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짧은 재직 기간, 이직해도 괜찮을까요?

[별별SOS] 69. 반복되는 임금 체불로 생계 문제까지…

2023. 07. 14 (금) 12:19 | 최종 업데이트 2023. 07. 14 (금) 16:10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3년 차 디자이너입니다. 이직을 고민 중인데 경력이 마음에 걸려요. 현재 회사 상황 때문인데요. 사실 여긴 첫 직장이었어요. 임금 체불로 퇴사했다가 다른 회사를 다니던 중 다신 월급 안 밀리겠다며 도와달라고 해서 돌아왔어요.

하지만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월급을 단 한 번도 제때 받은 적이 없어요. 지난달 월급도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달라고 해도 무시해요. 대표는 회사일도 나몰라라 하며 자리를 계속 비우고요.

일하면서 생활비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어요. 그래서 다시 이직하고 싶은데 가장 긴 재직 기간은 1년 남짓이고 나머지는 11개월이에요. 돌아온 지금 직장도 7개월 정도라 참고 1년을 채워야 할지 이력서에서 빼야할지 고민입니다.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임금체불을 장기간 경험하셨는데 다시 그 회사로 다시 가신 점이 안타까워요. 재입사 전 회사 상황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 결정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게 중요하겠죠.

제일 고민이신 것 같은 이직에 집중해 볼게요. 이직은 이미 결정하신 것 같은데, 시기가 고민이시네요. 1년을 채워서 퇴직금(대략 1달 월급 정도 금액)을 받을 목적이 아니라면 당장 떠나는 게 어떨까 싶어요. 5개월 더 일해서 만 1년 근무한 정도로 이직 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저연차시니까요. 그것보다는 이미 생긴 이직 이력(단기간 회사 3곳 근무)에 대한 설명을 잘하는 게 중요해 보여요. 

이직 면접을 보다보면, 근속 기간에 대한 질문이 나올 텐데요. 이때는 이직하려는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되, 현재 회사를 비난하지 말고 ‘사실'만 얘기하세요. 또 그런 상황임에도 직장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를 ‘책임감'과 같은 강점과 붙여서 말씀하시고요. 생계가 곤란한 상황 때문이었다는 걸 잘 보여줘야겠죠.

무엇보다 지금 회사로 돌아간 이유를 잘 설명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임금 체불했던 곳으로 왜?' 같은 의문이 들 수 있거든요. 지금 회사 입장에서야 별별이님이 의리있고 좋게 보이겠지만, 이를 위해 전 회사에선 1년도 안 돼서 나간 거잖아요. 이에 대해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회사는 채용할 때 많은 걸 검토하는데요. 가장 기본적인 건 해당 직무를 잘해낼 것인가일테고, 다음은 우리 회사 문화와 잘 맞는가 하는 ‘컬처핏'을 봐요. 무엇보다 어렵게 뽑았는데 금방 그만두지 않고 잘 다닐지도 중요하죠. 사람을 뽑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쓰이니까요. 그러니 해당 부분을 잘 설명할 논리를 찾아보시고, 금방 그만두지 않을 사람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이유를 마련해 두세요. 실력 어필을 떠나서 그 부분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임금체불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증거수집하세요. 확실하게 체불임금 지불 각서를 받거나, 그게 불편하면 월급을 달라고 활자로 요구한 기록, 혹은 주겠다고 말한 음성 녹취 등을 할 수 있어요. 통장 입금 내역서(미지급 상황 보여줄 자료) 등도 챙겨뒀다가, 약속한 기일까지 안 주면 바로 지역 노동청으로 가세요. 위법 사항이라 무조건 지급해야 해요. 지연 이자까지 붙여서요.

대표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혹시 드신다면, 이런 상황이 생긴 건 대표 자신 때문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더 큰 어른인데 회피 중이고요. 그건 비겁한 거예요. '나를 위한 최선'을 우선으로 고민하시면 좋겠어요. ‘나'를 가장 챙겨야 할 사람은 ‘나'고, ‘나'를 가장 걱정해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라는 것 절대 잊지 마세요. 스스로를 아껴주세요.
⭐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저도 사회초년생 때 스타트업에서 임금체불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남 일 같지 않네요. '더 이상 임금 밀리지 않을 테니 도와달라'는 회사의 말에 다시 전 직장으로 돌아간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첫 직장에서는 사람, 그리고 회사에 대해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드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것만은 꼭 마음에 새기셨으면 좋겠어요. 회사는 돈을 벌러 가는 곳이라는 사실이요. 내 삶이 달려 있는 생업 앞에서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임금체불로 인해 퇴사한 전력이 있었다면, 재입사를 고려할 땐 회사가 재정적으로 안정화됐는지를 좀 더 꼼꼼히 알아보셨다면 좋았겠단 아쉬움이 드는데요. 내 인생을 책임져 주는 건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다음부터는 인정에 휩쓸리기보단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거예요.

