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6년 차지만 서툰 것 투성이라 눈치 보여요

[별별SOS] 86. 물경력 상태 같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2023. 11. 17 (금) 12:51 | 최종 업데이트 2023. 11. 17 (금) 13:12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1년, 2년씩 연차가 모여 현재 6년 차가 된 직장인입니다. 경리·인사 직무를 하고 있는데 하고 싶던 일은 회계 업무였어요. 해당 업무를 해볼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아서 전산세무 2급 시험도 다시 준비했는데 결국 입사는 인사·관리 직무로 했어요. 급여 관련 업무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어요.

현재 직급은 대리인데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속성있게 연차가 쌓인 게 아니다 보니 대리임에도 서툰 것 투성이에요.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기도 버겁고요. 그러다 보면 다시 신입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현재 직급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현재 직장에서 전임자 없이 인수인계서만 받은 후에, 그간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하면서 일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껴요. 같은 부서에서 저보다 더 오래 다닌 직원은 늘 일이 많고 바빠요. 도와서 같이 하고 싶은데 그마저도 쉽지 않고, 결국 저는 노는 시간이 많아져요. 이러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이제는 눈치가 보여요. 뭘 하면 좋을지 감도 안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현재 고민을 정리해 보자면, 하고 싶은 업무가 아니고, 지금 업무에서도 연차 및 직급 대비 부족한 실력을 느끼시는 상황 같아요. 우선 별별이님의 생각이 뭔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부터 정리돼야 할 것 같아요. 현 직장에서 경리·인사 직무를 잘하고 싶은지, 진짜 회계 업무에 도전하고 싶은지를요.

해당 업무를 수년간 해온 주변 분들께 알아보니 세무·회계는 자격증보다 실무 경험을 훨씬 더 높게 본다고 해요. 신입이 전산세무 2급 자격증이 있으면 '대화는 통하겠군' 하는 정도라고요. 그에 반해 경력은 실무 경험에 따른 실력 차이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경험'이 중요하다고 해요.

어떤 분은 별별이님과 비슷한 연차일 때, 쌓았던 경력을 포기하고 제대로 된 세무·회계 경력을 쌓기 위해 해당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했다고 해요. 주말 남는 시간은 공부에 모두 쏟아부었고요. 물론 전산세무 자격증은 훨씬 이전에 취득을 했죠. 이후 이직을 통해 원했던 회계 업무를 잘하고 있어요.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한 기회비용이 미래의 만족으로 돌아온 거죠.

해당 직무는 회사 규모나 인원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 팀에서 인사부터 도맡는 곳도 있고, 세분화된 곳도 있고, 관련 업무를 내부에서 처리하기도 하지만 외부에 대리로 맡기는 곳도 있는 등 다양할 텐데요. 자격증보단 실전 경험이 중요하고, 어떤 식이든 해당 경험을 쌓았으면 됐는데, 별별이님은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셨다고 하셨고요. 

또 하나 우려스러운 건, 지속해서 쌓은 연차가 짧고, 원했던 회사가 아닌 곳에 입사하게 됐던 상황이에요. 돈을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 혹은 실패가 반복되면서 자포자기의 심정이 들어서 도전을 다해보지 못하고 마음에는 안 들지만 덜컥 합격한 곳에 입사하신 게 아닌가 해서요. 무엇보다 경리와 세무·회계는 처우부터 차이가 크기 때문에요. 전문성에서도 차이가 나고요. 그만큼 그릴 수 있는 미래는 다를 거예요.

전자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후자라면 사소한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가시는 것도 필요할 테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지셔야 해요. 노는 시간이 많다는 건 지금 상황에선 '오히려 좋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공부할 시간이 생긴 것과 다름 없으니까요.

'진심으로 얼마나 노력했나?' 하는 것도 살펴보세요. 뭔가 변화하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타고 나지 않은 이상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해요. 고통 없이는 성장도 없고요. 분명 노력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족했을 수도 있어요. 누군가는 그 자리에 가기 위해 볼 거 안 보고, 만날 거 안 만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준의 노력을 하거든요.

남는 시간에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할 정도가 돼야 해요. 그 정도가 되면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인드도 바뀌어 있을 거예요. 그쯤 되면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될 수도 있고요. 그러니 지금은 뭐든 행동해야 해요. 하셔야 하고요. 지금 연차는 그래도 무언갈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때예요.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타이밍이란 것도 무시할 순 없기에, 지금을 놓치면 물경력의 늪에 빠져나오기 힘들 수도 있어요.

