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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수가 밤엔 안 자고, 회사 와서 대놓고 졸아요

[별별SOS] 90. 바빠서 뽑았더니 일이 뚝 끊겼어요…어떡하죠?

2023. 12. 15 (금) 13:38 | 최종 업데이트 2023. 12. 21 (목) 10:59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부사수가 밤에 안 자고, 회사 와서 대놓고 졸아요
제 밑에 새로 들어온 부사수가 자꾸 졸아서 고민이에요...! 얼마 전까지 업무가 너무 많아서 회사에 인원 충원을 강력히 요구했는데요. 어렵사리 부사수를 들이고 나니, 거짓말처럼 일이 뚝 끊겨 버렸어요. 더 큰 문제는 아무리 할 일이 없다고 해도 너무 대놓고 졸아요. 제가 회사에 간곡히 뽑아달라고 요청해서 채용했다 보니 격하게 상모돌리기하며 조는 모습에 상사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도 걱정되고요. 

얼마 전에는 저더러 "밤에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새벽 2시가 넘어서 잔다"고 하더라고요.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차라리 밤에 푹 자고 회사에선 안 졸아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심지어 흔들어 깨워도 봤어요. 그런데 돌아서면 금방 다시 졸아요. 차라리 일을 엉망으로 하면 따끔히 혼낼텐데, 맡은 일은 꽤 잘해내는 편이라 더 속이 터집니다. 

회사가 한가한 때다 보니 사무실에 있는 분들도 대부분 월급루팡 중이라, 부사수에게만 존다고 뭐라 하기는 애매해요.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필요해서 뽑았는데 때마침 일이 없어지고, 대놓고 졸기까지 하는데 일은 또 잘한다니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어떤 회사든 바쁠 땐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더니, 어느 순간 일이 없을 때가 생기는 것 같은데요.

회사에서 조는 것에 대한 인식은 회사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 것 같아요. 예전 회사 상사는 피곤하면 차라리 엎드려 제대로 잠깐이라도 확실히 자고 일하는 게 낫다면서 조는 것에 대해선 관대하셨어요. 또 대놓고 수면실이 잘 갖춰진 회사도 있잖아요.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일에만 집중하는 문화'였어요. "할 일만 잘 해내면" 괜찮다는 거죠.

다만 사연에서처럼 '할 일'이 없을 때가 문제 같아요. 그런데 일이라는 게, 당장 크게는 없어 보여도 뭐든 능동적으로 찾다보면 할 거리를 찾을 수 있거든요. 하다못해 청소라도요. 업그레이드하면 좋을 것들을 찾아서 정리해보고, 바쁠 때라면 꿈도 못 꿀 업무 히스토리 정리, 업계 정보 업데이트, 자기계발 등을 해보도록 이끌어주시면 어떨까 해요. 아니면 새로운 기획안이라도 내보라고 하거나요.

그런데 밤에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회사에서 존다는 건 궤변 같아요. 이런 얘길 선임에게 당당히 하는 것도 신기하고요. 어쨌든 그 말은 곧 낮에 '회사에서' 자는 건 아깝지 않다는 말이잖아요. 밤에 자기 아까워하고 낮에 자는 편이니, 특별히 본인 근무시간만 야간으로 바꿔서, 잠들기 아까운 그 시간에 일하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도 해보게 될 정도인데요.

만약 별별이님께서 뽑아달라고 한 것 때문에 다른 분들의 눈치가 신경쓰이는 상황이라면, 은폐든 엄폐든 다른 분들 눈에 안 띄는 자리로 배치를 한다거나, 주변 지물지형, 물건 배치 등을 활용해서 그분께 최대한 시선이 안 가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분 스스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요. 혹은 자료조사 등을 이유로 외근을 만들어서 보내거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잠 깨도록 산책을 하고 오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같이 일이 없어서 한가하고, 월급루팡 중인 상태라면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될 것도 같아요. 회사에서도 충분히 일이 없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 테니까요. 만약 그게 문제였다면 전사적인 업무지시가 내려오지 않았을까 하거든요. 때문에 별별이님의 책임 문제는 아닐 것 같으니, 신경을 꺼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부사수의 관리자인 만큼, 신경을 아예 안 쓰기 어려우시다면 상사분께 조언을 구해보셔도 좋겠고요. 

다른 의견들도 좀 찾아봤는데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많았어요.

"내버려두면 알아서 도태될 거다"
"졸면 어깨를 주물러주거나 찬물을 떠다준다"
"가볍게 경고를 주고 인사담당자에게 말한다"
"근무태도 불량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시말서를 쓰게 한다"


사연 속 조는 분은 밤에 잠을 잘 안 잔다고 하시니, 조는 게 확실하지만, 간혹 졸음이 심한 경우 '기면증'을 의심해보라고도 하고요. 확실한 건, 성인이니 본인 행동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본인의 몫이란 거예요. 