취업·이직을 결정할 때 물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워낙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정도 재무 안정성을 갖춘 회사(☞임금체불 회사명단 확인하기)인지 따져본 뒤 입사를 결정하시는 게 좋아요. 회사 재정이 휘청거리면 직원들은 하루하루 불안할 수밖에 없거든요.

더군다나 지금 별별이님께서 걱정하고 계신 것처럼, 다니는 회사마다 재직기간이 짧으면 이직 시 여러모로 불리할 수 있어요. 그러니, 회사를 고를 땐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세요.

만약 회사에서 임금이 2개월 이상 체불된다면 지체 없이 이직을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비양심적인 사업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회사는 재정 상황이 어려워도 직원들의 급여는 최대한 밀리지 않으려 노력하거든요. 임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이미 회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확률이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별별이님 본인의 삶을 제대로 보살필 수 있으려면 소득이 안정되어야 할 테고요. 퇴직일 이전 1년 이내에 2개월 이상 임금체불을 겪었다면 실업급여 수급 자격에 해당하니, 이 부분까지 참고하셔서 이직 계획을 세워보신다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땐 간이대지급금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대신 지급해 주고, 사업주에게 직접 청구합니다. 퇴직자뿐 아니라 재직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고요. 임금체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넘지 않았다면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어요. 상한액은 최대 1000만 원이라고 하니, 임금체불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시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하루빨리 별별이님의 생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할게요. 그러기 위해선 별별이님 스스로 가장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절대 잊지 마시고요! 파이팅입니다.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월급이 안 나온다니, 제가 다 속상합니다. 퇴사해야지 싶지만, 짧은 근속연수, 잦은 이직 경험이 이직에 불이익이 될까 걱정인 것 같은데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퇴사의 이유 중 하나가 '임금 체불'이에요. 7개월을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해 퇴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문을 제기할 면접관은, 단언컨대 단 1명도 없을 겁니다. 면접관도 직장인이거든요. 

회사가 근속기간을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이를 통해 후보자의 인간관계나 적응력, 업무에 대한 이해도 등을 짐작해 보기 위해서인데요. 그렇다고 단지 '길게 다닌 것'만 중요한 건 아니에요. 한 회사에서 오래 일했는데 별다른 성과나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면 어떨까요? 한 회사에서 오래 일했다고 무조건 플러스라고 보긴 힘들 거예요. 그런데 지금 회사에서 5개월쯤 더 일한다고 어떤 성과를 쌓을 수 있나요? 

5개월 정도 더 일해 1년을 채운다고 해서 평가가 크게 달라질 상황은 아닐 것 같다는 겁니다. 솔직히 면접관 입장에서 3년 차 주니어의 근속연수가 7개월이나 1년이나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차라리 그 시간에 성장가능성 있고 비전 있는 회사를 찾아보는 게 앞으로의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5개월간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스트레스받으며 버티는 노력만큼, 별별이님이 얻는 건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요. 

별별이님은 아직 3년 차 주니어세요. 아직 몸이 가벼워 어떤 도전도 할 수 있고 기회도 잡을 수 있을 때예요. 3년 경력에서 지금 정도의 이직 경험은 '다양한 경험을 해봤구나'로 이해될 수 있어요. 잘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한 과도기의 시기로 볼 수 있고요. 

지금 회사 경력 역시 굳이 숨기려 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임금체불로 인한 퇴사니까요. 또 지금 회사에서 4대 보험을 들었다면, 건강보험 이력 등을 통해 경력을 확인할 수 있어요. 숨기려고 해도 마음먹으면 다 찾아볼 수 있거든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짧은 경력과 잦은 이직 경험이 이직에 불리할 것 같다고 숨기고 입사한 것을 좋지 않게 보는 경우도 있어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실제 이렇게 입사했다가 문제가 된 경우도 본 적 있고요. 

아마 지금 회사로 돌아간 건 별별이님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임금 체불이 있긴 했지만 다른 장점이나 기대들이 있었을 수 있고요. 하지만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면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가야죠. 세상에는 별별이님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수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걱정말고 도전해보자고요. 응원하는 사람들이 항상 옆에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잡플래닛에선 '임금체불' 없는
회사가 채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