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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대표가 말했다…빨갱이 빠가야로야!"
[논픽션실화극] '착한 기업'으로 알려진 우리 회사, 실상은…
2020. 08. 24 (월) 10:30 | 최종 업데이트 2021. 12. 09 (목) 09:41
※ 다음 글은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와 못다한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야 너 빨갱이냐? 이 빠가야로. 이래서 조센징은 안된다니까."
역시나 오늘도 그들의 '샤우팅'이 시작됐다. 벌써 놀라지 마시라. 오늘도 다른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를 지르는 것뿐이니. 그래도 쌍욕은 아니지 않은가. 가끔, 아니 자주 쌍욕도 나온다. 회사에서 이 정도 소리를 지를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맞다. 대표다. 그리고 한 명 더 있다. 대표의 아내이자 회사의 임원인 그녀다.
도대체 모르겠다. 이들은 왜 항상 화가 나 있는 걸까? 회의는 항상 고함으로 시작해 고함으로 끝난다. 가끔 눈을 부릅떠 흰자만 보일 때면 저러다 뒤로 넘어가는 건 아닐까 긴장이 될 정도다. 사실 회의 때만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다. 하도 소리를 지르고 다녀서 대표가 어디에 있는지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을 지경이다.
"이제 소리 지르는 걸로는 놀라지도 않아요. 나는 이명증까지 왔다니까. 이것도 산업재해 받을 수 있는건가."
첫 출근 날, 갑자기 울려 퍼지는 샤우팅에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보니, 입사한 지 1년이 다 돼간다는 선배가 컴퓨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여기는 회사가 아니에요. 왕국이랄까. 오너와 오너 가족들만의 왕국, 그리고 직원들은? 노예죠 뭐. 여기 들어와서 1년 넘게 일한 사람 거의 못 봤어요. 저도 얼마나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잘 적응하시길 바랄게요. 아마 조만간 쌍욕도 들을 텐데 원래 그런 거니까 너무 놀라지 마시고요."
한 기업정보사이트에서 퇴사율이 100% 넘는 것을 확인했을 때 눈치채고 접었어야 했는데, 나름 업계에서는 유명한 곳이라 '설마'하는 마음에 입사를 결정했던 터였다.
"야 이 $@#야. 문자를 보내면 바로바로 답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너 뭐 하는 #$@#야!"
선임이 말했던 그 쌍욕은 생각보다 빨리 들을 수 있었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해 집에서 쉬는 중에 상사가 보낸 문자를 못 봤나보다.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다짜고짜 쌍욕이 쏟아졌다.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지만, 실제로 당하니 머릿속이 멍해졌다.
야밤에 듣는 쌍욕이라니… 차라리 회사에서 들었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돼 있었을 텐데… 아 방심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려나. 이직을 결정한 과거의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과거로 돌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고 싶은 심정이다.
회사 안에서만 이러면 덜 챙피할 텐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외부 교육을 나간 자리에서도 대표는 "조선인은 게을러서 망했다"느니 "조선은 양반 문화 때문에 망했다"는 식의 얘기를 해 온 직원을 긴장하게 만들곤 했다. 외부 교육에서 도대체 왜 일제의 식민 사관을 정당화하고 일본이 우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대표의 나이와 배경 등을 생각해도, 한국에서 사업하고 돈 버는 사람이 이게 할 소리인가? 이쯤 되면 어디 기사가 나올 법도 한데 조용히 넘어가는 것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아마 그만두고 나간 이들은 더 이상 이 회사와는 어떤 식으로도 엮이고 싶지 않아 강제로 기억을 없애는 거 아닐까?
이런 회사인데 오히려 외부에서는 착한 기업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정말 진짜 너무 매우 신기한 일이다.
역시나 오늘도 그들의 '샤우팅'이 시작됐다. 벌써 놀라지 마시라. 오늘도 다른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를 지르는 것뿐이니. 그래도 쌍욕은 아니지 않은가. 가끔, 아니 자주 쌍욕도 나온다. 회사에서 이 정도 소리를 지를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맞다. 대표다. 그리고 한 명 더 있다. 대표의 아내이자 회사의 임원인 그녀다.
도대체 모르겠다. 이들은 왜 항상 화가 나 있는 걸까? 회의는 항상 고함으로 시작해 고함으로 끝난다. 가끔 눈을 부릅떠 흰자만 보일 때면 저러다 뒤로 넘어가는 건 아닐까 긴장이 될 정도다. 사실 회의 때만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다. 하도 소리를 지르고 다녀서 대표가 어디에 있는지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을 지경이다.
"이제 소리 지르는 걸로는 놀라지도 않아요. 나는 이명증까지 왔다니까. 이것도 산업재해 받을 수 있는건가."
첫 출근 날, 갑자기 울려 퍼지는 샤우팅에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보니, 입사한 지 1년이 다 돼간다는 선배가 컴퓨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여기는 회사가 아니에요. 왕국이랄까. 오너와 오너 가족들만의 왕국, 그리고 직원들은? 노예죠 뭐. 여기 들어와서 1년 넘게 일한 사람 거의 못 봤어요. 저도 얼마나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잘 적응하시길 바랄게요. 아마 조만간 쌍욕도 들을 텐데 원래 그런 거니까 너무 놀라지 마시고요."
한 기업정보사이트에서 퇴사율이 100% 넘는 것을 확인했을 때 눈치채고 접었어야 했는데, 나름 업계에서는 유명한 곳이라 '설마'하는 마음에 입사를 결정했던 터였다.
"야 이 $@#야. 문자를 보내면 바로바로 답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너 뭐 하는 #$@#야!"
선임이 말했던 그 쌍욕은 생각보다 빨리 들을 수 있었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해 집에서 쉬는 중에 상사가 보낸 문자를 못 봤나보다.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다짜고짜 쌍욕이 쏟아졌다.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지만, 실제로 당하니 머릿속이 멍해졌다.
야밤에 듣는 쌍욕이라니… 차라리 회사에서 들었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돼 있었을 텐데… 아 방심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려나. 이직을 결정한 과거의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과거로 돌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고 싶은 심정이다.
회사 안에서만 이러면 덜 챙피할 텐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외부 교육을 나간 자리에서도 대표는 "조선인은 게을러서 망했다"느니 "조선은 양반 문화 때문에 망했다"는 식의 얘기를 해 온 직원을 긴장하게 만들곤 했다. 외부 교육에서 도대체 왜 일제의 식민 사관을 정당화하고 일본이 우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대표의 나이와 배경 등을 생각해도, 한국에서 사업하고 돈 버는 사람이 이게 할 소리인가? 이쯤 되면 어디 기사가 나올 법도 한데 조용히 넘어가는 것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아마 그만두고 나간 이들은 더 이상 이 회사와는 어떤 식으로도 엮이고 싶지 않아 강제로 기억을 없애는 거 아닐까?
이런 회사인데 오히려 외부에서는 착한 기업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정말 진짜 너무 매우 신기한 일이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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