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이직했더니 적응이 안 돼요

127. 더딘 업무 속도...일정 관리는 PM이 독박 써서 힘들어요

2025. 02. 04 (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

 

8년 차 서비스기획자입니다. 에이전시에서 오래 일해와서 그런지, 인하우스로 이직하고 나서는 기획을 아무리 빠르게, 많이 해서 들고 가도 개발, 디자인 속도가 안 나니 저도 의욕이 사라져요. 상황이 이런데도 PM이 일정 관리 책임을 덤터기 써야 하는 것도 힘들고요.

 

연차가 적지 않은데 이런 것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자괴감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0+년 차 PO

#인하우스, 에이전시 모두 경험해 봄 

#생각보다 다정한 INTJ

이직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기존의 속도감과 방식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에이전시는 프로젝트 단위로 빠르게 업무를 실행하고 클라이언트 피드백을 신속히 반영하는 구조이지만, 인하우스에서는 장기적인 서비스 운영과 조직 간 협업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속도 차이를 느끼는 원인을 명확히 정리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기획이 너무 앞서가고 있을 가능성이 첫 번째입니다. 기획이 너무 앞서가면 개발과 디자인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기획을 완성한 후 한꺼번에 전달하기보다는, 핵심 기능부터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도록 순서와 속도를 조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백로그를 정리하고 리소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역할 또한 PM이 기획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개발, 디자인 담당 부서의 업무 태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대개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거나, 책임이 불명확할 때 업무 태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하되, 담당자들이 적절히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도록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주고 성과를 인정해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 관리도 물론 중요합니다. 일정이 현실적이지 않으면, 개발·디자인팀이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PM이 일정 조율의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스케줄링 시 여유 시간을 충분히 고려하고, 각 팀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현실적인 일정으로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2~4주 단위로 기능을 기획·개발·리뷰하는 스프린트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협업을 한층 원활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진행 상황과 리소스를 점검할 수 있고, 별별이님의 업무 성취도 역시 높아지게 되겠죠.

 

현재 상황을 조금 거리 두고 바라보며 차근차근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면,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별별이님이 새로운 환경에서 무리 없이 적응해 나가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8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전 비록 PM의 역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에이전시를 거쳐 인하우스에 적응해 본 경험이 있는 직장인으로서 별별이님께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저도 처음 에이전시를 떠나 인하우스에 입사했을 땐 '사공이 왜 이렇게 많지?', '회의는 왜 이리 많고, 일의 속도가 왜 이렇게 더딘 거지?' 하며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 경험상,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목표'가 상당히 다른 조직이라고 느껴집니다. 에이전시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죠.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받아내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피드백에 대응하는 유연성과 순발력이 무척 중요하고요. 

 

반면, 인하우스에서 이뤄지는 모든 업무는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됩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조직의 비전에 얼라인을 맞춰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 간 공감대가 잘 형성되고 목표의식이 한 점으로 모이면 배가 하늘 위를 나는 듯 스무스하게 일이 진행되죠. 물론,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덜컥거리는 위기를 꽤 자주 맞게 되지만요.

 

이 간극을 받아들이기가 참 쉽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적응하니 인하우스 업무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에이전시의 업무가 이쪽에서 저쪽까지 건너갈 수 있는 나룻배를 만들어 실어나르는 역할이라면, 인하우스의 업무는 긴 항해를 든든하게 떠날 수 있는 범선을 짓는 일과 같더라고요. 빠르게 가는 방법보다는, 더 오래 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팀원들과 함께 고민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아예 목적이 다른 업무인 만큼, 각각의 일을 대하는 마인드셋이나 접근방식도 다를 수밖에요. 차이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기까지는 당연히 시간이 걸릴테니, 너무 스스로를 채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8년 차 직장인이지만, 새로운 업무 환경에 떨어지면 '신입도 아닌데 여전히 쩔쩔매다니...'하면서 몰래 눈물을 닦기도 한답니다. 

 

다만, 프로젝트를 리딩해야 하는 역할일 때는 조금 괴로워도 '어떻게든 내가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악바리 정신이 필요한 순간이 많더라고요. 지금 별별이님에게 주어진 이 챌린지를 잘 이겨내고 나면, 분명히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싸워 나가 볼테니, 별별이님도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그라운드에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지치지 말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