도, 일단은 이유를 물어보고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업무를 지시하는 팀장이나, 선배 등 업무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분과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회사와 상사의 경험상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새로운 것을 알아가며 일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상사도 잘 모르고 지시한 거라면, 함께 업무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 테고요. 

회사 내부 사정으로 별별이님에게 공유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거라면, 당장 이해는 안되지만 '회사의 지금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일이구나'를 인지할 수 있으니 의문만 가지고 있는 것보단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겁니다. 

만약 물어봤는데 회사나 상사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거나, 대안을 제시했는데 '그냥 시키면 해'라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글쎄요, 이건 일보다 회사의 비전과 조직문화의 문제이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죠. 

별별이님은 "이해는 잘 안되지만, 일단 하고 보자는 식으로 업무를 해쳐나가고 있어 현타가 온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이럴 때 "어휴 나도 모르겠다"며 대충 하기도 하잖아요. 별별이님은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업무를 해나가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만큼 업무에 욕심과 열정이 있고, 어떻게든 잘 해내려는 책임감도 단단하게 갖추고 있는 분이기 때문이겠죠. 

중요한 건, 재미있는 일을 회사나 조직의 문제때문에 접어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일'의 문제와 '조직'의 문제를 분명히 구분해서 문제를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지금 그 회사만은 아닐겁니다. 지금 회사에서 나름의 경험을 쌓고, 나름의 성과를 내, 이 일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테고요. 

별별이님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 더 재미있게 일하게 되길, 함께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