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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첫 흑자인데, 흑자는 또 아니야?

[알·쓸·상·회2] 많고 많은 이익 종류들, 어떻게 다를까?

2024. 01. 24 (수) 14:04 | 최종 업데이트 2024. 01. 24 (수) 16:20
알쓸상회2
[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아요  
✔️ 각종 재무 용어들 너무 많고 복잡해서 어렵게 느꼈던 분                 
✔️ 경제 뉴스, 실적 뉴스 쉽게 이해하고 싶은 분
✔️ 매출이 많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던 분
컬리가 2015년 1월, 회사를 세운 후 9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서 화제인데요. 2023년 12월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실적을 냈어요. 매출원가를 줄이고, 효율화를 꾀한 결과였어요. 물류센터 생산성을 높이고, 임대료가 비싼 송파물류센터는 철수하면서 비용을 줄였어요. 광고비도 확 낮췄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효과가 큰 채널을 집중 공략했어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재구매율을 높였고,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비 등 고정비도 줄였다고 해요. 

흔히 생각하는 전체 수익에서 모든 비용이나 손실을 뺀 '흑자'와는 좀 다른 개념이긴 해요. '상각전영업이익'이라는 건 '찐'흑자는 아니지만,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익을 내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하면 좋아요.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을 동기 대비 35.5%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거든요. 

그런데 생소한 단어 하나가 보이지 않나요? "'영업이익'은 들어봤는데 '상각전영업이익'이 뭐지?" 하게 되거든요. 
이 말을 조금 쉽게 이해하려면, '매출'이 뭔지부터 알고 갈 필요가 있어요. 
혹시 이미 이런 개념을 다 알고 있고 바로 '상각전영업이익'을 알고 싶으시다면, ④번 항목을 보시면 됩니다. 

그럼 퀴즈입니다.

"흑자를 냈다는 건 매출이 늘었다는 뜻일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매출만 몇천 억 부자" 이런 말을 많이 쓰는데요. 사실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만 보여주는 매출(수익)만으로 부자인지는 알 수 없어요. 매출이 클수록 사업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나가는 돈이 더 많아서 정작 통장은 텅텅 빈, '텅장'일 수 있거든요. 매출에는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이자 같은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벌어들인 돈만을 말하기 때문에요. 

또 흑자를 냈어도 매출은 오히려 줄기도 해요. '불황형 흑자' 같은 것들이 그래요. 예를 들어, 경기가 어려워서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를 확 줄이면 회사 입장에서는 지출이 줄잖아요? 적게 팔았지만 나간 돈은 더 적어서 흑자가 되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회사가 돈을 진짜 잘 벌었는지를 보려면 '이익'을 봐야 해요. 남는 돈도 없는데 부자라고 하진 않으니까요. 이익은 곧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는데요. 정리하면 수익(Revene)-비용(Expense)=이익(Income)이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이익의 종류는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걸 숫자가 큰 순서부터 수식 형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아요. 
 
매출(수익)-매출원가
① 매출총이익-판매관리비
② 영업이익+영업외수익-영업외비용
⇒법인세차감전순이익-법인세
⇒③ 당기순이익

이제 '이익'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볼게요. 
① 매출총이익  

매출액(혹은 판매가)-매출원가를 말해요. 여기서 매출원가에는 재료비, 인건비, 제조비(전기, 기계, 설비 비용 등), 운송비, 판매비 등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팔기 위해 쓰이는 비용을 말해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비용이죠. 

회사에서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인건비를 줄이거나, 더 싼 원재료를 구한다거나, 물류를 개선해서 효율을 높이는 것들이 바로 매출원가를 낮추는 활동인 거고요. 이렇게 되면 같은 매출액을 내도 매출총이익은 높아지는 결과가 나와요. 그만큼 기업 경쟁력도 높아질 테고요.


