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아리님, 저…여쭤볼 것이 있는데요ㅠㅠ
아리: 네, 무슨 일인가요?
신입: 과장님께 파일을 가져다 드려야 하는데 제가 얼굴을 못 익혔어요ㅠㅠ
아리: 과장님은 오른쪽 라인 맨 끝자리에 계세요! (제대로 인사 시켜줄 걸...)
팀원들 얼굴을 미처 익히지도 못했는데 업무 지시가 들어와 당황했던 신입 시절의 기억, 다들 떠오르시나요? 신입사원에게는 회사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일들이 새롭고 낯설기만 한데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기퇴사를 경험한 이들이 꼽은 퇴사 사유로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가 2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HR 부서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이들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옆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는 선배의 도움이 가장 절실합니다. 선배의 입장에서도 신입의 조직 적응기간이 길어질수록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서로의 평화로운 직장생활을 위해서, 신입의 온보딩을 물심양면 도울 필요가 있겠죠.
좋은 사수가 되는 노하우를 알아봤던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신입 후배의 성공적인 온보딩을 돕기 위한 투두 리스트(To-do list)를 알려드릴게요. 여러분 모두 후배에게 믿음직스러운 SBN(선배님)으로 거듭나시길 바라며...!
인간관계가 편해져야 조직에 안착할 수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새로운 인원이 합류했을 때 라포 형성 단계를 건너 뛰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라포(Rapport)는 사람 사이에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친밀한 유대 관계를 가리킵니다. 라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구성원간 서로의 사고방식과 관심사 등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트너십을 끌어올릴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직 구성원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좋은데요. 점심시간이나 티타임 등을 통해 구성원들과 편하게 대화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 구성원에 대한 소개와 호칭 정리를 비롯해 회사 근처 맛집, 사내 동호회 등 회사 생활에 대한 크고 작은 정보들을 친절히 알려주면 신입사원이 호의를 느끼며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어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안감도 대폭 해소되고요.
서로의 관심사와 취미 등 부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로 스몰톡을 나누는 것도 라포를 형성하는 좋은 방법이에요. 단, 개인사에 대해 캐묻거나 면접 자리를 연상케하는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피해야겠죠.
조직문화에 녹아들 수 있게 하자
워터폴 방식으로 업무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조직,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미션을 해결하는 애자일 조직,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 직급별로 명확한 역할과 책임이 부여되는 조직…회사마다 추구하는 조직문화는 제각각입니다. 그에 따라 각 회사마다 고유한 질서나 룰이 생겨나고요. 하늘아래 같은 조직문화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신입사원에게는 일하는 방식, 특히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초기 적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해외에 나가면 낯선 언어에 '벙찌게' 되는 것처럼요. 업무 내용을 보고할 때, 고객을 응대할 때, 타부서에 협조 요청을 할 때 등 각 상황별로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때 중요한 것은 본인만의 방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룰을 공유하는 겁니다.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데요. 업무 공유 시에 어떤 툴을 활용하는지, 문서는 어떤 포맷을 사용하는지, 비용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결재 라인이 어떻게 되는지, 팀 프로젝트 일정과 히스토리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부서간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등 신입사원이 알아야 할 내용들을 미리 정리해두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세요.
업무 툴 활용법 등 절차가 다소 복잡해 한 번에 적응하기 어려운 내용은 가이드 문서를 PDF로 만들어두세요. 신입사원이 들어올 때마다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되고, 신입사원도 기억이 나지 않을때 다시 열어볼 수 있으니 한결 편할 거예요.
후배 왔다, 일 시키자? NO!
흔히 신입사원이 선배와 겪는 단골 갈등 소재가 바로 업무 지시에 관한 것인데요. 업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는 신입사원에게 선배가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또렷한 기준이나 근거 없이 업무를 하달하면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본인의 일을 나한테 떠넘기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신입사원과 업무를 분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팀 리더에게 업무분장을 요청하는 겁니다.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를 신입사원과 나눌 땐 팀 리더에게 사전 컨펌을 받고, 후배도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죠. 팀 리더의 결정과 구성원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R&R을 명확하게 정의내리면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어요.
본인이 하달한 업무를 신입사원이 진행할 때는, 헤매지 않도록
구체적인 업무 가이드를 주고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후배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는 노하우는 지난 <낀·완·가>를 참고하세요!
(☞ 난생 처음 ‘사수’가 된 낀세대를 위한 안내서)
직무교육은 이렇게 하세요!
OJT(On the Job Training), 직무 교육훈련이라고 하죠. 보통 회사 차원에서 3~5년 차 직원들에게 신입사원의 OJT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업무할 시간도 부족한데, OJT까지 진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후배가 제 몫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면 나중에 여러분이 역으로 도움 받을 일도 많아질 거예요.
OJT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업무 난이도에 따라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짜는 건데요. 처음 해보는 게임을 할 때도 쉬운 퀘스트부터 하나씩 깨나가는 것처럼, 업무도 단계적으로 익혀야 버벅거리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을 차츰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직무 특성에 따라 교육량이 천차만별이겠지만, 최소 3주에서 한 달 가량 교육기간을 잡고 한 번에 1~2가지 내용만 습득할 수 있도록 여유롭게 계획을 세워주세요.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입력되면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까요. 배운 내용을 단숨에 익히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교육을 받은 뒤 스스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리스크 포인트(Risk Point)를 짚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업무 수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대처 가이드에 대해 교육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려주세요.
업무를 지시할 때는 산출물의 요구 퀄리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세요. 처음 업무를 맡은 신입이 수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치를 제시하되, 해당 업무 혹은 스킬을 습득했다고 간주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둬야 합니다. 신입사원은 스스로의 실수나 오류를 인지하는 능력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자주 모니터링하며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좋아요.
신입 후배를 맞이한 선배의 To-do list
✅팀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자리 마련하기
✅스몰톡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도 쌓기
✅근처 맛집, 사내 동호회 등 깨알 회사생활 정보 알려주기
✅팀원 / 고객 / 타부서 담당자 등과 소통하는 방식 알려주기
✅업무 프로세스 및 툴 활용법 가르쳐주기(feat. 가이드 문서 제작)
✅업무 R&R 명확하게 정리하기(with. 팀 리더)
✅OJT(직무교육훈련) 계획 세우기
✅업무 수행 시 리스크포인트 및 대처 가이드 교육하기
✅업무 산출물의 요구 퀄리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업무 진행상황을 자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기
후배의 온보딩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선배가 되어주는 거예요. 바쁜 일과 중에 치고 들어오는 후배의 질문이 가끔은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땐 여러분의 ‘처음’을 떠올려보세요. 모든 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첫 걸음마 시기를 우리 모두 겪었잖아요. 멋진 선배미를 마구 뽐내며 신입 후배와 건강한 파트너십을 쌓아가시기를, <컴퍼니타임스>가 응원할게요!
일잘러들은 다 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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