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스타트업 투자? 시리즈 ABC? 뭐가 달라?

[알·쓸·상·회2]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 구분하기

2024. 01. 17 (수)
알쓸상회2
[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아요  
✔️ 시리즈A, B, C하는데 뭐가 뭔지 헷갈리는 분                 
✔️ 기업가치는 어떻게 산정하는지 궁금했던 분
✔️ 투자를 많이 받으면 무조건 좋다고 여겼던 분
한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는 A씨는 요즘 요즘 기분이 좋습니다.
투자 혹한기라는데 회사에서 투자를 유치했다는 거예요.
직원들도 늘고 복지도 늘고 회사가 쑥쑥 크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요.

이 얘길 친구에게 꺼냈더니 대뜸 시리즈 몇이녜요. 
A? B?라는 말에 물음표 가득한 얼굴로 보고 있으니까 다시 물어봐요.
얼마 정도 받았녜요. 대략 100억 원 가까이 받은 것 같다고 했더니 시리즈B 쯤인가보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퀴즈입니다.

“스타트업 투자 단계는 투자금 규모에 따라 나뉠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투자금액이 클수록 투자단계도 커지고 대략적인 규모 구분도 가능하지만, 정확히는 '성장단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는 게 좋아요. 같은 100억 원을 투자받더라도, 해당 회사의 성장단계에 따라 어떤 회사는 시리즈B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회사는 시리즈C가 될 수도 하거든요.

이걸 투자 라운드라고도 하고 시리즈 투자라고도 하고, 투자 단계라고도 하는데요.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시리즈 투자에 대해 '회사가 발행한 우선주를 매입할 때 언제 발행한 주식인지를 구분하기 위한 장치로 만들어진 말'이라고 소개했어요. 

투자는 일반적으로  [시드(Seed)투자 → (Pre-A →) 시리즈 A →시리즈 B→시리즈 C→[시리즈 DEF...혹은 기업공개, 인수합병]  으로 진행돼요. 각 투자 단계 사이에는 해당 라운드 자금이 부족할 때 추가로 투자 받는 '브릿지' 단계와 다음 단계 만큼의 기업가치가 확보되지 않았을 때 'Pre(프리)' 투자를 유치하기도 해요. '프리' 단계는 대체로 시리즈A 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보통 스타트업은 고위험과 고성과를 특징으로 하는 사업, 신기술, 아이디어,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도전적인 사업을 해요. 한 마디로 최신 기술 혹은 혁신하는 젊은 회사로 볼 수 있는데요. 

씨앗이 쑥쑥 자라서 양질의 열매를 하루빨리 맺어야 하잖아요. 그러려고 비료도 주고 물도 주는 거고요. 이게 바로 투자인데요.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지만, 창업자는 투자를 더 선호한다고 해요. 

그 이유에 대해 차상익 변호사(스타트업 법률 가이드)는 ① 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등에 따라 조달가능 금액에 한계가 있지만, 투자는 한계가 없다는 점, ② 사업이 실패할 경우 대출은 상환하여야 하지만, 투자는 그러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③ 투자자가 가진 지식, 인적 네트워크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④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검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하지만 투자엔 대가가 따르죠. 투자자(사)는 미래가치를 기대해 투자하고, 투자한 금액에 비례해서 '지분'을 받아요. 이때 기업가치를 정하는데요. 받을 "투자금÷지분율"을 하면 해당 기업의 가치가 나오죠. 만약 10억 원을 투자받기로 하고, 10%의 지분을 주기로 했다면 해당 기업의 가치는 100억 원이 되는 거고, 20%를 주기로 했다면 50억 원의 기업가치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회사 규모와 가치에 맞게 적절한 투자를 잘 받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가치 이상으로 많은 돈을 받으면, 그만큼 높은 지분을 투자자에게 줘야 하니까요. 그랬다가 자칫 잘못하면 창업자는 경영권을 뺏길 수도 있어요. 열심히 회사를 키웠는데, 키워놓고 보니 남의 회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2020년 방영한 tvN 드라마 <스타트업>. 극 중 한지평(김선호 분)의 역할이 스타트업 투자자였다. (사진=<스타트업> 캡처)
◇ 초기 투자 단계…시드투자, Pre-A

시드는 'seed’라는 단어처럼 씨앗을 뿌리는 단계예요. 말 그대로 초기 스타트업에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투자를 하는 초기 투자 단계를 말해요. 투자규모는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이르고요. 이 시기에는 보통 에인절(Angel)투자자나 소규모의 VC(벤처캐피탈), 국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투자를 받아요. 이 시기에는 프로토타입의 시제품 혹은 베타 서비스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장에 검증을 받게 돼요.

보통 시드 투자 이후 Pre-A를 받는 시기 쯤에 많은 스타트업이 자금이나 리소스 부족, 경영 미숙 등 각종 시행착오를 빈번하게 겪곤 합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니까요. 업계에서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데스밸리'(Valley of Death), 죽음의 계곡이라 부르기도 하죠. 


◇ 중기 투자 단계…시리즈 A, B 

시리즈 A부터 본격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벤처캐피탈들의 투자가 진행돼요. 기관 투자자들도 참여하기 시작하고요. 대략 투자 규모만 보면 적게는 10억, 많게는 50억 원 단계까지 보기도 해요. 주로 시장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인데요.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 투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게 돼요. 

투자를 받으려고 해도, 투자를 해주는 투자자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는 건, 이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했다는 뜻이 됩니다. 대외적인 인지도, 꾸준한 매출, 사업 확장을 위한 인재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하고요. 대체로 3~7년 정도 지난 기업들이 시리즈 B 유치를 많이 해요. 투자규모는 요즘은 수십억 원에서 200억 원 선까지 가기도 해요.


◇ 후기 투자 단계…시리즈 C 

시리즈 C 단계쯤 왔다면,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있다는 것이니 그만큼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얘기가 되죠. 속도를 높여 ‘스케일업'을 해나가는 단계이기도 하고요.(스케일업 과정이 궁금하다면?☞'직원이 확 늘었는데…' 스케일업은 어떻게 할까?

이시기 스타트업들은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고려하거나, 신사업을 시도하기도 하고요. 수차례 투자가 이뤄질만큼 성장성을 인정받은 셈이니, 투자금액도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가기도 합니다. 투자자들도 은행이나 대형 VC들이 주로 참여하죠. 


◇ 그 이후…추가 투자 유치, 기업공개, 인수합병 등 

이후 경영 전략에 따라 D, E, F 등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투자금액은 더 커지고요. 컬리가 2021년에 2254억 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어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는 시리즈G(5300억 원 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죠.

투자 회수 단계인 ‘엑시트'(Exit)를 선택하기도 해요. 물론 방법은 다양한데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다른 회사에 매각, 합병을 하기도 하고요. 기업공개(IPO)를 통해 바로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도 합니다. 기업공개는 시장변동성이 좋고 가치를 최대한 많이 인정받을 때 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한데요. 시기적으로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하면 기업공개를 미루기도 해요. 
 오늘의 요약 
✅ 회사 성장 단계에 따라 시리즈 투자 단계도 바뀐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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