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랩스 '말대꾸' 가능한 문화라 좋다!무슨 말이야?

[잡플래닛어워드] 네이버랩스 백종윤 책임리더, 이두성 HR리더

2024. 03. 21 (목)
네이버랩스 일하기 좋은 회사
네이버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일하기 좋은 회사 이야기다. 2024년 잡플래닛이 선정한 일 하기 좋은 회사 대기업 부문 10위 권에 네이버 계열사만 무려 4곳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구성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곳, 네이버랩스다. 

네이버랩스는 잡플래닛에 리뷰가 남겨진 39만여 회사 중 종합 순위 2위, 대기업 중에선 1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놀랍다. 급여·복지, 사내문화, CEO지지율까지 1위를 휩쓸었다. 송곳 같은 리뷰가 난무하는 잡플래닛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평가했다. 한 부분에 이름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데, 부문별 순위마다 이름을 올렸으니, 이쯤 되면 뭔가 있기는 있다 싶다.

그러니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밖에. 네이버랩스가 있는 경기도 분당의 '네이버 1784'를 찾았다. '1784'라는 이름은 주소가 분당구 정자동 178-4번지이기도 하고, 산업혁명이 시작된 1784년의 뜻을 살려 대규모 테크 컨버전스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이름답게 곳곳에서 미래 기술이 보였으니, 커피숍에선 로봇 루키가 커피를 배달하고, 곳곳에서 택배 배송 중인 로봇이 바쁘게 움직였다. 한적한 분당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미래 도시 같았달까? 

찐 문과생은 신기한 마음 다독이며 네이버랩스의 이두성 HR리더백종윤 로봇&자율주행 그룹 책임리더를 만났다. 
네이버랩스 일하기 좋은 회사
 
-가볍게 자기소개로 시작해 볼까요? 

이두성(HR리더): 안녕하세요. 네이버랩스에서 HR 업무를 하는 이두성입니다. 2011년 네이버로 입사해 2019년 네이버랩스로 왔으니, 13년째 네이버에서 일하고 있네요. 

백종윤(로봇&자율주행 그룹 책임리더): 네이버랩스에서 로보틱스, 자율주행 분야 연구를 하고 있어요. 네이버랩스에는 2016년에 합류했어요. 


-이번 2024년 일하기 좋은 회사 순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네이버랩스가 모든 부분에서 이름이 보이더라고요. 그만큼 구성원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 일텐데요. 도대체 이 높은 만족도의 비결이 뭘까요. 두 분이 네이버랩스에서 일하며 가장 좋은 점이라면? 

두성: 말대꾸 해도 되는 거요(웃음) 제가 말대꾸를 진짜 많이 하거든요. 전 말대꾸를 통해 내 의견이 존중받고 있구나를 느껴요. 제가 10년 넘게 다니면서 꾸준히 말대꾸를 하고 있는데, 이런 경험이 쌓여서 제가 리더로서 팀원들과 대화를 할 때도,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존중하게 되더라고요. 말대꾸가 싸우자는 게 아니라 어떤 사안에 대해 다른 의견,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거거든요. 말대꾸가 가능하다는 건 어떤 의견도 낼 수 있고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거고, 이렇게 시작된 대화가 건설적으로 이어져요. 이게 가장 좋아요. 

종윤: 전 역시 동료들인 것 같아요.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협력할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걸 꼽고 싶네요.  
-말대꾸 가능한 문화라니! 좋은데요. 너무 모범 답안 아닌가 싶기도 한데, 잡플래닛 리뷰를 보면 정말 두 분이 말씀하신 게 가장 많이 장점으로 언급됐어요. 수평적인 문화와 능력 있는 동료들이요. 사실 잡플래닛에서 장점으로 언급되기 가장 힘든 것 두 가지가 이거거든요. 그래서 하나씩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조직 문화 먼저 얘기해 볼게요. 수평적 조직문화, 좋은 말이죠. 그런데 수평적 조직문화가 장점이라는 회사들을 보면 '수평적인 듯 하지만 수직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해요.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다 보니 회사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일이 되는 방향의 수평적 문화'는 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네이버랩스의 '수평적 조직문화'는 뭐가 다른가요? 


