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신입이 걸핏하면 우는데,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별별SOS] 118. 피드백을 대하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자세

2024. 09. 26 (목) 12:18 | 최종 업데이트 2024. 09. 27 (금) 07:56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

9년 차 직장인입니다. 저희 부서에 신입이 들어왔는데, 무슨 말만 하면 자꾸 울어요. 어제까지 부탁한 업무가 왜 아직 안 됐냐고 물어보기만 해도 울고, ‘문서 작성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얘기하면 또 울고.… 제가 욕설을 했다거나 언성을 높인 것도 아니에요. 

 

여태 다른 팀원들하고는 이런 문제가 없었는데 정말 난감합니다. 신입이 우는 이유가 뭐 때문인 것 같냐고 다른 팀원들에게 물어봤는데, 다들 모르겠다고 하네요. 대체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8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생각보다 많은 신입들이 '눈물 바람 시기'를 거치는 것 같아요. 그 말인즉슨, 신입의 눈물에 난감해하는 상사들도 적지 않다는 뜻이겠죠. 자꾸 눈물을 보이는 신입 때문에 당황스럽고 때론 짜증도 나시겠지만, 심호흡하고 신입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합니다. 그는 대체 왜 우는 걸까요?

아마 그 눈물 속에는 자괴감과 두려움, 막막함, 불안, 원망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 있을 겁니다. 지적받을 때마다 본인의 업무 능력 부족을 자책하게 되고, 별거 아닌 상사의 말들도 송곳보다 뾰족하게 느껴지겠죠.

그러니까, 신입이 자책과 우울로 빠져들지 않도록 건강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습관이 들어야 할 텐데요. 그러려면 서로 충분한 신뢰 관계를 쌓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별별이님이 윽박지르거나 몰아붙인 건 아니지만, 모든 게 낯설고 두려운 신입에게는 작은 지적도 크게 와닿을 수 있어요.

신입의 머릿속에 '지적하고 평가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성장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조언해 주는 사람'으로 각인된다면, 별별이님의 피드백을 듣고 두려움이나 막막함, 자괴감을 느끼진 않을 거예요.

킴 스콧의 저서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서는 이상적인 피드백 방식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로 '개인적 관심'을 들었는데요. 이는 '업무 영역을 넘어서서, 더 높은 꿈을 품은 존재로 직원 개개인을 대하는 것', '대화를 나눌 시간을 마련하고, 인간적인 측면을 서로 이해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가는 것'을 뜻해요.

평소 나를 충분히 존중하고, 내가 가진 고충을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상사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보다는 기꺼이 편안하게 상사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요?

신뢰 관계를 쌓았다면, 이제 좋은 피드백 방식을 고민해 볼 차례인데요. '잘못'에 집중하기보단 '더 나은 아이디어'에 포커스를 두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구성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하지 마라', '이건 틀렸어'라고 말하는 대신, '이렇게 하면 ~한 장점이 있다', '~를 고려해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피드백해 보세요. 신입도 더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 '신입이 왜 우는 것 같냐'고 물어보신 건, 신입에게는 자칫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부정적 피드백이 불가피하다면 가급적 따로 자리를 마련해 보세요.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심스레 물어보고, 감정적인 의도가 전혀 없음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합니다.

'내 일 하기도 바빠죽겠는데, 이렇게까지 챙겨줘야 하나?!' 답답한 마음이 드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신입이 좋은 피드백을 착실히 흡수해 무럭무럭 성장한다면, 별별이님의 팀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존재로 거듭날 거예요.

이제 막 사회생활 첫발을 내디딘 신입이 먼 길을 당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별별이님은 분명 든든한 멘토가 되어주실 수 있을 겁니다. 별별이 SBN, 화이팅입니다!
 
 
 

 

⭐5년 차 직장인
#사회의 쓴맛 제대로 본 에디터
#JPHS '목표달성자'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M세대 끝, Z세대 시작인 MZ세대

별별이님이 무척 난처하실 것 같네요. 일을 가운데 두고 당연히 소통해야 할 상황임에도 그럴 수 없으니 업무에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고요. 저는 신입 연차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은 입장으로서, 신입사원의 마음을 헤아려 해결 방법을 고민해 봤어요. 소통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신입사원일 땐 특히나 직장생활이 낯설고, 연차가 쌓이면 아무 일이 아닌 일에도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는 것 같습니다. 연차가 쌓인 지금 돌아보니 당시의 떨림과 두려움은 부족한 경험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여러 상황을 겪고 난 후에 생기는 굳은살과 맷집이 아직 없어, 아주 사소한 생채기에도 쉽게 흔들리는 거죠.

 

또 매사에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그 부담감이 눈물과 같은 몸의 반응으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아마 신입사원도 눈물로 모든 일을 무마하려는 의도는 아닐 거라 짐작해요. 그저 누군가로부터 질문을 받는 상황이 낯설고, 다른 사람들보다 피드백 받는 것에 취약한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일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나도 신입사원이었던 시절이 있어 무슨 마음인지 이해한다”고 물꼬를 트며, 대화를 청해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에 다니는 이상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것뿐 아니라, 소통하는 법을 익히는 것도 일의 일부임을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신입사원은 지금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만 해도 벅차게 느껴져,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선 신경 쓰지 못하고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동료 간에 피드백을 주고받고, 정확하게 의견을 전하고, 모르는 건 배우는 과정 역시도 ‘일’과 ‘직장생활’의 일부죠. 사회생활 선배 입장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태도로 이런 생각을 전해주시면 신입사원도 침착하게 대화에 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시야가 더 넓어지는 기회가 될 테고요.

 

덧붙여 질문하거나 피드백하는 것이 일이 잘 되게끔 하기 위한 과정이지, 타이르거나 괴롭히기 위한 의도가 아님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1년 차 신입사원의 마음을 이해해 보자면, 상사와 대화하는 것이 아직은 무서운 게 아닐까 싶은데요. 별별이님의 질문에는 그런 의도가 전혀 담겨있지 않으며, 업무에 어려움을 겪어 잘 해결해 보고 싶다는 별별이님의 솔직한 마음을 전해보는 게 어떨까요? “물론 눈물을 참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견뎌내는 힘이 생기면 이 직장에서뿐 아니라 앞으로의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는 말을 함께 전하면서요.

 

자리를 만들어 터놓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순간이 찾아올 거라 생각해요. 그 말은 서로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이나 입장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뜻이고요. 눈물을 흘릴 때마다 마냥 외면하기 보단, 솔직한 대화를 통해 안정감을 구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신입사원의 마음도, 별별이님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대화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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