② 영업이익

매출총이익-기타 영업 이용(판매관리비)을 뜻해요. 매출총이익은 이미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빠진 거잖아요. 여기서 판매관리비를 추가로 더 뺀 게 영업이익인데요. 

'판매관리비'란 판매비와 관리비를 합친 말이에요. 줄여서 '판관비'라고도 하죠. 여기엔 판매 및 마케팅 활동에 쓰이는 인력비, 판매비, 운송비, 광고 비용, 임대료 등이 포함되고요. 만약 영업이익이 높다면 생산부터 판매까지 비용이 효율적으로 잘 관리돼서 성과가 좋았다는 뜻이 될 수 있어요.

반대로 영업이익이 낮다면 영업을 위해 쓴 비용이 많았다는 뜻이 되거나, 판매를 위해 쓴 돈 만큼의 성과가 안 나왔다는 뜻이 되겠죠. 그때는 광고비가 과다하진 않았는지, 마케팅 비용이 불필요하게 많진 않았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효율성을 높이게 될 거예요. 


③ 당기순이익

당기순이익은 가장 흔히 보는 '이익' 중 하나인데요. 기업의 재무상태와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돼요. 손익계산서에서 흔히 보는 항목이고요. '세전이익-법인세비용'을 한 이익을 말해요. 한 마디로 최종 이익이라고 볼 수 있어요.

참고로 여기서 '당기'란 어떤 특정기간을 말하는데요. 보통은 1년을 기준으로 많이 잡아요. 


④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앞서 컬리가 지난 12월에 처음 낸 월간 이익이라는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을 줄인 말인데요. 말 그대로 번역하면 이자와 세금(법인세), 감가상각비를 빼지 않은 영업이익을 말해요. 

유무형의 자산(건물, 공장, 캐릭터 등)이나 보유한 설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죠. 이걸 '감가'라고 해요. 자동차나 건물은 쓰면 쓸수록 낡고 성능이 저하되는 것처럼요. 이런 걸 서류에서 매년 나눠서 줄어드는 가치를 차감해요. 그걸 감가상각한다고 하는데요.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 상각비와 이자, 법인세 비용을 포함해서 보는 게 '상각 전' 영업이익이에요. 

이건 현금 창출 능력을 보는 지표로 쓰여요. 실질적인 영업이익 창출을 냈다는 뜻이거든요. 운영 성과를 파악하기 좋죠. 때문에 '상각전 영업이익'을 냈다면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라는 뜻과 같아요. 컬리는 적자만 내왔지만, 이제 현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보면 되고요. 


⑤ 공헌이익

공헌이익=매출액-변동비로 구할 수 있는데요. 매출이 늘거나 변동비가 줄면 공헌이익도 커지죠. 그런데 이 공헌이익, 왜 보는 걸까요? 앞서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같은 영업비용을 빼면 영업이익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 영업이익에는 매출이 얼마든 나가는 돈인 '고정비'가 포함돼 있어요. 숨만 쉬어도 꼭 써야 해서 늘 나가는 돈 말이죠. 예를 들어, 수도전기요금, 인건비, 보험료, 임차료 같은 것들요. 반면 변동비는 매출에 따라 변하는 비용인데요. 물건을 팔 때 드는 운송비, 수수료, 재료비와 같은 매출원가도 변동비예요. 많이 팔면 변동비도 늘고, 적게 팔면 줄어드는 구조죠.

공헌이익을 영업이익 관점으로 다시 정리하면, [공헌이익(매출비-변동비)]-고정비=영업이익이 돼요. 이렇게 살펴보면, 손익분기점을 파악하기 쉬워져요. 공헌이익과 고정비가 같아서 영업이익이 0원이라면 손익분기점(BEP)이 되는 거고요. 공헌이익이 고정비보다 크다면 영업이익, 적다면 영업손실이 되죠. 한 마디로 수익성이 좋은지 나쁜지를 볼 수 있는 지표인 거죠. 
 오늘의 요약 
✅ 상각전영업이익은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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