두성: 많은 조직에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는 건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새로운 도전이나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을 거예요. 저희도 이 목적에 집중하고 있고요. 이 문화를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있나' 라면, 저는 'Do'보다 'Do Not' 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의사결정권자가 공유의 과정을 건너뛰거나 의견제시와 청취의 기회를 제한하는 등, 이런 문화를 해치는 것들을 하지 않도록요.

네이버랩스에는 본인의 전공 분야나 프로젝트에 오너십이 강한 분들이 많아요. 자기 연구에 대한 주도성, 자율성, 책임감 등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죠. 그래서 수평적 문화가 뿌리내리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요.

종윤: 저도 수평적인 문화라는 건 누구나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문화적으로 잘 뿌리를 내려 운영되고 있어서 저절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의사결정권자들이 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거나, 누군가 의견을 냈는데 무시한다거나 하는 사례가 반복되면 이런 문화는 없어질 수 있죠. 하지만 그렇지 않으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구성원 개개인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문화는 강제로 만들 수 없잖아요. 수평적 문화를 만들겠다고 이런저런 제도를 만들어 시행해도, 구성원 한두 명이라도 삐걱대고 불쾌해하는 게 티가 나고 그게 허용되면 문화로 자리잡긴 힘들 거예요. 

예를 들어 수평적 문화를 만들자며 직급을 없애고 호칭을 이름으로 부르는 게 유행한 적이 있었죠. 회사가 이런 제도를 만들어도 정작 '저 경영진은 이름으로 부르면 불쾌해하네, 이사님이라 부르는 걸 더 좋아하네' 그러면 이런 문화는 유지되기 힘들겠죠. 사람들은 어느 순간 서로 직책으로 호칭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편하니까요. 

아무리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협업하는 사람보다 지시하고 강제로 밀어붙이는 사람이 조직에서 더 인정받네' 그러면 그런 문화가 되는 거고요. 그러니까 조직과 구성원 각자가 좋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는 거죠. 


-좋은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기 위해 회사와 개인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어떤 노력일까요? 

종윤: 의견을 내는 건 수평적이지만 조직이 굴러가기 위해서 누군가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잖아요. 의사결정은 경영자의 의지나 인사이트, 시장에 대한 분석, 상황 판단 등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데, 중요한 건 결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가 로봇을 만드는데, 로봇을 만든다는 건 당위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로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렇게 결정했으니 이걸 이렇게 만들어!'라고 밀어붙이지는 못해요. 

대신 왜 이런 걸 해야 하는가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요. 직원들에게 이게 말이 되는 얘기라는 걸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쳐요. 의견은 누구나 낼 수 있고, 그 의견은 나이나 연차와 상관없이 동일한 선상에서 받아들이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유지되는 것 같아요.  
네이버랩스 백종윤 책임리더
백종윤 로봇&자율주행 그룹 책임리더 (사진=네이버랩스)
 
-종윤 님은 다른 대기업에 계시다 네이버랩스에 오셨잖아요. 그래서 더 차이가 느껴지실 것 같아요. 

종윤: 대기업은 아무래도 직급이나 연차가 명확하고 그에 따라 의사 결정권을 가지게 되잖아요.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권한이나 영향력이 발휘되고요. 그런데 솔직히 여기는 다른 리더들 연차나 나이도 잘 몰라요. 그래서 처음 네이버랩스에 왔을 때,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궁금했어요. 

여기는 입사한 지 오래됐으니까 당연히 리더가 되고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지 않아요. 조직 내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요.

이게 어떤 이야기냐면, 의사결정을 할 때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내고, 방향을 제시하는데요.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들 자기 생각이 있으니까, 누구 말이 더 설득력이 있네, 말하는 거 보니 될 거 같은데 이런 판단들이 서죠. 실제 해보니 결과가 좋은데, 진짜 되는데 이런 레퍼런스가 쌓이면 그 사람의 의견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의사결정을 할 때 비중이 커지죠. 이렇게 조직 내 영향력이 커지면, 이런 분들이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고요. 이런 선순환 과정을 통해 조직과 구성원 간 신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열려있고, 이를 통해 쌓은 신뢰가 영향력이 되고 리더십으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그런데 열린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게 리더 입장에선 번거롭진 않나요? 하나하나 설득하며 일 하다 보면 효율이 떨어진다거나 일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고요. 

