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HR이 말하는 진짜 연봉 올리는 협상 비법

[오픈JOB톡]HR의 속마음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연봉 더 주고 싶지"

2024. 01. 24 (수) 12:33 | 최종 업데이트 2024. 01. 24 (수) 18:16
연봉담당자가 말하는 연봉협상에서 연봉 올리는 법
드디어 왔습니다. 연봉협상의 계절이. 저마다 평온한 듯 보이지만 사실 속마음은 어느 때보다 요동을 치는 이때! 연봉협상 결과에 따라 지난 한 해의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뿌듯함이, 매달 월급날의 즐거움이 배가 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이 연봉협상, 협상이 아닌 통보로 끝났다는 직장인들의 토로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연봉협상 잘 해서 연봉 앞자리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오곤 하잖아요. 

인사 평가와 연봉협상의 중심에 선 이를 손에 꼽자면, HR담당자일 터.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내가 전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컴퍼니타임스> 독자분들을 수소문해 연봉협상을 직접 진행하는 HR담당자를 찾아 연봉협상 잘 하는 비법을 물어봤습니다. 연봉협상 앞두고 있다면 눈 크게 뜨고 주목! 
 
JP요원: 와 정말 바쁘신 분들 모셨다! 연말정산에 연봉협상까지 1월에 한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찾으라면 HR 담당자 아닐까 싶네. 시간 내줘서 고마워! 자기소개로 시작해 볼까? 

인사를잘하자:  인사 업무 12년차 담당자야.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고. 인사기획, 평가, 채용, 노무, 교육까지 HR이 하는 일 중 안 하는 업무는 없는 것 같아. ㅎㅎ 근데 너무 재밌어. 연봉협상은 이전 직장에서도 현재 직장에서도 하고 있지. 한 5년 됐을까?

와사비콩: 10년째 HR 업무를 하고 있어. 나도 5번 정도 연봉협상을 진행해 봤어. 

한노인: 직장 생활 4년 차 HR 담당자야. 연봉협상을 주도하기는 아직 주니어라서,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우고 있어. 


JP요원: 직장인들 '연봉, 협상이 아니고 통보'라고들 하잖아. 각자 회사에서 연봉협상은 어떤 식으로 진행해? 협상 잘 하면 정말 연봉 올릴 수 있을까? 

와사비콩: 기본적으로 회사에는 기준 연봉인상률이 있어. 연봉협상 가능 구간율이 따로 존재하고. 성과 측정을 위한 데이터, OKR이나 KPI, MBO 등이 있겠지. 이런 자료를 토대로 연봉인상률을 1차 평가한 뒤 연봉협상을 진행해. 그래서 실절적으로는 연봉협상보다 연봉 조정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아. 

한노인: 우리는 매년 매출액을 고려해서 연봉이 정해져. 전사적으로 '작년 매출액은 얼마라서 올해는 연봉을 올린다, 동결한다' 정도만 먼저 공개해. 그래서 실제 연봉은 얼마나 되느냐!는 직원들마다 다른데 이건 사장님이 개별적으로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해. 누가 승진을 했다거나 해서 연봉 조정이 필요하면 역시나 사장님이 따로 불러서 얘기하시고. 

인사를잘하자: 사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연봉협상은 '통보'라는 말이 더 어울리긴 해. 평가 프로세스 자체가 직원 당사자와 협의하는 과정이 없는 경우가 많아. 연봉상승률과 관련된 목표를 이미 탑다운식으로 정하고 팀장이나 부서장 수준에서 합의를 보지. 거기다 결과도 투명하지 않아서 직원 입장에선 어떤 기준으로 내 연봉이 나왔는지 알기도 힘들어. 심지어 평가자들조차 평가 기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니까. 그러니 아예 협상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아…그러니 협상이 아니라 통보라고 하는 거고. 

그런데! 본인이 회사가 생각하는 우수인재, 핵심인재라면! 불만족스러운 연봉에 어필은 해볼 만 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도 있잖아. 하지만 큰 기업일수록 변동 폭은 제로에 가까우니까 너무 기대는 마. 왜냐면 회사에서 '연봉을 협상해서 인상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이 연봉 측정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는 것과 같거든. 동시에 다른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러니 힘들지. 