물론 선택은 별별이님의 몫입니다. 현 직장에서 경리·인사 직무를 하면서 1인분의 몫을 해내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또한 노력이 필요한 건 다르지 않아요. 돕는 게 아니라 '내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관점을 달리해 보세요. 할 일이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시야도 넓혀 보세요. 세상에 길은 지금 하나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스스로 공부하는 걸로 부족하다 느끼셨다면 외부 도움도 받으세요. 현업 선배들 조언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나, 코칭을 받을 곳들이 찾아보면 정말 많아요. 별별SOS의 문을 두드려주신 것처럼요. 그게 어렵다면 유료 서비스를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아요. 상황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못할 게 없으니까요.

보다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경험도 해야 합니다. 지금만큼은 '안 된다' '할 수 없어' '난 못해'와 같은 말은 머리에서 지우시고요. '난 될 사람이다' '하면 된다' '해낼 것이다'와 같은 말만 넣고 뭐든 임해보세요. 말에는 힘이 있어서 달라진 마음으로 뭐든 대하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따라올 거예요. 물론 과정은 쉽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분명 해내실 겁니다.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저도 비슷한 연차에 이직을 여러 차례 경험한지라, 지금 얼마나 막막한 심정이실지 알 것 같아요. 원했던 직무로 이직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신 데다 새로운 직장에 이제 막 둥지를 트신 만큼 고민이 더욱 깊은 상황일 수밖에 없는 듯한데요.

이런 시기일수록 '실행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많은 걱정과 고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물에 젖은 이불처럼 무겁게 끌어내리니까요.

처음 겪어보는 조직에서 처음 접해보는 방식으로 새로운 일을 맡게 됐는데, 부족하고 서투른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에요. '나는 왜 서투르지?'라는 자책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보다는 '빨리 업무를 정복해버리겠어'라는 마음으로 밀고 나가는 편이 훨씬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일 거예요.

별별이님처럼 어렵고 새로운 업무를 맞닥뜨린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 '자기효능감'이라고 해요. 자기효능감은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만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 마음을 가리키는데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는 것만으로도 실제 업무 결과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답니다.

더불어, 높은 수준의 자기효능감은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준대요.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본인을 의심하느라 고통스러워 하는 대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일게끔 해준다고 합니다.

자기효능감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심리학자 알버트 밴듀라(Albert Bandura)는 자기효능감을 결정 짓는 4가지 요인을 지목했는데요. △목표한 일에 도전해 직접 성공한 경험 △타인의 실패와 성공을 통해 얻는 대리경험 △타인의 격려와 지지 △안정적인 정서적, 신체적 상태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요인이 단번에 충족될 수 없다는 거예요. 자기효능감은 계속해서 쌓이는 시행착오를 통해 꾸준히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저 요소들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어요.

그럼 이제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첫째, 롤모델로 삼을 만한 동료를 보면서 그의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적극적으로 배워보세요. 둘째, 동료와 상사로부터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많이 구하시고요. 셋째, 어떤 상황에서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가집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선택을 내리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갖추세요.

별별이님의 상황에 대입해보자면, 우선 새 직장에서 일잘러가 누구인지 유심히 살펴보고 롤모델을 찾아볼 수 있겠죠. 그가 어떻게 일하는지 보면서 별별이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점들을 흡수하고요.

같이 일하는 직원이 바빠보인다면, 일단 손을 내밀어 일을 수행해보는 거예요. 결과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부담감은 과감히 내려놓으세요.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엉성하게 나왔다면, 동료와 상사에게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지 피드백을 요청하세요. 그리고 다음부턴 그 부분을 꼼꼼히 반영하면서 점점 일의 숙련도를 높여가는 겁니다.

자기효능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강철같은 마음을 장착한다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저도 이직할 때마다 '모두가 나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라는 고통어린 자괴감에 곧잘 빠져들곤 했어요. 그런데 한 가지 자명한 사실은, 나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상황도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거예요.

할 수 있다는 믿음도 훈련이 필요해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 주세요. 그리고 더디게나마 한 걸음씩 내딛으세요. 분명 오늘보단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별별이님이 분명 잘 해내시리라고 믿어요. 그러니 별별이님도 자신을 믿어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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