종윤: 그럴 수 있죠. 그런데 그걸 힘들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좋거든요. 나라고 무조건 맞나 불안한 마음이 들잖아요, 사람이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은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문화라서 좋더라고요. 이게 억지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닌데, 분위기가 그래서 저절로 따라가게 돼요. 

두성: 사실 그런 점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긴 해요. 하지만 구성원들이 그게 우리가 지향하는 문화라는 걸 알아요. 힘든 점, 수고로운 점이 없지 않지만 기꺼이 그런 과정을 받아들이고 겪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분명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남들보다 빨리 겪고 빠르게 문화로 정착된 것 같아요. 
네이버랩스 1784
경기도 분당의 '네이버 1784' (사진=네이버랩스)
 
-최근 여러 기업들에서 조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두고 논란이 됐던 것이 재택근무 이슈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강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됐는데, 상황이 끝나면서 사무실 복귀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는 곳이 많았어요. 네이버랩스는 어땠나요? 

두성: 저희는 코로나 전부터도 본인의 상황에 따라 알아서 일하는 문화였어요. HR은 방역에 대해선 최선을 다하지만, 어디에서 얼마나 언제 일하는지는 구성원이 알아서 한다는 기조가 있었고요. 재택근무, 자율 근무가 조직 내 문제가 된 적은 없어요. 그래서 큰 이슈도, 크게 달라진 점도 없었던 것 같아요. 

-리더 입장에서 팀원이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좀 답답하지 않아요? 

두성: 저희는 성과로 평가해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본질이 아닌 것에는 관심이 없어요. 이 얘기는 성과에는 진짜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회사에서 몇 시간 일을 할지, 출근할지 말지 눈치 볼 필요는 없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아주 관심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고요. 

어떤 근무 방식을 취하든, 본인이 맡은 역할과 책임만 다할 수 있으면 상관없어요. 실제 재택근무 때문에 불편함이 있는지 2년 정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재택으로 인한 이슈'라 할만한 이벤트는 없었어요. 

종윤: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저희는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을 정말 많이 하거든요. 실력이나 협업 능력, 태도 등 다양한 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있어요. 좋은 사람을 뽑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요.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택'이 아니라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택'을 선택하는 거고요. 회사는 구성원을 신뢰하기 때문에 믿고 맡기죠. 스스로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요. 

스스로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분들이 모여있어요. 또 주변 동료들의 수준이 높아서 그 동료들보다 내가 못 미쳐서는 안 된다는 중압감도 있고요. 이런 것들이 선순환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AI나 로봇, 자율주행 같은 분야를 다루다보니, 우리가 하는 일 자체를 좋아해서 들어오신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로봇 연구를 하고 싶어서 오신 분들이니 로봇을 만드는 일에 굉장히 몰입해요. 일 자체가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와 일치하는 분들이 많고요. 일과 취미를 구분하지 않는 분들이 많달까요, 좀 특이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리뷰에서도 동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요. 동료들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더라고요. 

종윤: 채용을 굉장히 신중하게 해요. 업계에 소문이 많이 났더라고요. 저희 채용 과정이 굉장히 길고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보는 데는 처음이다'라는 얘기 많이 하세요. 저희가 1차 면접을 5시간씩 봐요. 2차 경영진 면접도 따로 있고요. 국내에서 이 정도로 채용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곳이 별로 없죠. 

나중에 들어보면 '면접 과정이 길지만 좋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주세요. 그분들 입장에서도 같이 일하는 동료가 어떤지,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이런 시간을 통해 이분이 충분히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협업할 수 있는 분인지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그래서 좋은 분들이 많이 들어와요. 


-우리와 '핏'이 맞는 사람을 찾아내는 방법이 있나요? 

두성: 핏이 맞는 사람을 찾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저희가 시간을 많이 쓰고 많은 분을 만나보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사용자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전형은 빠르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빠르면 4주, 늦어도 8주 이내에 전형이 끝나야 한다는 철학은 있어요. 서류, 코딩테스트, 1차 면접, 2차 면접, 처우 협의까지 8주 이내에 하려면 여유 있는 일정은 아니지만요. 
 
