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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카카오에 대하여

[박용후의 관점] 질문의 방향을 '너'에서 '나'로 바꾼다면

2021. 02. 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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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

최근 카카오 직원이 한 직장인 SNS에 유서 형태로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언론에 소개되었습니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직원들의 평가시스템에 '(리뷰 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던 겁니다. 

이 질문의 결과를 리뷰 대상자에게 그대로 전달합니다. "당신과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이 정도입니다!"라는 사실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죠. 이를 전달받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SNS에 유서를 올린 직원은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카카오는 초기부터 수평적인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인지라, 이런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인사평가를 위해 여러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이 정도의 사람들이 싫어합니다"를 알게 해서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요? 아마도 문제점을 고쳐달라는 의도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평가받은 사람은 "왕따를 당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감정적 충격을 느꼈을 겁니다.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바꿉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대사 가운데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틀린 질문을 하니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지!" 

만약에 답변자에게 이런 질문을 먼저 던졌으면 어땠을까요? 

"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일까?"

아마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을 겁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끌고 가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를 통해 이런 교훈을 알려줍니다.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

카카오의 그러한 평가 시스템이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평가시스템은 아니었던 겁니다. 사람의 기본적 인격을 지켜주면서 슬기롭게 인사평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일의 효율도 중요하고, 평가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불행하게 하면서 그 목적을 달성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세심하고 배려있는 인사시스템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