그래도 어필을 해보라는 건, 당장은 아니라도 회사에 나의 상태를 인지시켜서 나중에라도 신경써야 하는 인재로 각인시키는 거야. 내년이나 다음 연봉협상을 할 때 반영될 수 있도록. 단, 중요한 건 너가 일 잘하는 핵심인재일 때 가능하다는 거 잊지마. 안그러면 회사는 '얘는 불만이 많군' 이렇게 생각하고 다른 대체자를 염두에 둘 수도 있어. 큰 기업일수록 인재 수급은 언제든 가능하니까 말이야. 
연봉협상으로 연봉 올리는 방법
 
JP요원: 으아, 어렵다. 결국은 제 할 일은 잘 하고 나서 연봉이고 뭐고 말해야한다는 얘기네. 당연한 건가? 하하. 그런데 그래도 연봉협상해서 연봉을 올린 경우는 없었어? 제발 있다고 말해줘!  

와사비콩: 상호합의된 성과표나 눈에 보이는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면 기준 연봉인상률에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지. 승진이나, 직책 보임을 맡았다거나 하는 업무가 확장될 때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올려주기도 하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기본 데이터 외에 인성 평가나, 사내 수상 이력, 상사의 평가, 직원 로열티 항목 등을 따로 반영해 '플러스 알파'를 해주기도 하거든. 본인 업무 외에도 협조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는 직원 등 공헌도나 로열티 항목도 연봉을 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어. 기본 데이터 외에도 이런 다양한 내세울 수 있는 성과를 준비해 연봉협상에 들어가면 올릴 수 있다고 봐.

한노인: 이건 좀 특이한 케이스긴 한데, 나는 PPT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발표하시는 분을 봤어. 내가 직접 발표를 본 건 아니라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 '내가 이런 업무를 했고, 이러저러해서 올해 이 정도 성과가 났다, 그러니까 연봉 올려달라!' 이런 이야기를 자료로 준비해서 발표까지 했다고 하더라고.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으니 올렸다는 얘기겠지? 결국 구체적인 숫자, 데이터를 보여주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 

와사비콩: 아, 이런 적은 있었어. 본인의 최대 인상률을 귀신같이 계산해서 증거자료를 들고 오셔서 5분 만에 협상이 깔끔하게 종료된 적이 있었어. 정말 깔끔했다...!

인사를잘하자: 내 경험상 조직체계와 연봉체계가 딱 잡혀있는 중견기업, 대기업에서의 연봉 조정은 못 봤어. 다만, 지금 다니는 스타트업에서는 1차 연봉에 아쉬움을 표하는 직원에게 연봉을 올려주진 못했지만, 따로 성과금을 조금 더 챙겨준 적은 있어. 그게 먹힌 이유는 누가 봐도 그 직원은 일을 잘하는 직원이었거든.

그리고 본인이 기대한 연봉 수준에 대한 이유를 현재 본인이 하는 업무와 성과를 토대로 우리에게 어필했어. 조직이 작다 보니 중견기업, 대기업에 비해 인재가 소중한 스타트업에서는 인재를 잡아두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게 된 거지.

나도 실제 평가를 하면서 느끼지만, 본인의 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거기다 누구라도 인정할 성과가 명확하다면 연봉을 올려주지 않으려야 안 올려줄 수가 없지. 아! 추가로 다른 동료들과도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사람이어야 돼! 이거 정말 중요하다! 

와사비콩: 맞아, 연봉 올려주고 싶은 직원이라면 당연히 일단은 성과 좋은 사람이지. 기업은 성과로 말하는 조직이니까. 숫자로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건, 본인뿐 아니라 주변 직원들까지 동기부여를 해주려는 목적도 있거든. 
JP요원: 반면 '아, 이건 아닌데' 싶을 때도 있을 것 같아. 연봉 협상할 때  '이런 말이나 행동'은 역효과다, 절대 하지 마! 있을까? 

와사비콩: "이거 못 맞춰주면 나가겠습니다", "타사에서도 이 정도는 받는데요" 같은 말을 하는 순간! 회사도 그 직원을 포기하게 된달까. "나간다"는 말을 하는 직원은 솔직히 올려줘도 나가더라고. 굳이 회사도 그 직원의 연봉을 꼭 올려줘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아. 타사와 비교하며 말하는 것도 부정적인 뉘앙스를 전달하는 거거든. 회사에 대한 본인의 로열티를 낮추는 걸로 보일 수 있어.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아. 

인사를잘하자: 맞아. 퇴사를 전제로 협상하거나 다른 사람 연봉과 비교하는 거. 본인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투덜거리며 불만을 표하면 우리도, 회사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확 식어. 그리고 솔직히,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일 잘하는 사람 못 봤다. '여기가 그렇게 싫다면 보내줄게, 떠나가' 이렇게 된다니까. 

