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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에서 연봉 높은 직무·연차는?

[연봉대해부] '경영' 관련 직무 연봉↑, 9년차 돼야 5000만 넘겨

2023. 11. 01 (수) 17:04 | 최종 업데이트 2023. 11. 10 (금) 14:44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 하지만 모든 이들이 한 목소리로 말할 이유, 역시 '돈 벌려고' 아닐까? 일하는 이유야 가지각색이겠지만, 그중에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것, '연봉'이다. 프로의 세계, 결국 돈으로 말하고 돈으로 답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이 연봉, 업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같은 시간 일을 해도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꽤 차이가 크다. 다양한 업계 중, 광고업계 연봉 수준은 어떨까? 일단 리뷰 먼저 살펴봤다. 연봉에 대한 섭섭함이 적지 않다. 광고인들은 유독 광고 업계 연봉이 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특성이란다. 사실 내 연봉은 언제나 작고 귀여워보이기 마련이긴 하다. 

과연 연봉 데이터도 같은 결과를 보여줬을까. <컴퍼니타임스>가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잡플래닛에 쌓인 연봉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회사 연봉을 분석했다. 광고회사에서 연차별, 직무별 평균 연봉은 어떤지, 그중에서도 어떤 직무가 더 받고, 덜 받는지를 정리해 봤다. 결과를 살펴보자. 
◇ 1년 차 평균연봉 앞자리는 '2'…9년 차 돼야 5000만 원 넘겨
1년 전, <컴퍼니타임스>가 분석한 연봉 데이터(☞"남들은 얼마 받아?나는 몇 등?" 직장인 연봉 대해부)에 따르면, 1년 차 평균 연봉은 3396만 원이었다. 그에 반해 2023년 광고회사 1년 차 평균연봉은 2825만 원에 불과했다. 직장인 연봉 데이터를 분석했던 지난 1년이 흐른 시차를 감안해도, 571만이 적은 상황이니, "연봉이 낮다"는 광고회사 직원들의 아우성이 괜한 얘기는 아닌 셈이다. 

평균연봉 4000만 원은 5년 차 때 돌파했다. 상·중·하위권 간 격차가 2000만 원 이상 벌어지기 시작하는 때는 8년 차부터였다. 표에서 초록색 세로 그래프 구간 길이가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다. 이때 평균연봉이 4789만 원, 하위권은 4000만 원, 상위권은 6140만 원이었다. 7~9년 차 하위권 연봉은 4000만 원으로 정체된 상태였다. 이는 1년 전 4년 차 직장인 평균연봉(4081만 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액수였다. 

그렇다면 광고회사 직원들의 연봉은 언제부터 5000만 원을 넘길까. 평균인 경우 9년 차, 상위권은 6년 차, 하위권은 12년 차가 돼야 넘어섰다. 9년 차일 때 평균연봉은 5027만 원으로, 전체 광고회사 직원 중 가장 중간에 있는 직장인의 연봉(5000만 원)과 가장 차이(27만 원)가 적었다. 100명 중 연봉 50등인 직원의 연봉이 전체 평균연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차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 연봉 높은 주요 직무는 '경영'…광고, 마케팅은 낮은 편
광고회사 대표 직군을 꼽아보면 '광고기획/카피라이터', '마케터' '연출/PD/감독', '광고/시각디자인' 등 광고를 만들 때 기획, 제작 등 직접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일부터 떠오른다. 이 직군들, 연봉은 어떨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브랜드마케팅을 제외하면 모두 평균연봉이 3000만 원대였다. 그중에서도 '방송연출/PD/감독' 직군은 평균연봉(3348만 원)이 가장 낮았다. 

높은 축에 속하는 주요 직무는 '경영' 분야였다. 그중에서도 지원보다는, 직접 전략을 짜고 컨설팅하고 기획을 하는 '경영기획/전략'(4844만 원), '전략기획'(4867만 원), '컨설팅'(5147만 원)의 평균연봉이 높았다. 이 세 직무의 평균연봉은 5000만 원 전후를 오갔다. 

직무별 상·중·하위권 간 연봉 격차는 연차로 비교할 때보다 더 컸다. 또 평균연봉이 높은 직무일수록, 각 구간별 격차가 컸다. 같은 일을 해도, 연봉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광고기획/카피라이터'의 경우 평균연봉(3715만 원)과 상위권(5340만 원) 간 차이는 1625만 원까지 벌어졌다. 컨설팅 직무는 차이가 더 벌어진 2923만 원(평균연봉 5147만 원, 상위권 8070만 원)이었다. 

각 직무별 하위권 연봉은 대부분 3000만 원 전후(2650만 원~3400만 원)로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상위권 연봉은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졌다. 4500만 원(광고/시각디자인, 방송연출/PD/감독)~8070만 원(컨설팅)을 오갔다. 
◇ 상위권 광고회사들의 평균연봉은?…제일기획, 이노션, HS애드 순  

그렇다면 상위 실적 광고회사들의 연봉 사정은 어떨까. 잘 나가는 회사들이니, 연봉도 더 많지 않을까? 그래서 2022년 취급고 기준 상위 10개 회사들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봤다. 그중 자료가 있는 곳들의 평균연봉을 추려봤다.
취급고 1~3위를 한 제일기획(삼성), 이노션(현대), HS애드(LG)의 평균연봉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8000만~1억 2000만 원 선이었다. 광고업계에서 10년 차 이상이고, 그중에서도 상위권일 때 받은 연봉(잡플래닛 연봉데이터 기준) 수준이거나 그보다 많았다. 이곳들 모두 대기업 계열사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이후 평균연봉은 2000만 원 이상 뚝 떨어졌다. 그중에서도 취급고 6위인 SM C&C(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의 평균연봉이 6146만 9000원으로 높은 편이었고, KT계열사인 플레이D의 2022년 평균연봉은 5100만 원이었다. 특이점이라면 상위 광고회사의 남녀 평균연봉 차이가 적게는 700만 원에서 많게는 4600만 원까지도 벌어졌는데, 플레이D는 그 격차가 300만 원에 불과했다. 

취급고 7, 8위에 오른 FSN과 에코마케팅은 디지털마케팅으로 급성장했고, 모회사가 있는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의 평균연봉은 5000만 원 전후를 오갔다.

FSN은 광고대행사인 애드쿠아인터렉티브를 필두로 비헤이브글로벌, 그룹아이디디, 마더브레인, 넥스트미디어그룹, 레코벨 등 마케팅 부문부터 테크 부문인 카울리, 애드맥스, 이모션글로벌, 핑거랩스 등과 커머스 부문인 부스터즈, 링티, 글로벌 부문 회사들까지 합치면 자회사만 26개다. 2023년 상반기 광고 관련 매출(광고대행, 광고플랫폼 등) 비중은 50.69%다. 

에코마케팅은 광고대행업, 전자상거래(데일리앤코(브랜드: 클럭, 몽제, 마이노벨 등), 의류제조판매(안다르) 등의 자회사 및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광고 관련 매출 비중은 14.17%다.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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