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우리 회사가 좀비라고? 죽은 거야 산 거야?

[알·쓸·상·회2] 한계기업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2023. 12. 13 (수)
알쓸상회2
[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아요  
✔️ 좀비기업이 뭔지 궁금한 분 
✔️ 뉴스에서 한계기업이란 말이 요즘 자주 보여서 궁금했던 분
✔️ 워크아웃과 법정관리가 헷갈렸던 분 
좀비기업이란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좀비'하니까 괜히 으스스해지기부터 하는데요. 대체 어떤 회사들이기에 좀비란 별칭이 붙는 걸까요. 파릇파릇한 생명력과는 분명 거리가 먼 듯 하죠. 건강하지 못한 느낌도 들고요. 

오늘은 O, X 퀴즈입니다. O일까요, X일까요? 

"좀비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번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회사를 말한다"
정답은 '그렇다' 입니다.


◇ 좀비기업(한계기업)이란?…벌어서 이자 내기도 버거운 회사들↑

좀비기업은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파산만 겨우 면한 기업을 말해요. '한계기업'이라고도 하는데요. 번 돈(영업이익)보다 이자로 내야할 돈이 더 많은 상태가 지속 중인 기업을 말해요. 대출 원금을 갚기는커녕 빌린 돈의 이자만큼도 돈을 못 벌고 있다는 얘기니, 상황이 많이 어렵다는 얘기인거죠. 
한계기업=영업이익<이자비용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입니다. 이게 1보다 작으면 번 돈보다 이자비용이 더 크다는 얘기죠.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공식적으로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봐요. 3년 연속 이자도 못 갚을 정도라면 자체적인 생존 능력이 없다고 보는 거고, 이런 상황에서 지원까지 끊기면 기업이 존립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겁니다.   

최근 한계기업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장기존속 한계기업 현황·특징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한계기업은 3903개라고 해요. 코로나19 팬데믹 때 전 한계기업이 확 늘었다(전체 외감기업 중 15.3%)가 잠깐 줄더니, 2022년 15.5%로 되려 더 늘었어요. 

왜 늘었을까요? '고금리'가 불난데 부채질했거든요. 금리가 올랐다는 건 내야할 이자가 늘어났다는 뜻이니까, 은행 대출로 자금을 마련한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어요. 

아래 표는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들의 한계기업 비율인데요.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전체 상장사들의 한계기업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증가율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7년 이상 '한계기업' 상태면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돼요. 이런 만성 좀비기업은 2022년 기준, 무려 903곳이나 된다고 해요. 한국은행(금융안정보고서, 2023년 9월 26일 발표)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어요. 10곳 중 1곳(9.9%) 정도만 정상기업으로 회복했거든요.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부동산, 운수(항공,해운 포함), 사업지원 등 서비스업, 자산 1000억 원 이상~1조 원 미만인 중견기업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그런데 한계기업이라고 다 같지는 않아요. 겉으로는 똑같이 힘들어보이지만, 회사와 산업 등에 따라 재무전전성 등은 많이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한국은행은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취약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할 때 한계기업 여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무건전성, 자산규모, 산업특성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했어요. 



◇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재입법 "일시적으로 어려움 빠진 회사 지원" 

앞서 '고금리'로 한계기업 상태가 된 회사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 기억하시죠? 이처럼 외부상황 때문에 잠시 한계기업 상태에 빠지는 회사도 있어요. 이런 곳을 '일시적 한계기업'(당해연도 동안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큰 회사)이라 불러요. 

2022년 기준,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은 30.8%였어요. 기업 3곳 중 1곳은 경영상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데요. 같은 해, 주요국 중 한미일 3개국과 비교한 결과 1위(미국 28.2%, 일본 11.4%) 였어요. 그만큼 재무건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거죠. 

일시적 한계기업이 된 후, 3년 연속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으면 한계기업이 되지만, 상황이 해소되면 정상기업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정상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자금흐름이 일시적으로 막혀서 망해버리면 실직자가 생기고, 그 회사에서 받을 돈이 있던 회사도 영향을 받아 연쇄부도가 일어날 수 있어요. 돈을 빌려준 채권자나 은행도 부실 위험을 덩달아 떠안게 되고요. 회사 하나 문 닫는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닌거죠.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잠깐 어려운 회사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를 '워크아웃(회생작업)'이라고 합니다. "이 회사는 당장의 부도만 막아주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해요. 살려봅시다!" 하는 거죠. 장기좀비 기업은 살아나기 어렵다지만, 고금리나 경기악화처럼 외부적인 요인으로 잠깐 어려움에 처한 기업은 지원해주면 살아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렇게 지원을 받고 위기를 탈출해 되살아난 기업이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 포스코플랜텍 같은 곳들인데요.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만든 법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에요. '부실징후기업'의 기업개선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상시적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한다(제1조)는 게 목적이에요.

이 법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2001년에 처음 제정됐는데요. 정해놓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되는 '일몰법'으로 시행됐어요. 그래서 만기가 다가올 때마다 연장에 재연장을 해왔고요. 그러다 지난 10월 15일, 재연장을 하지 않아 법이 사라지면서 워크아웃을 위한 법적 근거도 같이 사라졌어요.

이에 경제6단체는 "고금리로 인한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데, 이 법이 없으면 취약 중소기업 등 줄도산이 우려된다"며 재입법을 요구했고요. 결국 재입법 과정을 통해 지난 12월 8일, 기촉법은 3년 기한의 한시법으로 부활했어요. 기존 기촉법에 워크아웃 기업에 현금지원 확대, 구조조정 담당자 면책요건 확대 등의 내용을 추가, 2024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에요. 

신용등급 C이하를 받은 기업을 '부실징후기업'으로 보는데요. 부실징후기업부터 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업의 채권단 75% 이상이 워크아웃에 동의해야 해요.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런 판단을 하죠. 워크아웃이 시행되면 갚아야할 돈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금융 지원을 받게 돼요. 채권단이 경영권을 넘겨받아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인원감축, 자산매각 등)을 진행하고요. 

반대로 채권단이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법정관리(통합도산법)를 신청합니다. 법정관리는 가장 높은 강도의 구조조정으로, 법원이 경영권을 넘겨받아요. 정상화 기간도 3~5년인 워크아웃보다 훨씬 긴 10년이고요. 담당하는 부처도 워크아웃은 금융위원회지만, 법정관리는 법무부로 달라요. 
 오늘의 요약 
한계기업(좀비기업)은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이자낼 돈이 더 많은 회사를 말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일잘러들은 다 본다는
직장인 필수 뉴스레터, 구독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