네이버랩스 일하기 좋은 회사
 
 
-네이버랩스와 '핏'이 맞는 사람은 '자기주도적 팀플레이어'라고 하던데, 어떤 사람인가요? 

종윤: 회사의 큰 방향성은 경영진 레벨에서 정해지는 면이 있죠. 어느 회사나 그렇듯이요. 방향성을 설명하고 설득해 조직이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있잖아요. 실행 단계의 의사결정은 최대한 개인이 주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이 능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어떤 방법이 있고, 어떤 방법을 사용했을 때 장단점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요. 그때부터는 그 일을 맡은 개인이 주도해서 끌고 나가는 거죠. 

이렇게 되면 어느 순간 이 일은 위에서 시키는 일이 아니라 본인의 일이 돼요. 내가 이렇게 하자고 했는데 잘 안되면 그건 내가 잘못한 것이 되잖아요. 그러니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잘하려고 하죠.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 동기부여가 돼요. 

또 자기 일을 최대한 공유하는 걸 권유해요. 자기 업무를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들이 조언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 하고요. 이런 업무 과정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을 '자기주도적 팀플레이어'라고 저희는 정의하고 있어요.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는 사람에게 리더십이 부여된다는 건 결국 성과 평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 같아요. 구성원은 조직의 평가 결과를 통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이에 맞게 일하게 될 테니까요. 평가는 어떻게 하나요? 

두성: 저희는 평가가 아닌 '리뷰'라는 단어를 쓰는데요. HR로서 제일 신경 쓰는 것 중 하나죠. '본질이 아닌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을 했는데, 성과에는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연구,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아요. 진행하다 무산되는 것들도 있고요. 열심히 잘했는데 상황에 따른 요인들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점들까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요. 

저희가 220명 정도 되는데, 개개인에게 피드백을 제일 잘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2차례 세션을 진행해요. 만나서 이 사람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 좋은 협업 파트너인지, 또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등을 함께 이야기해서 피드백 포인트를 잡죠. 한 분당 적게는 2명, 많게는 6명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과정이 두 달 정도 걸립니다. 

-와, 두 달 동안 한 사람을 두 번의 세션을 통해 평가한다니, 구성원 입장에서 좀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요. 

두성: 다른 건 정말 눈치 볼 것 하나도 없지만, 성과에 대해서만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론이 있어요. 중요한 건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업무적으로 더 잘하기 위해 도와주는 피드백이 돼야 한다는 거죠. 이런 메시지를 감정 상하지 않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달하는 것도 우리의 협업이라고 생각해요. 

종윤: 저는 조직원 전체에게 피드백을 받습니다. 어휴, 떨리죠. 그래도 업무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돼요. 
 
-말씀을 들어보면 일 많이 하는 분들이 모여 계실 것 같거든요. 그런데 워라밸 만족도도 높아요. 어떤 분들은 조직의 워라밸이 높다는 건 직원이 일을 안 한다는 걸로 받아들이기도 하던데요. 급여·복지 만족도, 성장가능성이 높으면서 워라밸 만족도도 높기는 쉽지 않은데, 이걸 네이버랩스가 해냈습니다...! 

종윤: 저희 회사 특성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업무 분야가 개인적 관심사인 분들이 많아요. 일과 취미가 같은 분들이요.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이나 동기부여가 잘 된, 일을 취미처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두성: 사실 HR 입장에서도 워라밸을 지켜주기 위해 이렇게 했어요! 이런 건 글쎄 딱히... 이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느냐, 이 선택을 개인이 할 수 있느냐요. 근무 시간 자체보다 일과 쉼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똑같이 일을 많이 해도 내가 조율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큰 것 같아요. 

-복지 좋기로도 유명하잖아요. 사실 복지 제도 좋은 회사들은 많거든요. 그런데 똑같은 복지를 제공해도 만족도는 다 달라요.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두성: 사실  복리후생만큼 벤치마킹 하기 좋은 게 없거든요. 누구든 똑같이 만들 수는 있어요. 그런데 왜 똑같이 만들어도 만족도가 다를까? 중요한 건 문화에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복지의 '디테일'이라고 표현해요. 

