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막내의 잡일,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별별SOS] 132. 개인적인 일도 당연한 듯 시키니 당황스러워요

2025. 04. 07 (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

 

막내라는 이유로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팀 법인카드 내역 정리나 회식 장소 예약 같은 건 당연히 맡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개인 경비 기안까지 시키고, 해외출장 다녀온 뒤 정산까지 저한테 넘깁니다. 팀 전체를 위한 일이 아니라, 개인적인 일인데도 당연하다는 듯이 시키니까 당황스럽습니다. 막내라는 이유로 이런 일까지 떠맡는 게 맞는 건지, 선 넘는 건지 선을 안 지키는 건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9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직장에서 가장 어려운 건, ‘이건 아닌데’ 싶은 걸 느끼면서도 그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를 때일 겁니다. 별별이님이 지금 겪고 있는 상황도 그중 하나인 것 같아요. 내가 맡은 업무가 점점 선을 넘어가는데, 아무도 그걸 문제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게 여길 때. 그때 느껴지는 모호함과 답답함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렵죠.


이럴 땐 먼저 기준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막내니까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 일이 팀 전체를 위한 일인가, 개인을 위한 일인가’로 구분해 보는 거예요. 업무는 결국 목적이 있어야 하거든요. 선배가 출장 다녀온 후 개인 영수증을 정리해달라고 하는 게 개인을 위한 일이라 느껴진다면, 일의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예요.


이럴 때 한 가지 실질적인 방법은, 업무 요청을 받을 때마다 처리 속도에 차이를 두는 것이에요. 팀 전체를 위한 일은 빠르게 처리하되, 개인적인 일은 뒤로 미루는 거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이 사람에게 개인적인 일은 빨리 안 돌아오는구나”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충분히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에요. 처리 순서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해야 할 업무는 확실하게 해내고, 잡일의 범위를 점차 줄여나갈 수 있어요.

 

혹시 상사가 “아직 안 했어?”라고 물으면, 당황하지 말고 “확인은 했는데, 부탁하신 건은 개인적인 업무라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려 있었습니다. 팀 업무 먼저 정리한 뒤 처리하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하세요. 반박의 여지를 줄이면서도,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는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어요. 


또 하나는 ‘정중하게 무심한 태도’를 유지하는 건데요. 누가 부탁을 해왔을 때, 친절하게 웃으며 바로 그 일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표정이나 말투에서 더 이상 ‘기꺼이 해주는 사람’의 느낌을 줄 필요는 없어요. 이렇게 감정의 온도를 조절하면, 부탁하는 쪽에서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됩니다. 굳이 날카로운 말을 하지 않아도, 나를 지킬 수 있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어요.


‘잘 도와주는 사람’은 오래 기억되지 않아요. 오히려 ‘자기 일 잘하는 사람’이 더 오래 신뢰받습니다. 눈치 보며 다 들어주는 막내보다, 경계는 지키되 맡은 일은 정확하게 해내는 사람이 결국 좋은 평판을 얻게 돼요. 그러니까 선을 긋는 데는 죄책감 가질 필요도 없고, 너무 착하게 굴 이유도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나를 지키는 게 무례한 게 아니고, 성장을 위한 선택이란 점을 기억해 주세요. 

 

 

 
 
5년 차 직장인
#사회의 쓴맛 제대로 본 에디터
#JPHS '목표달성자'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M세대 끝, Z세대 시작인 MZ세대

 

조직에서는 분위기라는 게 있죠. 처음에 한두 번 아무 말 없이 해주면, 그게 내 역할처럼 굳어져 버리곤 합니다. 어느 순간 ‘그 친구가 정산 잘하니까 맡기자’라는 말이 돌고, 당연한 일처럼 돼버리는 거죠. 이걸 그냥 넘기기엔, 내 일마저 처리할 여유가 없어지고 점점 감당해야 할 몫이 늘어나게 돼요.


하지만, 지금 팀의 막내인 만큼 선을 단호하게 긋는 게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은데요. 이럴 땐 우회적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지금 우선순위 높은 업무가 많아 바로 처리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혹시 급한 건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능하시다면 이번에는 직접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처럼요. 이처럼 상황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의 경계를 나누는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어요.

 

또 혼자 처리하는 업무들이 많아 버거울 경우엔, 템플릿으로 만들어 공유하는 것도 좋은 해결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회식 장소를 예약할 때 필요한 식당 리스트나 정보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정리할 때 빠뜨리기 쉬운 항목들, 출장비 정산 시 챙겨야 할 영수증 종류나 기안 절차 같은 것들을 항목별로 모두 정리해 공유하는 거죠. 누가 하더라도 일정한 기준과 흐름에 맞춰 처리할 수 있도록 문서 형태로 남겨두는 거예요.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슬랙이나 팀 공유 폴더에 올려두면, 자연스럽게 ‘이건 특정 사람이 늘 맡는 일이 아니라, 팀 전체가 참고하고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라는 인식이 만들어져요. 내가 계속 맡지 않더라도 일이 매끄럽게 굴러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두는 거죠. 그리고 이런 내용을 회의나 미팅에서 가볍게 공유하면, 단순히 거절이 아니라, 더 나은 리소스 분배를 위해 준비해둔 제안처럼 전달할 수 있어요. 말없이 참는 것보다, 한 번은 명확히 구조화해서 공유하는 쪽이 훨씬 덜 지칠 거예요.


별별이님은 지금까지 충분히 책임감 있게 일 잘 해오신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위에 경계를 지킬 수 있는 용기만 더해지면, 훨씬 덜 지치고 더 편안하게 일하실 수 있을 거예요. 스스로를 지켜내는 선택도, 충분히 배려 깊은 태도라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