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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람들과의 벽을 허물고 싶어요

[별별SOS] 96.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안 좋게 볼까봐 염려돼요

2024. 02. 02 (금) 13:29 | 최종 업데이트 2024. 02. 02 (금) 14:43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회사 사람들과의 벽을 허물고 싶어요
연차가 쌓이고 이직을 하면 할수록 직장 사람들과 사무적인 관계로만 지내게 돼서 고민이에요. 첫 회사에선 동료나 상사와 친구처럼 지냈거든요. 사실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마음 맞으면 같이 퇴근 후에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다니면 좋지 않나요?

사회생활하면 친구들과는 점점 만나기 힘들어져도, 회사 사람들과는 생활 패턴도 비슷하고 고충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단 말이죠. 지금 회사 분위기는 괜찮은 편인데 유난히 저희 팀만 공과 사를 칼같이 지키는 것처럼 느껴져요. 특히 팀장님을 보면 재밌는 경험도 많이 해본 것 같고 말도 재밌게 해서 친해지고 싶은데 벽을 어떻게 허물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불편하게 느끼실까봐 걱정도 되고 다른 팀원들이 친목질(?)하는 것처럼 볼까봐 조심스러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세상엔 정말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별별이님처럼 친해지고 싶다는 고민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회사에서 꼭 친해져야 하나?'라는 고민도 하시니까요.

처음에 사연을 보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회사'라는 공간임을 떠올리고 나니 금세 명쾌해 졌어요. 회사(會社)는 한자로 둘다 ‘모이다’라는 뜻이잖아요. 바로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그런 곳이고요. 이걸 어려운 말로 목적집단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런 목적을 가진 곳이니 별별이님께서 주어진 역할, 그러니까 맡은 일을 잘한다면 나머진 문제될 게 없겠다 싶었어요. 친목이니 사내 정치니 해도 본연의 몫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요? 아닐 거라고 봐요. 할 일은 제대로 안(못)하고, 다른 걸로 이득을 보려고 하니 미움의 시선을 받는 거잖아요. 그러니 일을 잘하고 계시다면 부정적 시선에 대한 우려는 거두셔도 될 것 같아요.

다음으로 사무적인 관계에 대해 볼게요. 회사에선 그게 기본값일 거라 생각해요. '사무'란 말의 뜻을 찾아보니 "자신이 맡은 직책에 관련된 여러 일을 처리하는 것"을 말하더라고요. 업무를 처리하는 게 최우선인 곳이 회사다 보니, 사무적인 게 문제인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사무적'이란 게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는 '감정' '정서' '이해' '공감' '친밀도'와 같은 말이 빠져서가 아닐까 해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요. 또 적당히 친밀할수록 서로의 신뢰와 존중, 배려가 늘고, 의사소통도 잘 되고, 도움도 주고받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도 없을 테고요.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지만, 또 일'만' 하는 곳이 아니기도 하니까요. 

사무적 관계에 '친밀감'을 어떻게 집어넣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보니, 오은영 박사님이 ‘친구'란 말에 대한 해석을 해주신 말이 떠올랐어요. 'friend'와 'classmate'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조언이 인상깊었거든요. 학교에서도 같은 반이라고 다 '친구'로 볼 수 없고, 보다 친밀한 관계인 친구는 시간과 에너지, 노력을 써야 하고 굉장히 애써야 하는 관계라고 해요. 

회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요. 위 사례에 빗대면 'classmate=동료'가 되는데요. 회사 생활에서 100점은 인싸가 돼서 활동적으로 다들 친하게 지내고 그런 게 아니라, 크게 안 싸우고 업무를 잘 보기만 하면 충분하다고요. 그게 기준이어야 하고요. 거기서 더 나아가서 보다 깊게 친해지고 싶다면? 앞서 'friend’의 친구처럼 그 사람에게 애써야 한대요.

팀장님과 벽이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까지 미처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못했다거나, 업무로 바빠서 신경쓸 여력이 없거나, 정말 일만 생각하거나, 과거 벽을 허물어 봤다가 좋지 않은 경험을 해 봤다거나, 아직 별별이님을 잘 몰라서이거나 등등요. 이처럼 왜 그런지, 이유를 알면 거기에 맞춰서 접근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려면 그 전에 팀장님에게 애쓰는 시간이 늘어야겠죠. 우선은 가볍게 티타임처럼 상담을 구실(?)로 잠깐 시간을 내주시길 요청해 보시면 어떨까 해요. 회사니까 업무적 고민 같은 걸 털어놔보시면서 조금씩 접점이나 맞닿은 시간을 늘려가시는 거예요. 적극적으로 팀장님의 손을 거들어주시고요. 고충을 해소해 주시면 고마워서라도 한번이라도 더 별별이님을 볼 테니까요.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팀장님도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실 거예요.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자연스럽게, 과하지 않게’일 것 같아요. 그게 제일 어렵긴 하지만요. 별별이님의 고민이 잘 해결돼서 더 행복한 직장생활 하시길 응원합니다!
⭐7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별별이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일하느라 이리저리 치이다보면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회사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 사람간의 교류에 대한 욕구가 어느정도 채워지는 것도 맞고요.