제가 신입사원일 때 팀장님께 '휴가 좀 쓸게요' 말하니까 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휴가는 협의가 아니라 통보야'라고요. 여기에 디테일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 회사든 자랑하고 싶은 복리후생 한두 개쯤 있잖아요. 문제는 그걸 쓰려면 눈치가 엄청 보이는 거에요. 제도는 있는데 눈치가 보여서 쓰지를 못해. 그러니까 만족도의 디테일은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가에 있는 거 같아요. 


-결국은 조직 문화가 워라밸이나 복지같은 다른 부분의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네요. 네이버랩스는 장기적인 연구를 하는 곳이라 당장 결과가 나오는 일이 아니잖아요. 네이버랩스가 그리는 미래가 궁금한데요. 

종윤: 네이버는 미래를 위한 투자나 노력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있어요.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기다려주는 분위기죠. 

네이버가 PC에서 시작해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오면서 잠깐 주춤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모바일 다음이 뭘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그때 생각한 것이 'IT기술이 스크린을 벗어난 물리적 환경으로 넘어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였어요. 여기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지'를 준비하는 곳이 네이버랩스예요. 

대표적인 게 '1784'라는 지금 저희가 있는 건물인데요. 여기엔 업무공간 뿐 아니라 편의점, 카페, 식당 등 다양한 일상공간들이 있어요. 도시의 축소판처럼요. 여기서 로봇이나 AI, 자율주행과 같은 기술들을 이용해 물리적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매일 실험하고 있어요. 건물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해, 100여대의 로봇들이 돌아다니고 있죠. 모바일로 주문하면 로봇이 커피나 택배, 도시락 등을 자리까지 가져다 줘요. 이런 서비스가 이 건물에서는 일상이 됐고요.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래의 다양한 빌딩, 다양한 도시 스케일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하는 거죠.
네이버랩스 로봇 루키
네이버랩스가 만든 로봇 루키 (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가 채용 중이잖아요. 대학생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 1위로 뽑히기도 했는데요. 네이버랩스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팁 좀 주세요. 이렇게 준비하라!

두성: 음... 잡플래닛을 열심히 봐라? 하하. 

종윤: '기본에 충실하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기술의 시류, 흐름이 있잖아요. 이런 다양한 툴을 다뤄본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건 일시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기술이에요. 그런 응용된 툴만 보다 보면 이를 기술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냥 '해봤다' 수준이 아니라 왜 이렇게 되는지, 그 기술의 백그라운드에는 뭐가 있는지를 알아야 해요. 

최근 유행하는 AI나 딥러닝 기술이라면 수학적 백그라운드가 얼마나 탄탄한지가 다른 조건에서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거든요. 가장 기초가 되는 지식들이 잘 쌓여있는게 중요해요. 

실제 저희 채용 인터뷰에서도 굉장히 기초적인 질문들을 많이 해요. 수학적 질문이나 컴퓨터 공학, 예를 들어 OS는 어떻게 이뤄져있고 작동하고 있는가 같은 정말 기초적인 질문들이요. 

-흠,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라는 이야기인가요? 

종윤: 하하.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기도 한데요. 그래도 이게 사실이라. 자신의 전공과 기술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잘 쌓아올렸는지가 중요하다, 저희는 그런 걸 중요하게 본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HR의 취업 팁도 궁금합니다. 

두성: 네이버랩스의 HR이 아니라 선배로서 후배 취업준비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취업은 기세, 물량 공세이기도 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 분야가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지원서 많이 넣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세요. 

다음은 차별화인데요. 지원서를 많이 받아 보는데 사실 비슷해요. 내가 뽑히고 싶은 지원자가 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지 회사가 듣고 싶은 말이 뭔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은 것 같아요. 이 회사는 뭘 하는 회사인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이런 걸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또 이력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은데요. 저희 같은 경우는 '이것저것 많이 해 봤고 할 수 있다'보다 뭔가 하나를 깊이 해본 경험이 더 도움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이걸 했는데, 이걸 하면서 여기까지 고민 해봤다' 이런 깊이가 잘 보이는 이력을 잘 어필하셨으면 좋겠어요.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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