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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다 화병 날 것 같아요"

[내마음상담소] 7. 심리상담사 제안하는 ‘분노’를 다스리는 법

2023. 10. 10 (화) 21:10 | 최종 업데이트 2023. 10. 11 (수) 14:37
 
요즘 마음은 어떠신가요? 일도 인간관계도 지치고 힘들게만 느껴지나요? 스스로 위태롭게 느껴지고,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나요? 심리상담 학·석사를 전공하고 심리 스타트업 <마인드웨이>를 만든 김유진 마음가이드가 어두워진 여러분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드릴게요. 지금부터 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봅시다. 
딩동! 오늘 <내마음상담소>에 찾아온 고민 주제는 바로 “분노”예요.

“회사에서 화가 날 때 다들 어떻게 푸는지 궁금해요. 회사니까 참고는 있고, 사회생활이란 게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안 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지만, 언젠가는 꾹꾹 눌러놓은 화가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회사에서 정말 열받고, 억울한 일들이 있을 때 어떻게 참아야 할까요? 표정에서부터 화가 난다는 것을 감출 수가 없어요. 남들이 두 번 일하게끔 하는 사람이나 자기 일에 무책임한 사람들, 개념 없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이지 화를 못 참겠어요. 가슴속에서 무언가 치솟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 화를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세요.”


화나는 상황에서 화를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분노를 흔히 ‘안 좋은 감정’, ‘피해야 할 감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분노는 나를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감정이기도 해요. 분노를 느끼기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회사에서 화가 날 때마다 마구 표출할 수도 없고, 화를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다면, 오늘은 저와 함께 화를 다루는 법을 알아보아요.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분노의 원인을 [1위. 상사와의 관계 (34%) / 2위. 업무 문제 (29%) / 3위. 처우 조건 (연봉, 복지, 근무조건) 불만족 (18%) / 4위. 동료나 후임과의 관계 (13%) / 5위. CEO의 리더십 (3%) / 6위. 본인 성격 (3%)] 라고 말했어요. (출처:페이오픈) 그렇다면 나의 화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요? 아래에 세 가지 질문을 준비했으니, 순서대로 답해보세요. 종이나 펜, 핸드폰 메모장 등을 활용하여 직접 글로 적어 보는 것을 추천해요.
 
1. 나의 화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ex. 직장동료 A의 무례한 말

2.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내 안에 무엇을 건드린 것 같나요? 분노 그 너머에 있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적어보세요.
ex. 직장동료 A의 무례한 말 → A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다른 사람한테는 그러지 않으면서,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 A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 무례하게 말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3.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화는 나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경험하는 감정이에요. 그렇다면 나는 상대에게 어떤 기대를 했기에 화가 난 것 같나요?
ex.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무시’받는 게 아닌 ‘인정’받고 싶었다.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상대도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랐다.

어떤가요? 이처럼 분노의 원인을 꼬리 질문으로 찾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사실 나는 이 조직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인데, 그 불안이 직장 상사를 향한 ‘분노’로 표출되고 있을 수도 있고, 사실 일터에서 자신감이 떨어져서 ‘우울’한 것인데, 그 우울이 가족을 향한 ‘분노’로 표출되고 있을 수도 있지요. 화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애먼 곳에 화풀이하지 않고, 화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답니다.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은 지극히 필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만약 화가 날 때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사용하는 등 난폭하게 화를 표출한다면, 아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요. 다행히 화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는 것만으로 조금씩 줄어들어요. 그러니 욱하고 순간 화를 내기 전에, 일단 아래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하며 시간을 벌어보세요.
1. 심호흡하기
화가 불쑥 올라오면, 먼저 크게 심호흡을 해보세요. 보통 화가 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얕아지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등의 신체 반응이 일어나는데요. 이때 4-7-8 호흡법을 해보는 거예요. 지금 바로 해볼까요? 4까지 셀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참고, 8초 동안 내쉬어 보세요. 이렇게 크게 심호흡을 하다보면, 심장박동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근육이 이완돼요. 이에 따라 우리 몸도 ‘지금 괜찮은 상황이구나’하고 안심하고 화가 누그러진답니다.

