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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OK하는 기획은 기본부터 남다르다!

[낀세대 완벽 적응 가이드] 기획의 기본기, 이것만 알아두세요

2023. 10. 16 (월) 10:16 | 최종 업데이트 2023. 10. 18 (수) 02:06
보통 3년 차로 접어들 무렵이면, 저연차가 주로 담당하는 실무 전반에 익숙해지면서 한 단계 더 고차원적인 업무를 해내야 하는 시기를 맞게 됩니다. 서포터 역할을 맡는 사원과 달리,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달성해야 하는 레벨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죠.

이제부턴 번뜩이는 기획력이 요구됩니다. 흔히 ‘기획 업무’라고 하면 PM(Product Manager)이나 PO(Product Owner) 등의 기획자 직무를 떠올리는데요. 인사, 회계, 영업, 마케팅, 무역, CS, 생산관리, 연구개발 등 모든 직무에서 기획이 필요하답니다. 무슨 일을 해서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이 바로 기획이거든요. 

‘기획안 가져와~’하는 상사의 지시에 타사 레퍼런스만 냅다 찾고 있다면, 잠깐 Stop! 기획이란 놈의 멱살을 제대로 잡아보려면 일단 그 정체부터 바로 알아야겠죠. 오늘 짚어드릴 기획의 정의와 기본기를 머릿속에 새기고 차근차근 따라해보자고요. 깜깜했던 눈 앞에 희망의 불빛이 반짝 떠오를 거예요.
기획이 대체 뭔데?

무언가가 막막하게 느껴질 땐 그 단어의 정의부터 살펴보세요. 명확한 정의는 길을 헤매지 않게 돕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주거든요. 그렇다면, ‘기획’이라는 말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기획(企劃)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꾀하여 계획한다’는 뜻입니다. ‘일’이란 문제를 해결하거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활동을 가리키고요. 

즉, 기획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활동을 꾀하고 계획하는 것을 의미해요. 다시 말해, 일을 기획한다는 건 ‘어떤 문제를 해결해볼게’ 혹은 ‘무언가를 이뤄내볼게’ 라는 제안이라고도 할 수 있죠. 만약 여러분의 기획안이 이 둘 중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면 내용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요.

문제를 해결하고 무언가를 이뤄내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려면 먼저 목적지로 향하는 길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왜 할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제시하여 결론으로 향하는 길을 내는 과정, 그것이 바로 <기획>입니다.
기획의 첫단추를 잘 꿰는 법

모든 일은 첫단추를 잘 꿰어야 성공하는 법, 기획도 마찬가지인데요. 앞서 설명드렸듯이 기획은 ‘왜(Why)’와 ‘무엇(What)’을 찾아야 하는 미션이에요. 그러려면 우선 문제가 무엇인지 뾰족하게 살피고 기획의 목적을 명확화해야 합니다. 문제와 목적이 분명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간단한 예시를 함께 볼까요?
BAD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네 
➠ 직원들에게 작업 속도를 단축하라고 당부해야겠다 

GOOD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포장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네 (문제 정의)
생산비용을 유지하면서 포장 시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목적 설정) 
➠ 불필요하게 절차가 3단계로 쪼개져있는 포장 과정을 1단계로 간소화하면 되겠다 
BAD 케이스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시간이 ‘왜’ 오래 걸리는지,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내리지 않았어요. 따라서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도 파악하기가 어렵죠. 직원들에게 작업 속도를 단축하라고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생산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GOOD 케이스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를 명확하게 짚었어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적을 설정했고요. 그랬더니 기획의 결과도 구체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도출되었죠. 

물론, 문제 정의와 목적 설정을 뚜렷하게 한다고 해도 번뜩이는 기획 아이디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길을 헤매게 되거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처음 설정했던 목적과 문제 정의로 다시 돌아가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획 전문가인 길영로 경영컨설턴트는 본인의 저서 ⟪기획이란 무엇인가⟫에서 ‘목적의 명확화’를 위해 목적지향적 사고방식인 '브레이크스루 씽킹(Breakthrough Thinking)'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래 4가지 질문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던짐으로써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명확한 목적을 세울 수 있고,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Why? 왜 해야 하지?
For What? 무엇을 위해 해야 하지?
So What? 그 다음에는 뭘 할 거야? 그걸 하면 어떤 이득이 있지?
But For? 안 하면 안 되나? 이거 안 해도 되는 일 아닐까?
기획의 쓸모는 철저한 조사로부터

좋은 기획은 신들린 듯 창의적인 아이디어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정말 ‘쓸모있는’ 기획은 철저한 조사로부터 만들어집니다.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획이 필요하다면 고객의 목소리를 조사해봐야겠죠. 사업장의 효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면 현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하고요.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면 시장 현황을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흔히 기획을 위한 리서치라고 하면, 업계 트렌드와 레퍼런스를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아요. 좋은 레퍼런스를 찾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그전에 먼저 내외부 고객의 Pain Point(불편 사항)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선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자가 지레짐작했던 문제점과 실제 VoC(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가 확연히 다른 경우도 꽤 많거든요. 이 과정을 통해 앞서 얘기했던 문제 정의, 목적 설정이 더욱 또렷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고객과 시장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기획이 이뤄지면 아무리 대단해보이는 기획도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될 수 있어요. 예컨대, 고객의 90%가 자차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걸 모르고 차량용 방향제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면? 기껏 비용을 들여 선물을 준비해놓고도 대부분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겠죠.

풍부한 리서치를 통해 고객과 시장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갖추고 나면 기획을 제안할 때도 설득력을 갖출 수 있어요. 기획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실제로 이런 사례/수치/증명이 있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여러분의 기획이 '뇌피셜(객관적 근거 없는 주장)'로 흐르지 않도록 신뢰도를 더해주죠.
치밀하게 오류를 찾아라

기획을 실행 단계에 한 번 옮기고 나면 무언가 잘못됐을 때 이를 뒤엎기도, 수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앞의 과정에서 이미 크고 작은 자원을 투입했을 테니까요. 기획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획은 대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작업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구상’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오류를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확신에 빠지기도 쉽고요. ‘내 기획, 제법 괜찮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빠져들면 허점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되죠.

따라서, 기획을 실행에 옮길 경우 실제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충분한 시뮬레이션과 테스트를 통해 검증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폭 넓게 가정해보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없는지, 이슈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안이 있는지 반복적으로 검토해보세요. 

기획안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에 끈질기게 매달릴수록, 오류를 하나라도 더 바로잡을 수 있게 되고 원하는 성과를 거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시야에만 갇히지 않도록 여러 팀원들에게 기획안을 공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는 방법도 좋겠죠.
지금까지 기획의 기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업무에 임해보시면, 기획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전보다 한결 뚜렷하게 맥이 잡힐 거예요. 기본 법칙만 잘 따르더라도 쓸모있는 기획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될 겁니다. 언젠가 여러분 모두 기획의 달인으로 거듭나시길 바라며, <낀·완·가>는 다음 이 시간에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낀세대 완벽 적응 가이드>는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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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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