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고용지원금은 받고 싶고 월급은 주기 싫고?

[논픽션실화극]줄줄 새는 고용유지지원금 "몰래 휴직처리하고는 출근하래요"

2021. 11. 22 (월)
※다음 글은 잡플래닛 <컴퍼니 타임스>에 남겨진 리뷰와 못다 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풍경이 한두 개가 아니죠. 하지만 우리 회사는 무풍지대인 줄 알았습니다. 월급이 밀리지 않고 나왔으니까요. 위기 업종들을 보면 모든 게 멈춰서기도 하던데 업무량이 급감하는 수준까진 아니었거든요.

평소처럼 출근할 수 있다는 게 고맙기도 했어요. 회사가 폐업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된 지인도 있었거든요. 대표님도 회사가 어렵다고 했어요. 월급을 일시적일 거라며 조금 삭감도 하시고요. 전 세계가 흔들리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직원들도 힘든 시국에 고통을 함께 나누자며 흔쾌히 받아들였죠.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동아줄이 있었던 거예요. 맞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요. 직원들은 아무도 휴직이 신청된 줄도 모르고 출근하고 있었어요.

경영진의 일방통행은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낀 직원들이 알아보면서 들통났습니다. '내가 휴직이었다고?!'란 말이 절로 나왔죠. 직원들에게 휴직 처리를 한다고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통보조차 안 해줬어요. 동의서도 당연히 쓴 적이 없었고요.

유급 휴직 시 지급해야 하는 휴업수당이 평균임금의 70%인데, 정부에서 90%까지 지원해준다면서요. 그럼 사장님은 급여를 100% 지급하던 것에서 나머지 37%(휴업수당 미지원 받은 10%+평균임금 30%)만 지급하는 건데도 다 주기 싫었나 봐요.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 삭감에 동의했던 건데 재주는 지원금으로 부리고, 덜 준 돈은 사장님의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거였죠. 

참다 참다 이건 아니라고 항의했습니다. 정상 근무한 만큼 급여도 원래대로 지급해달라고 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했죠. 그랬더니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나오더라고요. 월급을 아예 못 주겠다고요. 출근 후 문을 걸어 잠글 때 못 알아본 게 천추의 한입니다. 그게 노동청 불시 점검을 대비한 거였더라고요. 불법 수급하는지 들키면 안 되니까 직원들이 출근 안 한 척 하려고요. 회사는 계획이 다 있었던 겁니다. 

회사에 타격 줄까 봐 참았었는데 노동청에 신고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직원들만 회사 걱정하는 것 같아요. 직원들은 어려운 시국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려고 하는데 사장님은 돈 빼먹을 생각만 하시고. 나가란 말 안 들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걸까요?



◇ "삑- 이런 건 부정 수급입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코로나 이전에도 존재했던 지원제도입니다. ‘경기 변동,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지만,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실직을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 것인데요. 코로나로 지원 및 시행 조건이 완화되면서 몇몇 고용주들이 눈먼 돈이라 여겼던 모양입니다.

실화극은 △고용유지조치 대상자가 휴업・휴직 기간에 출근하였음에도 출근한 사실이 없는 것처럼 서류를 위・변조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였는데요. △경영상 어려움을 증빙하는 자료를 위・변조하거나, △인위적으로 감원하고 감원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근로자를 감원시키고 자진 퇴사로 처리하여 지원금을 신청하거나, △휴업・휴직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덜 지급했음에도 전부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위・변조하거나, △근로자에게 휴업・휴직 수당을 지급하고 돌려받거나 하는 등 부정 수급 유형도 다양합니다.



◇ 고용유지지원금, 얼마나 받을 수 있나?

휴업 및 휴직에 따른 지원금은 회사 규모, 고용 위기 업종 여부, 유무급 여부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요건과 지원 규모도 변동되고 있고요. 일반적인 유급 휴업 혹은 휴직시에는 사업자가 지급한 휴업 및 휴직 수당의 90%(대규모 기업은 2/3까지)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일 최대 6만6000원까지 지원되고요. 유급 휴업은 근로시간을 20%(피보험자 전체 근로시간 총합 대비)를 초과해 감축하는 경우, 유급 휴직은 1개월 이상 실시하는 경우로 일반 업종은 최대 180일까지 지원됩니다.

무급 휴업 및 휴직은 평균 임금 50% 이내에서 지원금 규모가 결정되는데 일 최대 6만6000원, 최대 180일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무급 휴업은 노동위원회 승인이 필요하고, 휴직은 일반업종 기준 1년 이내 유급휴업을 3개월 이상 실시해야 합니다.

두 경우 모두 1개월 이상 시행하는 경우에 한하고요. 무급 휴직이지만 사용자의 일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라면,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급 휴직 때처럼 평균 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합니다.



◇ 휴직으로 지원금 받고 몰래 출근시키면 5배 추가 징수까지

휴직 상태에서 일을 하다가 참다 못한 직원들이 내부고발자가 되어 직접 노동청에 신고해 부정수급이 드러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합니다. 실제 코로나 이후 잡플래닛에 들어온 관련 제보도 적지 않았는데요.

부정수급 사례가 급증하다보니 형사처벌과 처분도 강화됐습니다. 2020년 8월 28일 고용보험법이 개정되었는데요. 전까지만 해도 제재부가금 말고는 부정수급에 대한 벌칙 조항은 따로 없었지만, 이제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브로커 등 공모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더 세고요.

제재부가금도 전까지는 부정수급 횟수에 따라 2배, 3배, 5배 등으로 부과했지만, 지금은 고의・중대 과실인 경우 5배 추가 징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밖의 경우는 2배로 내야 하고요. 이미 지급된 금액에 대한 환수 조치는 기본이죠.

코로나로 각종 지원금 지급이 급증해 재정 건정성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래서 2022년 7월부터 고용보험료도 2년 9개월 만에 인상된다고 하죠. 나 혼자 잘살겠다고 너도, 나도 아랫돌을 빼가면 전체가 무너지고 말 겁니다. 더 힘들고 지원이 필요한 회사에 ‘소중한 세금’이 쓰일 수 있도록 해야겠죠.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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