Tip. 만약 회사라면,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거나 환기하고 오겠다고 하는 등 화나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서 심호흡을 해보세요. 장소를 옮기는 것만으로 감정을 환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2.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기
화가 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조금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 사람은 이해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적절하게’ 화를 낼 수 있답니다. 내가 화를 내는 정도와 방법을 결정하려면, 1)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2) 내가 오해한 부분은 없는지 3)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했을지를 한 번만 생각해 보세요. 나의 화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3. 화를 낼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보기
마지막으로, 화를 내기 전에 ‘화를 낼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해 볼까요? 화를 내는 것은 나에게도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에요. 그렇게 에너지를 쓸 정도로, 내가 화를 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일까요? 지금 화를 내는 것이 상대를 변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반대로 화를 내면 상대가 더욱더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행동하진 않을까요? 화를 내면 정말 상황이 바뀔 것 같은지 한번 생각해 보아요. 결국 화를 냈을 때의 결과는 내가 책임지는 것이랍니다.

TIP. 화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본다든지, 사랑하는 사람을 꼭 껴안고 위로를 받는다든지, 맛있는 것을 먹는다든지, 화로부터 잠시 시선을 돌릴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 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화를 느낀다고 해서, 화를 다 표출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만약 이 세 가지를 모두 실천해 보았을 때 ‘화를 표출하는 게 좋겠다’라고 생각이 든다면, 아래에서 적절하게 화내는 법을 함께 고민해 보아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목적으로, 적절한 방법 안에서 화를 내기는 대단히 어렵다’라고 말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화를 표현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어렵더라도 적절하게 화내는 법을 고민 해볼까요? 아래 세 가지를 고려하여, 지금 나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화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아요.
 
1. 적절한 상황에서 :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은 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에요. 언제 화를 표현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해 보세요.

2. 적절한 정도로 : ‘모기보고 칼 뺀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만약 작은 일에 크게 화를 낸다면, 화를 낼 만한 상황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거부감을 느끼고, 결국 상대를 변화시키기 어려울 거예요. 물론 화가 났을 때, 필터링 없는 거센말과 파격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상처입힐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 속이 시원할 수도 있겠지만), 도를 넘어선 화는 멀리 보았을 때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3. 적절한 방법으로 : 되도록 파괴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화를 표현해보세요. 화를 나게 한 상대에게 직접 대화를 요청하는 것도 좋고, 직접 말하기 어렵다면 쪽지나 편지로 마음을 전해도 좋아요.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들은 보통 자기를 비난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해요. 그러니 대화를 할 때는 상대를 비난하는 목적이 아닌, 관계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ex.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꼈다 / 앞으로 함께 이러한 방식으로 노력해 보는 게 어떨까?) 

많은 연구들이 조직에서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적절한 화는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키고, 조직의 성장과 성과를 높인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가 화를 다스리는 이유는 상대가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해서예요. 미국의 작가 말라키 맥코트는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남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어요. 이처럼 화는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만들 수 있어요. 또 화로 인해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내가 지켜온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도 있지요.

그러니 화를 다스릴 때, ‘내가 상대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한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다’라고 생각해 보세요. 나아가 상대가 오늘 하루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화의 주도권을 상대가 아닌 내가 가져보는 거예요. 결국 화를 다스리는 것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도, 과도하게 표현하는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니까요. 어떤 선택이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즉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결정한 거라면 후회가 적을 거예요.
오늘은 화에 대해 다뤄봤는데 어떤가요? 화는 너무 참는 것도 좋지 않고, 너무 표출해도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기만 하면 화병이 나고, 그렇다고 표출만 하면 나를 포함한 모두가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화의 주도권을 잡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 감정을 잘 활용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응원합니다.
  
심리상담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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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쉬고 있는데도 불안하고,
마음 같지 않은 인간관계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병원이나 상담사를 찾아 가자니 그것도 쉽지가 않고…
혹시 그래서 힘들지는 않나요?

잡플래닛 <컴퍼니타임스>가 마인드웨이와 함께 <내마음상담소>를 연재합니다.

지금 마음을 힘들게 하는 고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심리상담전문가인 김유진 마음가이드(마인드웨이 대표)가 함께 고민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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