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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팀 업무까지 떠맡는 동료 때문에 힘들어요

[별별SOS] 102. 손을 떼기 시작하니 서운한 티를 내는데 어쩌죠?

2024. 03. 28 (목) 11:57 | 최종 업데이트 2024. 03. 29 (금) 09:35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타 팀 업무까지 떠맡는 동료 때문에 힘들어요
‘일 안 하는 동료’ 사연(☞일 안 하는 동료, 대처법이 없을까요?)과는 반대인 상황으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동료가 일을 너무 많이 하거든요. A씨는 업무와 소통 능력이 뛰어난데요. 그 때문에 온갖 팀에서 A씨에게 업무를 떠넘기듯 해요.

문제는 같은 팀인 저한테까지 여파가 미친다는 거예요. 울며 겨자먹기로 함께 해내거든요. '그런데…이거 왜 저희가 해요...?!'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타팀 요청으로 진행하는 업무가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B팀이 요청해서 하게 된 업무도 정신 차리고 보면 저희팀이 주도하고 있어요. 회사에는 엄연히 각자 담당 업무가 있는데도 말이에요.

이런 상황도 하루이틀이지, 계속 되니까 지쳐서 어떤 부분은 손을 떼게 되더라고요. A씨는 그런 변화를 느꼈는지 서운한 기색이고요. 묵묵히 같이 하자니 죽겠고, 동료와의 관계는 잘 유지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운함은 동료가 감당할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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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행동에도 반응은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른데요. 제각기 처한 입장과 상황, 경험들이 다 다르기 때문일 거예요. 일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다 다르죠. 관계라는 건 어느 정도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상대적인 영역이고 ‘감정’이란 것도 개입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서운함'이란 감정 때문에 힘든 경험을 많이 했었는데요. 누군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때면 안 그러고 싶은데도 서운한 감정은 생겨났으니 고통스럽더라고요. '서운함'이란 감정은 대부분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소하게 지나치는 일상에서 생겨나는 거기 때문에 더 말하기가 쉽지 않고요.

감정은 논리적이지도 않거니와, 머리로 이해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힘들죠. '왜 서운함을 느낄까?' '왜 실망했을까?' 등등 부단히 자문자답을 한 끝에 그 감정을 불러온 근원은 '나 자신이었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거기엔 상대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는 것도요.

그 동료 분 또한 별별이님께 어떤 기대를 하게 된 걸지 몰라요. 좋은 기대라면 ‘호감’이란 마음에서 비롯됐을 수 있고, 불순한 기대라면 ‘이기심’으로 뜻대로 늘 해줘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어요.

문제는 어떤 기대든 별별이님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서운함’의 원인이 별별이님이 아니라, 그 동료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래요. 그건 어떻게 채워줘도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 한 해소되기 어렵거든요. 상대가 그런 사실을 깨닫고 바뀌려 하기 전까지는요.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과 같죠. 

그러니 먼저 하실 일은 별별이님부터 챙기는 거예요. 그러려면 심각한 리소스 누수부터 해결해야 하고요. 당장은 일을 많이 하면 회사 입장에선 좋다고 볼지 몰라도, 결국 회사 입장에서도 독일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피로도를 높이고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져서 생산성을 급격히 떨어뜨릴 테니까요. 팀 분위기도 나빠질 테고요. 개인으로는 번아웃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다음으로는 동료가 별별이님께 어떤 의미인지도 고민해 보세요. 그러니까 서운해 하는 게 신경쓰이는 이유를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서운함이란 감정을 헤아려주면서, 맞춰주고 싶을 정도로 그 동료를 아껴서인지, 혹은 불편함이란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아서인지를요. 그에 따라서 별별이님께서 다음에 하시면 좋을 행동도 결정될 것 같아요. 

경험상 '묵묵히 하는 것'은 속상하지만, 미덕이 아닐 때가 더 많았어요. 말 안 하면 몰라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거든요. 보통 남 일에 관심없기도 하고, 눈치를 챘거나 관심이 있더라도 어떤 정도로 힘든지는 알 수 없어요. 그건 본인만 아는 거니까요.