다만, 별별이님이 거리낌 없이 회사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냈던 사회초년생 때와 달리 지금은 훨씬 조심스러워진 것처럼,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직장생활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때론 경쟁이 불가피한 순간도 있고, 반목하게 될 때도 있고요.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나면 회사 내에서 직장동료들과 일정 수준 이상의 친밀도를 쌓는 것에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눈치껏 팀 분위기에 맞추느라 사리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낙담할 필욘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랑 정말 잘 맞는다' '좋은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들면 기꺼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려면 우선 상대방이 자연스레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다가가야 하겠죠.

팀장님과 같이 식사를 하거나 간혹 스몰톡할 기회가 있을 때 최근에 본 넷플릭스 콘텐츠나 유튜브 채널, 혹은 취미생활, 여행 등을 주제로 짧게 이야기를 나눠보며 공감대를 쌓아 보세요. 너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프라이빗한 주제를 던지면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게 될 수 있으니,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스몰톡을 통해 공통분모를 발견했다면 그걸 계기로 업무 외 대화 빈도를 점차 늘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가끔은 점심을 같이 드시자 제안해보고 때로는 퇴근 후 가볍게 저녁을 같이 먹는 것도 좋고요. 팀장님이 별별이님에게 어느 정도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근처에 맛집이 생겼다고 해서 가보려고 하는데, 팀장님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가시지요~"하고 제안해 보세요.

사실 저도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성향인지라, '천천히 친해지면 되죠~'라는 취지로 말씀드렸는데요. 저의 답변이 너무 편향적일까 싶어서, 주변 직장인들의 생각도 들어봤어요. 여러 의견을 참고하셔서 더 즐겁게 회사생활 이어가시길 응원할게요!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은 맘이 있으면 한두 번 정도 회사 근처 맛집에서 같이 밥먹자고 해보는게 어떨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먼저 다가가야 관계에 진전이 생기니까요!

근데 그 타이밍이 중요할 듯...!! 팀장님과 내가 함께 진행한 일이 잘 풀렸다든가 인사평가 끝나고 난 뒤라든가... 상대방이 그럴싸하게 느낄 만한 타이밍에 밥 한 번 먹자고 해보세요. 지금껏 재미있는 경험도 들려주시고 말도 재밌게 하시는 캐릭터였다면 먼저 다가온 팀원의 제안을 거절하시진 않을 듯하네요! 흥미로운 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서 너무 재밌었다고 칭찬 공격도 퍼부으시라!

한두 번 같이 밥 먹는 걸 친목질이라고 험담하는 동료는 없을 거예요. 있다한들 신경쓸 가치 없으니 쿨하게 거르시고요.

팀장님과 더 친해지는 건, 같이 밥을 먹어보면 그분이 사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하는지 아닌지 보일 거 같아요. 받아주시면 더 다가가면 되고, 아니면 적당한 친밀감으로 멈추는 것이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싶네요.
⭐ 4년 차 직장인 / INFJ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친해지고 싶으면 밥 먹자 말해 보시죠. 친목질이라 생각하는 사람 없을 거 같아요.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친해지는 게 잘못인가요? 오히려 서로 호감이 깔려 있는 관계일수록 업무도 잘 굴러가는 법.

밥먹고 커피 마시고 이야기 나누며 적당히 라이트한 인간관계를 많이 쌓는 것도 회사생활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부담 없이 접근해 보세요. 그렇게 다가가는게 상대방한테도 부담이 되지 않을 거예요.
5년 차 직장인 / INFP


일단 팀장님이 어떤 분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말을 재미있게 한다고 해서 반드시 회사 사람이랑 사적인 친밀도를 높이고 싶은 건 아닐 수 있거든요.

이미 '우리 팀만 유난히 공과 사를 칼같이 지키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아마도 팀원들이 대체로 그걸 원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팀장님이 뭔가 벽을 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또한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조금 더 신중하게 분위기를 살펴보고, 만약 팀원들이 굳이 이 이상의 관계를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회사 바깥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본인과 성향, 관심사가 잘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회인 모임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7년 차 직장인 / IS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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