한노인: '아이들이 있다, 생계가 어렵다, 그러니까 연봉 좀 올려달라' 식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있었어. 눈물로 호소하는 전략이랄까. 이런 건 옆에서 보기에 썩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 실제 먹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자기 팀원들은 나 몰라라 하고 팀 성과가 다 자기 성과라면서 '이거 다 나 혼자 한 거니까 내 연봉만 올려줘' 하셨던 분도 옆에서 보기에는 좀... 이분은 결국 퇴사하시더라. 
연봉협상에서 절대 하면 안되는 말
 
JP요원: 회사에 많고 많은 일이 있지만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건 진짜 힘든 일일 것 같아. 아무리 잘해도 직원들 입장에선 내 연봉에 만족한다는 사람 얼마나 될까 싶고. 항상 더 많이 받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잖아.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인사담당자도 진짜 힘들겠다 싶어.

와사비콩: 맞아, 연봉협상을 하다 울면서 끝나는 경우도 많거든. 늘 어려운 일이지. 개인적으로는 업무태도도 정말 좋고, 협조성도 좋고, 그 팀의 핵심 인력이 분명한데도 외부 환경이나 상황 등의 이유로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낮은 연봉 인상 테이블로 인력을 떠나보내게 됐을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 
  
그 외에도 경력직으로 입사해 이전 연봉이 낮아서 연봉을 맞추고 싶지만 인상률의 한계로 어려울 때도 인사담당자 입장으로서는 힘이 드는 상황이고. 번외로는 타인(상사)의 평가는 낮은데 본인의 자기 평가가 높아서 인상률을 인정 못 한다고 버티는 직원을 만날 때^^ 힘들다. 

인사를잘하자: ^^연봉협상할 때 제일 힘든 사람은 그냥 불만인 사람, 그렇다고 떠나지도 않고 조직에 남아있는 사람이 좀 힘든 것 같아. '그렇게 불만이면 나같으면 다른 회사 가겠다!'는 말이 여기까지 올라온다니까. 

제일 힘든 건 직원 모두가 본인이 우수인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일을 잘 못했어요~'하는 직원은 단 1명도 없어! 그래서 평가를 낮게 받은 사람에게 '아니야, 너 이번에 일 잘 못했어'를 인지시켜 주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 그래서 평가 기준을 되도록 명확히 하고 본인 스스로 평가 결과에 대해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려고 하지. 그런데 제도라는 게 완벽하기가 어렵잖아. 그러다 보니 모두를 만족시키기 힘들고. 우리도 공정, 공평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좀 알아줘~. 
 

JP요원: 인사담당자로서 연봉협상에 임하는 직장인을 위한 꿀팁을 준다면? 

와사비콩: 성과를 숫자로 설득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보면 좋겠어. 또 그 외에도 정량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정성적인 부분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력도 정리해 두고. 잘 준비해서 어필하면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어! 

인사를잘하자: 이미 결정된 연봉을 바꾸기는 정말 어려워. 그러니까 연봉이 결정되기 전에 회사가 본인에게 바라는 역할에 대해 잘 인지하고,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서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연봉을 받는 게 좋아. 사실 난 연봉협상의 꿀팁같은 건 없다고 봐. 본인 스스로가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성장해야지 뭐. 그러면 연봉은 따라서 오는 거고. 너무 모범답안같은 말이었나?

한노인: 시기를 잘 잡아야 할 것 같아. 데이터는 항상 쌓아두는 게 좋고. 만약 임금협상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인센티브를 받을 만큼 성과가 있는 달에 주기적으로 세팅(?)을 해두는 거지. 이런 걸 계속 쌓아가다 보면 '오, 얘 일 잘하고 있네?' 싶거든. 기억에 남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달까. 잘한 일이 있다면 무조건 어필이 중요한 것 같아. 회사에서 겸손 이런 거? 진짜 아무도 모르더라! 

아, 또 팀장님이 있어서 함께 일하는 관계라면 '팀장님이 너무 잘 도와주셔서 일이 이렇게 잘됐다!' 이런 얘기도 좀 해주는 거지. 이러면 '겸손+성과=엄청난 인재' 이렇게 인식되니까 일석이조랄까! 어쨌든 상사들도 사람이고 어르신이잖아. 연봉협상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는 게 딱 맞는 말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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