힘들면 쌓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진솔하게 털어놓고, 잘 소통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별별이님의 힘든 상황을 솔직하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스스로를 위해서요. 그런 말을 꺼내는 게 익숙하지 않으면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 조금씩 사소한 것부터 연습해 보고 시도해 보세요. 그러면 점차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날 거예요.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동료를 위해, 그 분이 일에 매몰되지 않도록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별별이님의 직장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시길 바라며 응원 보내드립니다.
팀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확실히 짚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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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과부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A팀이 가져온 일을 함께 해오셨다는 걸 보니, 별별이님을 비롯한 팀원들이 무척 협조적인 팀쉽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몰라라'가 디폴트값인 팀도 많은데 말이죠.

하지만 십시일반도 한계가 있는 법. 아무리 부담을 나눈대도, 기존 업무에서 하염없이 일이 추가되기만 한다면 누군들 버틸 수 있겠어요? '묵묵히 하다간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하루 빨리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별별이님의 사연을 보면서 A씨에 대한 것보다 오히려 '팀장이 공석인가?'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타팀이 해야할 일을 넘겨받아오는 걸 팀장이 왜 용인했는지, 온갖 팀에서 A씨에게 업무를 떠넘기는 걸 어째서 수수방관하는지 의아한데요.

팀장의 의사결정하에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거라면 2가지 정도로 원인을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사실 별별이님의 팀에서 주도해야하는 일이 맞다. 둘째, 팀장이 팀의 R&R과 일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첫번째 이유에 해당한다면 팀장이 팀원들에게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줘야겠죠. 그래야 '이걸 왜 저희가 해요?'라는 의문을 품지 않고 확실히 몰입해서 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두 번째 상황에 해당된다면 좀 더 심각하게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거예요. 팀의 R&R에서 벗어나있고 우선순위가 낮은 엉뚱한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면, 모두가 바쁘기만 하고 팀의 성과는 전혀 내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닥뜨리게 될 겁니다.

팀장과의 1on1 미팅을 통해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A씨가 받아온 일들 때문에 업무 과부하가 심각한데, 이 일들이 우리 팀의 역할에 부합하는 게 맞나요? 기존 업무보다 중요한가요?"라고요. 팀의 R&R에 부합하고, 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별별이님 팀에서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 게 맞을 수 있어요.

단, 업무 과부하로 인해 팀원들이 번아웃에 시달리거나 내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체적인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업무를 적절히 분배해달라고 요청해야겠죠.

A씨가 팀원들의 동의 없이 타 팀의 일을 받아오는 것, B팀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절차를 거치치 않고 A씨 개인에게 업무를 떠넘긴 것도 문제를 제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팀원 여럿이 합심해야 하는 일이 계속 늘어나면, 팀 업무 생산성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잖아요. 이런 사안은 팀 전체의 리소스를 관리하는 팀장의 의사결정을 확실히 거쳐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팀장이 공석인 상황이라면, 팀원 모두가 함께 충분히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아요. 그래야 불필요한 팀 내 갈등을 방지할 수 있고,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최대 효율을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이 하염없이 불어나지 않도록 팀 전체의 리소스 현황을 함께 체크하고 수시로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해 보세요. 잘 들여다보면 '안 해도 되는 일'도 분명 있을 거예요. 모두가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린 업무는 과감히 드롭하세요. 일에도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A씨의 감정을 살피느라 너무 전전긍긍하지 마세요. 회사에서의 의사결정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한 거니까요. 온갖 팀에서 일을 떠넘긴다는 걸로 미루어 봤을 때, A씨는 사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이 자꾸 쌓이면, 일의 성취도는 물론이고 관계마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될 수 있어요. A씨뿐만 아니라, 별별이님도요.

우선, 별별이님부터 잘못됐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상대에게 정중히 잘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반드시 필요한 갈등은 회피하지 마세요. 부딪히고, 더 나은 답을 함께 찾아내세요. 그게 진짜 '건강한 동료 관계'이니까요. 일도, 관계도 튼튼하고 안정적인 기틀을 다져보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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