무엇보다 지금 상황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회사에 일이 몰려서 모두가 바빠지는 상황일 것 같아요. 그분도 일을 잘한다고 하셨으니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될 테고요. 그런 상황에서 잠을 안 자서 회사에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땐 거기에 맞게 경고든 처분이든 하면 되니까요. 아무쪼록 하루빨리 그분의 역량을 보여줄 업무들이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회사에 강력히 요구해 인력을 늘린 건데, 갑자기 일도 끊기고 부사수는 졸고 있다면 저였어도 매우 난처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별별이님도 지금처럼 일이 뚝 끊길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셨을 테니, 사람을 채용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 너무 부채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일이 없다고 계속 졸기만 한다는 게 문제인데요. 자칫하면 부사수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사무실 내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지게 될 우려도 있어 보여요. 일이 없는데도 굳이 열심히 일하는 척 퍼포먼스를 해야할 필요까진 없지만, 적어도 사무실 동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좋지 않은 태도와 습관마저 자유롭게 하도록 두면, 부사수는 '이래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행동의 범위가 점점 넓어질 거예요. 사무실 내에서 응당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나 원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일러주는 게 어떨까요? 그래야 사수, 선배로서의 위엄도 지킬 수 있을 겁니다.

부사수가 "밤에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새벽 2시가 넘어 잔다"고 말했다는 걸 보면 회사에서 조는 문제를 해결할 여지도 충분히 있어 보여요. 더 일찍 자면 되는 거니까요. 퇴근 후 시간은 본인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출근 후 퇴근 전까지 사무실에 있는 동안에는 엄연히 성실 의무가 있거든요. 사무실에서 계속 졸지 말고, 수면 패턴을 개선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가볍게 조언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단, 조언을 할 때는 부사수가 조언을 수긍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개선 노력을 할 수 있게끔 대화하는 게 좋겠죠. "자꾸 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요"보다는,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 주변의 집중을 방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업무 대응이 어려울 수 있으니 회사에서 졸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면 좋겠다"와 같이, 행동 교정이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세요.

더불어, 일이 없는 것 같아도 찾아보면 항상 할 일은 있어요. 바쁠 땐 엄두를 못냈던 문서 탬플릿 개선이나 자료 정리, 시장 조사, 실무 스킬 관련 스터디 등등 실무가 바쁘지 않은 시기에 해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일들이 정말 많거든요.

별별이님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투두리스트(To-Do List)를 만들고, 부사수에게도 적절히 미션을 주면서 함께 해보세요. 별별이님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고 부사수의 졸음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맡은 일은 곧잘 한다고 하셨으니, 같이 이런 것들을 해보면 오히려 별별이님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일을 곧잘 하는 후배를 만나는 것도 어찌보면 큰 행운이에요. 그러니 서로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서로 시너지를 내는 관계로 거듭나 보세요.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별별이님도 카리스마 있게 부사수를 리드하는 선배로 거듭나실 수 있기를 응원할게요!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문득 10년도 훌쩍 전, 잠시 잠깐 대학생 인턴을 하던 때가 생각났어요. 사수가 있었지만 이분은 참 바쁘셨어요. 5일 있다가 다른 부서를 '체험'하러 떠날 인턴이니 시킬 일도 없었을 거예요. 그렇다고 대놓고 책을 보기도 좀 그렇고, 웹서핑도 한두 시간이죠. 8시간을 그냥 앉아있는 건…참 졸린 일이더라고요. 너무 졸려서 하루 종일 박하사탕을 입에 물고 있던 생각이 납니다. 사실 좀, 아니 조금 많이 졸았어요... 

경력직으로 들인 후배이니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할 거예요. 심지어 밤에 자는 게 아까워 늦게 자고, 회사에서 잔다니, 이 얘기를 듣고 혈압 올랐을 별별이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다만, 할 일 없이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졸리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입사 하자마자 일이 없었으니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는 아직 안 된 상태일 거예요. 그러니 이럴 때 뭘 하면 좋겠다! 같은 생각까지 하기 힘들 것 같고요. 뭘 알아야 일도 만들어서 할 테니까요. 

사람에 따라 '다들 노는데 뭐,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좀 졸면 어때, 일 있을 때 열심히 하면 되지'라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졸지마'라고 말만 하는 건 '납득 안되는데?'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어요. 

그러니 이럴 때 사수가 할 일은 후배가 할 일을 만들어 주는 것! 자, 그동안 바빠서 미뤄뒀던 일들을 찾아봅시다. 서류 정리부터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방안까지, 위에 언급된 다양한 일들도 좋고요.  

사실 부사수가 할 일을 만들어 주는 것도 사수의 역할 중 하나거든요. 아마 그동안은 주어진 업무를, 혼자서 충실히 하는 것에 집중해 오셨을 것 같아요. 별별이님의 요청에 회사가 사람을 뽑아줄 정도면, 별별이님은 곧잘 자기 일을 충실히 잘해오신 분 같고요. 

그렇다면 이제는 한 단계 성장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상사분들도 별별이님의 후배를 채용하며 그런 기대를 하셨을 것 같아요. 일이 뚝 끊겼다니 오히려 좋은 상황 아닐까 싶어요. 바쁠 때는 이런 고민을 할 틈도 없잖아요. 자, 이제 사수로서 새로운 일을 찾아서 부사수와 함께 해나가는 경험을 해봅시다. 분명 이 과정을 통해 별별이님 자신의 커리어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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