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팀원 충원 안 해주는 회사, 이직할까요?

[별별SOS] 72. 버텨서 승진할지 떠날지 고민이에요

2023. 08. 04 (금) 13:36 | 최종 업데이트 2023. 08. 04 (금) 14:17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20년이 넘은 곳이에요. 그동안 마케팅이나 홍보에 큰 관심이 없다가 영업팀의 제안으로 마케팅팀이 신설됐고 헤드헌터를 통해 입사하게 됐어요. 지금은 1년 반동안 혼자 마케팅과 홍보, 기자관리까지 혼자 팀장처럼 일하고 있어요. 얼마 전엔 해외 전시회도 기획, 운영했고요. 이 부분에서 자부심을 많이 느끼고 있고 성과도 괄목할만하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팀원을 꾸려 일을 해나가고 싶어서 회사에 말했더니 전혀 공감 못하시더라고요.

게다가 회사가 안 바쁠 때라 굳이 사람 뽑을 필요 없다는 얘기만 하시고요. 올해 승진을 기대했는데 힘이 많이 빠졌어요. 방향성도 잃은 것 같고요. 동기부여가 전혀 생기지 않는 상황이에요.

혼자 일하는 대신 주목받기 쉬워서 조금만 더 버티면 승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다시 이직을 하면 만년 대리로만 남을 것 같아서 이직할지 버틸지 계속 고민이 돼요.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저도 별별이님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일손은 부족한데, 충원은 쉽지 않더라고요.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고들 하잖아요. 안 해줄 거 알지만 그래도 계속 말했어요. 충원되면 더할 수 있는 것, 도움이 되는 점은 뭔지를요. 기존 업무도 하면서 시간을 쪼개 새로운 시도도 했죠. 해당 업무 리드자였기에 가능했던 것도 같아요. 업무 자유도가 높았고 지원은 없었지만 의지만 있다면 뭐든 시도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회사는 선세팅, 후진행보다는 반대 경우가 더 많아요. 일단 될 사업인지 봐야 하니 일단 해보고 사업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면 제대로 푸시를 하거든요. 때문에 보여주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저도 그러길 3년쯤 지나니 충원 허가가 마침내 떨어졌어요. 덕분에 인력 부족으로 못했던 시도들도 해볼 수 있었어요. 정리하면 '중꺾마+필요성 보여주기'였던 것 같아요.

10년 넘게 지켜본 홍보와 마케팅 분야는 업계와 상황에 따라 대우가 천차만별이더라고요. 서비스업이나 소비재처럼 마케팅이 중요하거나, 필요성을 아는 회사는 공감하고 비용을 투자하지만, 사업 특성상 마케팅의 필요성이 적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곳은 마케팅 지출을 최소화하고 싶어 했어요. 

별별이님의 회사도 필요성을 못 느꼈던 곳이라고 하니, 후자의 상황인 것 같아요. 결국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지, 별별이님이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충원에 관건이 될 텐데요. 문제는 별별이님께서 더 해나갈 동력을 잃으셨다는 점인 것 같아요. 더 해나갈 의지가 상실된.

방향은 별별이님이 어떤 커리어를 꿈꾸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신규 팀이라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리잡기까지 시간은 생각보다 더 필요할 수 있어요. 기회가 보이고, 해볼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면, 회사가 그렇게 싫지 않다면, 남는 것도 방법이에요. 잘만 하면 그 공로는 다 별별이님의 것일 테니까요.

프로젝트를 더 성공시키거나 기회를 엿보며 뭔가 해보면서 포트폴리오를 1~2년 더 쌓아서 확실히 경력을 다진 다음에 이직하는 것도 괜찮아요. 그동안 별별이님의 가치도 오를 테니, 직급을 높여서 이직도 가능할 거예요. 물론 어떤 규모의, 어떤 산업군인 회사로 가느냐에 따라 가능성은 다르겠지만요.

반면, 동기부여가 어렵고, 더이상 커리어 발전도 어려울 것 같다면 해당 직무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로 이직을 하시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공감대'가 이뤄진 회사에서 일하는 시너지도 분명 있거든요. 어딜가든 각기 장단점은 있을 텐데요. 별별이님이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뭐였는지도 함께 고민해 보시면 답도 따라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서든 빛나는 별별이님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혼자서 고군분투할 때의 외로움과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게다가 입사와 동시에 팀이 신설됐으니 더욱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인적 없는 갈대밭을 헤쳐 나가는 느낌으로 지난 1년 반을 보내오시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는데요.

열심히 했는데 기대했던 보상도 없고, 회사의 서포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섭섭하고 기운 빠지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는 게 목표이니, 여기서 좌절하거나 원망하는 대신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먼저, 회사가 마케팅팀의 역할과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요. 20년 가까이 마케팅과 홍보에 관심이 없던 회사라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마케팅과 홍보가 비즈니스 성장에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 기여하는지 회사가 잘 알지 못할 수 있어요. 어느 정도의 리소스가 투입되어야 하는지는 더더욱 모를 테고요.

마케팅이 회사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일이 많으니 사람을 더 채용해달라'는 요구를 받는다면, 회사 입장에선 일단 방어적인 생각이 들겠죠. 인력을 한 번 늘리고 나면 다시 줄이기는 어렵고, 회사가 부담해야할 인건비 부담 또한 매년 늘어나니까요.

세계적인 협상 전문가인 빅토리아 메드백은 본인의 저서 <어떻게 설득해야 마음을 움직이는가>에서 상대방을 설득할 때 합당한 명분이 없다면 그것은 과감한 것이 아니라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꼬집는데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나'가 아니라 '당신'을 언급하는 전술을 쓰라고 권합니다.

별별이님의 상황에 대입해보자면, '현재 회사의 목표인 ~를 달성하기 위해 ~한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력 충원이 필요합니다.'와 같이, 인력 충원이 회사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어필하는 설득의 논리를 세워볼 수 있겠죠.

여기서 포인트는 회사의 목표와 마케팅팀의 방향성을 일치시키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리란 확신이 들도록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거예요. 마케팅팀과 별별이님에게 더 투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거죠.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것보단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일에 눈을 더 반짝이는 법이고, 그건 회사도 마찬가지거든요.

더불어, 일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팀을 리드할 정도의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테고요. 실제로 인력이 충원됐을 때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팀원들을 잘 이끌 수 있겠죠.

이렇게 해보고 난 뒤에도 회사에서 별다른 서포트를 해주지 않는다면 그땐 이직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해요. 매니징 역량을 기르고 싶고 팀을 이뤄 더 스케일이 큰 업무 경험을 쌓고 싶으신 거라면, 1인 마케터로 일해야 하는 지금의 환경은 별별이님의 커리어패스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아 보이거든요.

별별이님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다시 이직을 하면 만년 대리로 남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직할 회사의 상황과 개인의 연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직 시 직급이 정해지니까요. 만약, 이직할 회사에서 제시한 직급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느껴진다면 이에 대해 충분히 협상해볼 여지도 있을 거예요.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성과를 냈다면 그 노력과 성과를 충분히 인정해주는 곳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별별이님이 나아갈 길에 행복과 보람만 가득하기를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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